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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이영돈 프로듀서 (KBS 특별기획

희망이 최고의 약이다.

 희망은 가장 강력한 플라시보중의 하나로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으면 그렇게 된다.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는 것이 바로 희망이다. 희망은 실제 가능성은 희박해도 그와는 상관없이 바람직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믿음이다. 어떤 사람이 간이 나빠서 검사를 하던 중 간암을 발견하게 되었다. 암덩이를 절제수술을 하고 검사를 해 보니 폐에 전이 되었다. 말기였다. 전이성 암이 폐에 온 것은 사형선고나 다름없다 하지만, 그는 지금 잘 살고 있다. 왜 다른 사람들은 화학요법으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사망했는데, 그 사람은 지금까지 7, 8년을 살고 있는지 의학적으로 증명 할 수 없다. 그 사람은 그 공을 마음가짐으로 돌린다.

 

암을 박멸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친구로 동거인으로 생각하면서부터 마음이 편해지고, 식사와 운동도 잘하게 되고, 안정을 찾게 되었다 한다. 기생충이든, 결핵균이든, 감기 바이러스든, 앓고 나야 사라지듯 암도 그렇게 왔다가 내보내면 된다고 마음먹으니까 편안해지고, 섭생도 잘 되고 여러가지가 좋아졌단다그 사람도 화학요법 부작용으로 한발자국 조차 떼어놓기 힘들 때면 이러다 죽겠구나, 내가 이정도 심해졌구나 하는 깊은 절망감과 하필 왜 나인가? 하는 분노가 치밀었다고 한다. 그럴 때 마다 냉정을 되찾고, 운동과 식사등 치료에 매진 할 수 있었던 것은 암도 언젠가 돌려보내면 된다는 마음가짐이 있었기 때문이다.

 

스스로 암 전문의이면서 암에 걸린 영동세브란스 병원 암센타 소장 이희대교수의 몸속에는 아직 암이 남아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건강하다고 생각한다. 암과 함께 지낸 지난 3년간 암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면서 암이 축복이라고 생각할 정도다. 사고 등으로 사망한 사람들을 해부해 보면 암이 진행되어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고 한다. 사실은 암환자이지만 암이 있다는 것을 모른채 건강하게 살아온 것을 보면, 암이 몸 속에 있다는 것이 생각하기에 따라 별 것 아닐 수 도 있다. 보통 사람들도 암세포를 가지고 있는데 단지 암이 발병이 안되는 이유로, 면역력이 이를 억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희망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사람들 자신에게 직면한 모든 문제와 어려움, 장벽, 장애물을 바로 바라보고 그 고난을 통해 더 나은 삶을 발견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명확하고 생산적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돕는 심리적 역할을 한다. 또 희망은 신체적으로도 변화를 가져오는데 혈액의 순환, 호흡을 돕고, 통증을 완화시킨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람들은 자신이 더 건강해졌다고 느끼고, 그 느낌을 믿으며 아주 힘겨운 치료를 견뎌낼 힘과 에너지를 얻게 한다희망을 토대로 믿음과 기대를 갖는 사람의 뇌에서는 도파민이라는 화학물질이 나온다. 도파민은 뇌의 중요한 방아쇠로서 동기유발, 목표추구와 관련이 있다. 뇌에서 도파민의 경로는 엔도르핀과 엔케파린의 경로와 연결되어 있는데, 엔도르핀과 엔케파린은 우리를 기분 좋게 만들고 고통을 경감시킨다. 통증의 경감은 암을 치료하는데 중요하다. 그래야 싸울 에너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수술 실패와 같은 고통스런 경험을 겪고 나면, 실제로 뇌와 척수의 패튼 회로가 바뀐다고 한다. 따라서 사소한 자극만으로 통증을 느끼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회로의 배선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자신의 근육, 인대, 힘줄을 재건하고, 근육과 신경을 다른 방법으로 가르치는 것이다. 이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희망이다. 희망에서 부터 모든 것이 시작된다.

 

누군가에게 희망이 없다면 문제의 출구는 보이지 않는다.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하면 지게 된다. 하지만 희망이 있으면 싸운다. 자신을 치유할 수 있다고 믿는 길을 따라 계속 한걸음씩 나아가는 것이다. 어떤 보장이 있거나 항상 그렇게 된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때로는 실제 그런 일이 일어난다. 희망이 있으면 현실에 토대를 둔 계획과 전략이 생긴다. 희망은 감정적으로, 심리적으로, 정신적으로, 앞으로 나아가고 충족감, 만족감, 성공을 주는 방식으로 개인의 삶을 꾸려갈 수 있도록 도와 준다. 이것이 바로 희망의 도미노 효과다희망만 갖는다고 모든 것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희망을 가슴에 품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낙관주의라 한다. 낙관주의자는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 이야기하며, 최선의 결과가 나올 곳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항상 최선의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실패할 수도 있고, 아주 나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낙관주의는 착각이자 환상이다. 희망은 낙관주의와 달리 가정을 하지 않는다. 최선의 결과가 나올 거라고도 하지 않는다희망은 명민하고 정직하게 모든 문제와 기회에서 나쁜 결과를 본다. 또 모든 장애물을 인식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극복하여 더 나은 미래를 맞기위해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있는 길을 찾는다. 따라서 희망은 현실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래야 극복하고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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