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부의 철학 (지바마사야 지음, 박제

글 쓰기

공부란 기존의 생활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생각할 시간과 공간을 기존의 생활 속에 마련하는 것이다.  공부를 하면 이중생활이 시작된다.  또 다른 타임라인이 생긴다.  갑자기 공부를 한다는 것은 부담이 크다.  기존의 생활속에 있으면서 없는 상태로 공부를 계속해야 한다.  공부 타임라인의 구체적인 존재라고 말하면 호들갑스럽지만,  이것은 단순히 말하자면 바로 공부용 노트다. 노트를 만들고 유지하는 것이다.  공부용 노트에는 미래의 가능성과 과거의 집착이 상호작용 한다. * 대표적으로 에버노트나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에 있는 원노트가 있다. 공부의 경과를 노트에 쓰는 것은 공부의 지속 면에서 중요하다. 무엇을 읽었는 어디까지 생각했는지 무엇을 아직 모르겠는지 등을 적고, 언제든 쉽게 열 수 있도록 저장해 둔다.  거점이 되는 노트의 존재는 주변 동조에 휩쓸리거나 '더는 못참겠어' 하는 결단에 대한 저항이 될 것이다. 공부를 계속하려면 날마다 노트를 관리해야 한다.

 

적극적으로 작심삼일을 이용하여 한눈팔기(유머)식으로 여러 개의 전문분야를 횡적으로 공부하는 방식추천하고 싶다.  이것 저것 공부하다가 그 분야의 담을 넘을 연결고리를 발견하는 순간이 바로 공부의 묘미라고 셍각한다.  여러 개의 노트가 시너지를 일으키면 공부가 점점 재미 있어진다.  폭넓은 지식과 자신을 연결하는 작업이다. 바로 이것이 교양을 형성한다. 공부는 읽는 것이 우선이다. 글을 쓰라고 하면 일단 주눅부터 드는 사람들이 많다.  그냥 쓰면서 생각하면 된다. 좋은 문장을 쓰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평소에 글쓰기를 사고의 프로세스 안에 집어 넣는다.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서 쓰는 것이다.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나서 쓰는 것이 아니다. 공부를하면서 다양한 분야가 연결되는 가운데 운동의 즐거움과 의미를 내 나름대로 찾아낸 것이다.

 

횡적으로 공부하다 보면 아이디어가 산만한 형태로 단편적으로 끊어오른다.  쓰기 위한 기본적인 방법으로 추천하고 싶은 것은 목록을 써나가면서 정리하는 자유롭게 쓰기다. 한 두줄 많아야 세줄 정도 짧게 쓴다. 자유롭게 쓰기란 떠오르는대로 이야기가 벗어나더라도 신경쓰지 말고 막힘없이 써나가는 것이다. 목록쓰기는 레고블록의 조각과도 같다. 아웃라이너에서 실현되는 것은 짧은 문장 형태를 띤'사고'의 재조합 가능성이다. 별로 의미없어 보이지만 신경쓰이는 것, 자신의 깊은 곳의 무의미함과 맞닿아 있을지도 모를 잡념이다.  이 잡념에 자신만의 무의미함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바로 여기에 비의미적 형태의 번득임이 서려 있다.  자유로운 공부란 의미와 무의미를 왔다갔다 하는 것이다. 하나의 사고를 짧게 끝내야 한다. 일단 사고를 간결한 형태로 만들어야 한다.  문장을 쓸 때 막연히 커다란 무언가를 하려는 의식으로는 아마도 꼼짝도 못할 것이다.  작은 태스크로 분해한다.  작은 목록 쓰기로 분해한다. 하나하나는 임시 고정이어도 좋다. 임시고정에서 다른 임시 고정으로 나아간다. 손으로 쓰기는 사고의 두터운 부분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된다. 자잘한 가지와 잎이 아니라 줄기를 명확히 그리고 싶을 때 나는 손으로 쓰기로 옮겨 간다.

 

공부의 한없음에 떠밀려 자라지지 않고 어느 정도 일단은 공부했다는 상태를 만들었다. 정보과잉시대인 현대에는 유한화가 절실한 과제이다. 하나의 임시 고정에서 새로운 임시고정으로 나아간다. 이것이 바로 공부를 계속하는 것이다. 어떤 분야를 완벽하게 통달한 공부완료 상태란 있을 수 없다.  유머란 어떤 새로운 견해를 어느 정도 가능한 만큼의 공부로 임시고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작심삼일식으로 또 다른 시각으로도 전환해본다. 다양한 다른 시각을 비교한다. 어떤 단계에 있든 나름대로 공부한 것이다.  완벽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중단과 재개를 반복해야 한다. 그리고 공부를 계속하는 사람끼리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교류하기 바란다. 공부를 진행하는 동안에는 친구가 필요다.  친구는 교사보다 필요한 존재다.  그야말로 동조에 서툰 친구, 재수없는 친구와 나누는 대화가 절실해지기 때문이다.

 

'공부의 철학 (지바마사야 지음, 박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결론  (0) 2019.01.25
독서의 기술  (0) 2019.01.22
공부의 기술  (0) 2019.01.21
집착  (0) 2019.01.15
결단주의 vs 비교  (0) 2019.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