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뇌는 전기가 미세하게 흐르고 있는데, 잘못 전기가 흐를 수 있다. 그게 부분적일 수도 있고, 대뇌 반구가 이상한 전기가 흐를 수도 있다 . 잘못된 전기가 뇌에서 생산되면 간질이 발생하는 것이다. 뇌에 전기적 이상이 없는데도 간질 발작을 일으키는 경우는 무의식 속, 심리적 갈등 때문에 신체적으로 발작과 유사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 가성 간질 환자들은 주로 여자가 많은데, 어릴 때 성폭행을 당한 후 위험 상황에서 자기방어를 위해 시작된 경우가 많다. 몸으로 나타나는 병은 우리 마음의 상처와 아픔의 반영일 뿐이다. 몸이 아닌 병든 마음을 따뜻한 애정으로 어루만져줄 때, 마음과 몸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사고로 팔 다리를 잃어도 그 부위가 그대로 느껴지는 것을 '환지'라 한다. 그리고 없어진 팔이나 다리 부분이 아프고 가려우며, 실제 있는 부분처럼 통증을 느끼는 것을 '환지통'이라고 한다. 마음이 뇌가 만들어내는 현상이라고 볼 때, 환지현상은 뇌의 착각에 의한 현상이다. 뇌가 착각을 일으키면 몸을 바보로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뇌를 좋은 방향으로 착각하게 만든다면, 다시말해 우리가 뇌를 잘 이용만 한다면 얼마든지 좋은 방향으로 마음을 유도 할 수 있는 것이다.환지는 실질적으로 뇌 안에 존재한다. 환지가 우리 뇌에 대해 보여주는 것은, 사람의 뇌는 컴퓨터와 같은 기계가 아니라 실수를 할 수도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예로부터 아이들이 아프다고 하면 엄마 손은 약손하며 배를 문질러 주었다. 그러면 얼마 안있어 아이들은 아팠던 사실을 잊어버리곤 했다. 아프면 병원으로 달려가는 요즘도 엄마 손 효과는 여전하다. 의약계에서 엄마 손 효과를 설명하는 이론이 '플라시보 효과'이다. 플라시보 효과란 실제로는 생리적으로 도움이 되는 약이 아닌데도 단지, 환자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고 복용함으로써, 실제로 병세가 호전되는 현상을 말한다. 의사들도 이제 플라시보 효과가 정말 효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안다. 그들은 기적이라고 생각했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생물학적 매카니즘을 발견하기 시작한 것이다. 뇌에 새로운 기술을 사용해 믿음, 욕구가 세포조직과 기관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생물학적 매카니즘이다. 인간의 지각 대부분은 외부세상에서 뇌로 흘러 들어오는 정보에 의존하지 않고, 이전의 경험을 바탕으로 뇌가 무엇을 기대하는지에 의존한다.
가짜 약이 어떻게 병의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일까? 플라시보 효과의 매카니즘에 대해 가장 많이 연구된 이론이 기대효과다. 사람들이 치료에서 기대하는 것이 실제로 일어난다는 것이다. 눈에 보이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것만 신뢰하는 현대인들은 우리 마음의 작용을 우습게 보지만, 사람들이 자신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기대하는 것은, 실제로 일어나는 일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마음이 실제 세계에 영향을 준다는 말이다. 사람들이 카페인이 들어 있다고 말하면서 커피를 주면, 실제로 카페인이 없어도 진짜 카페인이 들어 있는 커피를 마신 것과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 오렌지 주스를 주고 알코올이 들어 있다고 하면, 술에 취했을 때의 생리적이고 심리적인 증상을 보인다. 똑 같은 이유로 환자의 심리적인 기대가 치료의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의사는 환자에게 굉장한 영향을 미치는 신과 같은 존재다. 의사와 환자의 바람직한 관계는 바로 친구이며, 의사가 환자에게 해주어야 할 일은 치료가 아니라 돌보는 것 이다. 환자가 고통 속에 찾아 왔다면 인간 대 인간의 만남으로써, 그의 고통을 이해하고, 쓰다듬고, 어떻게 하면 고통을 줄여 줄 수 있느냐 하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
병은 단지 신체적이고 생리적인 원인으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한사람의 살아온 내력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의사는 환자와 전인적인 만남을 지속해야 하며, 그렇게 오래 사귀어온 친구인 환자에게 병이 생겼을 때, '내가 옆에 있어 주겠어' 라고 말하는 사람이 바로 의사이어야 한다. 수술을 해야 하는 환자를 제외하고는 사랑하면 낫는다고 말한다. 웬만한 병은 고독에서 생기는 것으로 외로움이 크면 병을 부추긴다. 이런 사람에게 따뜻한 사랑을 주면 낫는다고 한다. 따라서 의사가 주어야 하는 것은 사랑이며, 그것이 진정한 플라시보인 것이다.
'노시보'는 플라시보 반대 개념이다. 플라시보가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하는 반면, 노시보는 나빠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몸이 나빠지게 된다. 플라시보나 노시보는 같은 기대감과 믿음에서 오는 심리적 현상이다. 그러나 노시보 효과는 생각보다 훨씬 더 나쁘다.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세가지 직업이 있는데 바로 목사, 의사, 점쟁이다. 목사는 신앙의 입장에서 , 의사는 목숨을 살리는 의료인 입장에서, 점쟁이는 미래를 쥐고 있다는 측면에서 그렇다. 사람들은 이 세가지 직업 앞에서 꼼짝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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