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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이영돈 프로듀서 (KBS 특별기획

분노

 옛날 사람들은 호랑이나 산적을 만나는 것이 큰 위험이었다. 현대에는 회사 상사의 명령이나 부모님의 꾸지람, 친구와의 싸움, 시험이나 경쟁등이 호랑이 대신 우리의 심장을 벌렁거리게 만드는 것이 생활 곳곳에 산재해 있다. 어느 상황이나 심장이 보통 때보다 빨리 뛴다는 것은 아드레날린이 분비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때 스트레스 상황이고, 우리의 뇌는 이 상황으로부터 탈출하려고 노력한다. 그것이 몇 만년을 두고 키워온 생존반응이다. 그러나 현대 문명에서는 이런 스트레스 상황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 비극이다. 이렇게 아무런 대처없이 계속해서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마음이 몸을 지배한다는 것은 몸이 뇌의 명령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이다. 신경세포 덩어리인 뇌는 자신의 생존을 지키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우리 자신의 종을 좀 더 많이 퍼뜨리기 위해, 몸을 멋있게 가꾸고 유창한 말솜씨로 상대를 유혹한다.  법과 윤리가 없다면 이와 같은 일들이 폭력을 동반해서 일어날 것이다. 또 우리 뇌는 자신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공격 도피 반응을 만들어 냈다. 편도체가 위험을 감지하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아드레날린을 분비하라고 명령한다. 맥박이 빨라지고 심장이 빨리 뛰면서 산소와 영양분은 신속하게 근육으로 보내진다. 그렇게 함으로써 근육이 싸우거나 도망갈 때, 순간적으로 큰 힘을 내게 되고 근육은 최대한 긴장된다그러나 지속적으로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되면 뇌는 지친다. 원래 공격, 도피 반응은 응급할 때 사용되는 것이므로 계속되는 스트레스를 뇌는 어떻게 할 수 없어 지칠 수 밖에 없다. 뇌가 지속적인 스트레스 상황에는 적응하지 못해 갖가지 부작용을 낳고 있다. 현재 병원을 찾는사람들의 70%이상이 스트레스와 관련된 병 때문이라는 사실만 봐도, 그 부작용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또 하나는 암환자가 많아진다는 사실이다. 사실 암과의 관계는 과학적으로 입증하기 어렵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이것들 서로 간의 연관성을 이야기 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면역력이 떨어지면, 암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를 막지 못하기 때문에 암에 걸리기 쉽다는 것이다.  분노는 일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때 나타나는 행동양식이다. 분노하거나 분노하기 직전에 몸은 긴장된다. 뇌가 생존을 위하여 심장을 빨리 뛰게하고 근육을 긴장 시킨다. 주먹을 쥐고 공격준비를 한다. 그런데 분노는 생각만으로도 이런 공격 도피 반응이 나타난다는데 있다.

 

분노는 적대감의 한 요소이다. 적대감을 하나의 우산이라면 그 아래 세가지 성격 요인이 들어간다. 첫째 타인에 대한 냉소적, 불신적 태도를 측정한다. 사람들을 믿을 수 없고, 타인이 자신을 이용한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한 척도이다.둘째 빈번한 분노와 기타 부정적인 정서의 경험을 측정한다. 분노는 정서다. 가벼운 거슬림에서 부터 극도의 격노에 이르는 범위를  가지는 정서다. 적대적 성격을 가진 사람들은 분노를 경험할 소지가 더 높다. 셋째 분노를 유발하는 공격적 행동을 측정한다. 적대적 성격을 가진 사람이 드러내는 행동이 바로 공격성이다화를 잘 내는 사람들은 미약한 자극이나 스트레스에도 신체적, 생리적 반응을 더 강하게 일으킨다. 첫째 스트레스 반응이 강해지면 교감신경계가 자극되고, 아드레 날린과 노르아드레날린이 분비된다. 이 물질이 분비되면 혈압이 올라가고 맥박이 빨라지는 생리적인 변화가 일어나서, 심장혈관내벽에 손상을 가져 온다. 둘째 지방이 많이 분비되어 혈중 지방이 높아지고, 지방이 간에서 콜레스테롤로 전환되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진다. 셋째 혈중 혈소판을 더 많이 응고시켜 동맥혈관을 막아 심장 질환이 일어날 수 있다그래서 화를 잘 내는 사람에게서  스트레스 반응이 더 강하게 잘 일어나기 때문에, 질병에도 그만큼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다.

 

화를 잘 내는 사람들은 과식, 음주, 흡연도 많이 하기 때문에 혈중 지방량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혀 관상동맥질환을 일으킬 위험도 높다분노, 공격성과 관계 있는 두뇌의 신경전달 물질은 세로토닌이다.세로토닌 기능이 적으면 분노와 공격성이 증대되고, 우울감을 비릇한 부정적인 정서들도 증대된다분노를 안에 꼭꼭 가두어두면 마음은 병이 든다. 그냥 터뜨린다고 해도 자신과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가 엉망이 된다. 분노란 유용한 정서일 수도 있고 유해한 정서일 수도 있다. 누군가 자신을 나쁘게 대할 때 느껴지는 분노는 자신이 무언가 해야 한다는 신호로 작용한다. 상황을 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자기가 느끼고 있는 분노가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신호인지, 아니면 자신의 성격유형에 따른 과민반응인지, 자기가 어떻게 고칠 수 없는 상황에서 화가 나는 것은 아닌지 제대로 알아야 한다. 교통체증에 갇혀 중요한 회의에 지각을 하게 되었다면, 그 상황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그런 상황에서 느껴지는 분노는 어떤 행동을 하도록 지시하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화를 적절히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는 것이다. 분노를 억누름으로써 일어나는 대표적인 것은 고혈압이다. 분노를 억압해도 교감신경계는 자극을 받기 때문에 심장에 부담을 준다. 살면서 화를 안낼 수도 없고, 화를 내면 신체적 생리적 기능 장애를 일으킨다는데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우선 분노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상황을 고려해 분노를 억압하지 않고, 적절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데 무엇보다 자기 자신과 내적 대화를 나누는 것이 바람직하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습관이 되면 인생이 달라지고 인간관계가 달라진다.

 

우선 화가 날 때에는 그 상황의 사실을 올바르게 파악하라.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정확한 사실을 파악한다. 그런 다음에 자기자신에게 중요한 정당성, 중요성, 변경, 가치에 대한 네가지 질문을 던진다. 이것은 중요한 일인가?”,  내 분노가 적절한 것인가?”,  지금 상황을 바꿀 수 있는 것인가? 중요한 일이고 분노가 적절한 것이며 상황이 바뀔 수 있는 것이라고 할 때, "그 상황에서 행동을 취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가?" 질문하는 것이다.   이 네가지 질문에서 한가지라도 아니라고 생각되면, 자기 반응을 수정해야 한다.  중요한 일이 아니면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좀더 즐거운 생각을 할 필요가 있다.  만일 모두 그렇다라는 결론을 얻으면, 먼저 지금 마음에 거슬리는 행동에 대해 설명한다.  두번째 화가 났다든지 하는 식으로 자기 감정을 밝히는 것이다. 그런 표현을 하지 말라고 행동변화를 요구하는 것이다.누구든 잘 믿지 않는 사람들, 다른 사람들에게 분노를 느끼고 그들에게 공격적으로 대하는 사람들은 천천히 자기를 죽이고 있는 것이다. 자기가 대접 받고 싶은 대로 남들을 대접하라. 자기가 당하기 싫은 방식으로 남들을 대하지 마라.  이 가르침을 따르면 분노는 문제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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