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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란 무엇인가(A. N. 화이트 헤

기하학, 양量 quantity

기하학도 수학의 여타분야와 마찬가지로 추상적이다. 기하학에서는 사물의 모양과 상대적 위치를 연구한다.두 삼각형이 모든 면에서 같기 위해서 이들 삼각형 부분들 사이에 존재해야 할 최소의 관계는 무엇인가? 다음 열거된 세 경우 중 어느 하나를 충족시키면, 두 삼각형은 모든 면에서 같다. 

1) 한 삼각형의 두 변과 그 사이 각이 다른 삼각형의 그것들과 각각 같다.

2) 한 삼각형의 한 변과 그 양끝의 두각이 다른 삼 각형의 그것들과 각각 같다.

3) 한 삼각형의 세변이 다른 삼각형의 그것들과 각각 같다.

 

기하학자들은 낱낱이 분리된 명제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상호의존적인 여러 부분들로 된 하나의 형상을 생각한다대수학이 수를 다루는 한편, 기하학은 선, 각, 면적 등 기하학적 대상을 다룬다는 점만 다를 뿐이다. 공간과 수 사이의 매우 두드러진 차이 한 가지는 공간보다 수가 훨씬 덜 추상적이며, 덜 근본적인 것으로 여겨진다는 점이다.  사물의 소재에 대한 지각은 우리의 여러 가지 감각에 수반되거나 연루된 것처럼 보인다.  우리의 감각에 의해서 지각되는 내용은 구체적 사물이 지니고 있는 특정한 고유성이다. 수학은 그 범위 영역에 기하학을 포함시키는 한, 추상적이지 않은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우리의 공간 시각은 여러 가지 감각과 얽혀 있으며 그것들을 함께 연결시킨다. 보통 일상적 판단에 의하면 어떤 대상이 존재하는 시각적 위치와 동일한 장소에서 그 촉각도 가능하다. 공간지각이란 우리의 여러 가지 감각들의 공통부분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공간의 추상적 성질이 주요한 공간적 성질의 대부분을 형성하는 것도 사실이다. 한곡선이 유별나게 기묘한 모양을 띨 수 있다. 그러나 이 모양에도 오직 이 모양에만 부합하는 어떤 추상적인 수학적 성질이 대응할 것이다.

 

1)  기하학에서 탐구되고 있는 공간의 성질들은 기하학적 대상, 그 자체에 독자적으로 귀속되는   성질로서 수의 성질들처럼 우리가 사물을 파악하는 여타의 특정한 방식(시각, 촉각 따위)에는  따로 의존할 필요가 없다.

2) 공간지각은 우리의 모든 감각, 아니면 적어도 여러 가지 감각에 의해 수반된다.  그렇지만    이 사실이 기하학적 대상인 사물들아 반드시 공간상에 존재해야 할 필요요건은 되지 못한다.

 

길이는 어떤 단위 길이를 통해서, 면적은 단위 면적을 통해서, 그리고 부피는 단위 부피를 통해서, 측정할 수 있다.  집합체중 어느 하나의 값을 통해 나머지 모든 값들을 산정할 수 있는 그런 값들의 집합이 있을 때, 우리는 그 값은 같은 종류의 양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거리 값은 길이를 나타내는 양이고, 면적 값은 넓이를 나타내는 양이며, 체적값은 부피를 나타내는 양이다. 이미 우리의 사고 속에 자리잡은 이 같은 규약은 그것이 정확하게 공식화 되었을 경우 '양에 대한 공리'라고 불릴 수도 있다양의 공리는 전적으로 추상적이며, 이는 공간의 수학적 성질과 경우가 같다.  즉 양의 공리는 모든 종류의 양에 대하여 동등하며, 특별한 감각형태를 전제로 하지 않는다.  양과 연관된 개념은 길이, 면적, 체적 등과 같은 연속체를 일정한 부분들로 분리할 수 있는 수단이 되는 개념이다.  그리고 이들 부분들은 셈이 가능하며, 연속적으로 전체의 정확한 성질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수가 사용될 수도 있다.

 

시간의 흐름과 사건의 연속에 대한 우리의 감각은 이들 양의 개념이 적용된 주된 예다.  우리는 거의 동일하게 여겨지는 사건들 - 같은 굵기의 양초가 일정 길이 만큼 타는 사건, 태양을 중심으로 도는 지구의 회전, 시계바늘의 회전 등등 -의 반복을 통해 시간을 측정한다. 이 같은 유형의 사건들은 길이의 경우에 있어 피트자에 해당된다. 필요한 것은 어떤 유형의 반복 사건들의 상대적 주기를 나타낼 수 있는 규칙을 아는 일이다.  예를 들면, 하루의 길이가 전날에 비해 수분의 일초씩 길어지도록 지구의 자전이 지체된다는 규칙을 성정할 수 있다.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다른 모든 유형을 비교할 기준이 되는 한가지 유형의 반복 사건이 먼저 정해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러고 나서 그 반복 사건의 주기가 동일하지 않을 경우, 각각의 사건들에 해당되는 주기를 보정할 규칙이 진술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이 같은 규칙이 반드시 지켜야 할 필수요건은 무엇일까? 첫째 요건은 상식과의 일반적 일치다그러나 이것만으로 규칙을 온전히 규정하기에 충분치 못하다. 왜냐하면 상식이란 투박한 관찰처럼 맥락으로만 너무 쉽게 만족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둘째 요건은 규칙의 세부조정이다.  그러나 이는 자연법칙에 대한 가능한한 가장 간명한 진술을 허용하도록 이뤄져야 한다. 공간의 수학적 성질에 담긴 추상적 본성에 관한 내용은 용어만 적절히 바꾸면, 시간의 수학적 성질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시간의 흐름에 대한 지각도 우리의 모든 감각에 수반되며, 또한 시간에 관한 구체적 관심을 일으키는 모든 것들도 우리가 시간에 귀속시키는 추상적인 수학적 성질에 의해서 실제로 필적될 수 있다.

 

예컨대 야드 단위의 자는 그것을 여기저기 옮겨서 측정해도 같은 길이를 유지하는 것으로 간주되어야 한다.  미세한 변화는 나중 문제로 차치하면,  거리 규칙도 일단은 불변의 길이가 유지됨을 사실로 여긴다.  그리고 둘째 요건인 미세한 변화에 대한 조정으로서 역시 가장 간명한 자연법칙의 표현을 허용하는 형태를 취해야 한다.  둘째 여건에 의하면 1야드 길이의 자는 그 구성물질에 따른 온도 변화로 인해 미세한 수축과 팽창을 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공간의 소재성과 시간의 지속성에 대한 지각이 우리의 감각작용에 수반된다는 사실을 차치한다면, 그리고 선, 면적, 체적, 시간 간격 등도 나름대로 각각 양이라는 사실을 차치한다. 면, 수에 관한 이론은 우주의 법칙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매우 부차적인 용도에 머물 것이다. 그러나 물리학은 수, 양, 시간, 공간 등의 주요개념들에 골고루 바탕을 두고 있다. 그러므로 이들과 밀접하게 연관된 수리과학은 그것이 비록 수학전체를 형성하는 것은 아니지만, 오늘날 현존하는 수리물리학의 기층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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