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한 대중가요 가사 중에 '내가 나를 모르는데 , 넌들 나를 알겠느냐? '라는 구절이 있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정보화 사회와 복잡한 대인관계 속에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조차 의식하지 못하고, 숨가프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자신을 알기 위한 시간을 투자하라는 것은 너무 무리한 요구일 것이다. 또한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을 모른다는 말이 있듯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정확히 알고 이해하기란 참 어려운 일이다. 슬픈 일로 마음이 아플 때 머리보다는 오히려 가슴이 아프다는 표현을 한다. 고대 그리스의 아리스토텔레스는 마음이 심장에 있다고 믿었고, 동양에서도 마음이 심장에 해당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웬만한 일에는 놀라거나 겁내지 않을 사람을 일컬어 강심장이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20세기 초 인간의 마음이 뇌기능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이 확립되었고, 컴퓨터의 눈부신 발달로 다양한 뇌영상기법이 개발됨에 따라 마음의 생물학적 기반에 대해 신비가 밝혀지게 되었다.
마음은 의식과 무의식의 행동을 결정하는 본질적인 요소이며, 인간이 인간답기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우리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마음의 건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천하를 얻어도 마음에 평안이 없다면 진정한 행복을 느끼기 어렵다. 하지만 마음은 우리의 신체를 구성하는 다른 기관들과 달리 눈으로 볼 수도, 만질 수도 없어서 마음이 병들었을 때 어떤 신체의 질환보다도 정확히 진단하고 치유하기가 어렵다. 무의식에 감추어진 깊은 마음의 상처, 갈등, 두려움 등을 의식이라는 수면 위로 끌어올려 마음의 작용에 대해 이해를 돕고, 명상이나 이완을 통해 마음을 다스리고 용서함으로써 평안과 행복에 이르는 길을 제시하기도 한다. 이제 우리는 성공과 출세, 부와 명예를 쫓는 가운데 진정 잃고 있는 것이 무엇이고, 그것을 어디서 찾아야 할지 다시 한번 되돌아 봐야 하지 않을까?
마음이란 무엇일까? 학자들이 내놓는 대답의 90%이상은 마음은 뇌에 있고 뇌의 작용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마음은 '정보를 수집하고, 처리 보관하는 뇌의 고등기능이다' 라는 개념으로 정의한다. 기억은 뇌에서만 저장되는 것이 아니라 몸에 퍼져있는 내장으로 뻗는 신경경로와 더불어 우리의 피부에까지 퍼져있는 연결망에도 저장되어 있다고도 한다. 인체의 모든 세포조직에는 세포를 통해 생각이나 기억이, 무의식 속에 남아 있다가 의식으로 되살아날 수 있다고도 한다. 컴퓨터는 반도체라는 것을 통해 전기를 통하게 한 것인데 실리콘이라는 돌을 통해 전기가 통하면 컴퓨터에서 작용이 일어난다. 그런데 단백질에 전기가 통하면 작용하는 것이 뇌다. 실리콘이란 돌 대신에 단백질을 이용해 전기적 에너지를 쓰게 만들어 주는 것이 뇌의 활동이다. 따라서 뇌에 있는 단백질에 전기를 가하여 그 작용으로 나온 것이 마음이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우리 몸은 한 특정 개인의 뇌가 가지고 있는 정보 속에서만 행동하도록 프로그램 되어 있다. 여기에는 우리의 먼 조상 때부터 해오던 유형도 포함되어 있다. 조상들의 특정 행동유형이 우리 유전자에 일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마음은 뇌의 활동이라고 했는데, 이를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뇌는 뉴런이라는 신경세포와 이 신경세포 말단에 있는 시냅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마음은 이 뉴런과 시냅스 작용의 결과라고 할 수도 있다.
정신분열증, 흔히 미친 사람들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경우 뇌의 신경전달물질 중 도파민이 과잉 분비되어 나타난다. 실제로 이들 뇌사진을 찍어 보면 뇌구조에는 이상이 없다. 신경전달 조직을 현미경으로 관찰하고, 생화학적으로 분석해 보면 도파민 물질이 증가되어 있다. 신경증의 경우에는 신경연결이 미세하게 문제가 있는 것이다. 뇌는 환경을 통해 적응해 나가는데, 감정을 지배하는 변연계라는 부분이 형성되는 1세-3세까지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어머니의 양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 조직이 약해진다. 약해진 조직은 성숙해 나가면서 보강을 해나가야 하는데, 보강을 못한 상태로 변연계가 유지되는 경우에는 신경증이 잘 유발된다.
우리의 강렬한 감정적 경험은 감정의 세가지 구성 요소인 신체적 각성, 의식적인 인식, 외적표현이 잘 통합될 때 일어난다. 신체적 각성이란 특정 외부 자극에 대한 뉴런 네트워크의 반응으로, 좋아서 또는 긴장해서 심장을 빨리 뛰게 한다든지 하는 반응이고, 의식적 인식이란 내가 기쁜지, 고통스러운지 등을 인식하는 것이다. 슬픈 상황을 인식하지 못하고 웃을 때는 뇌의 기능상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다. 그리고 기쁠 때 웃고 너무 웃길 때 박장대소 하는 것은 감정의 표현이다. 이 세가지 요소중 하나라도 부족하게 되면, 사회생활 적응에 문제가 있다. 감정은 불러일으키는 자극이 없어질 때까지만 지속되기 때문에 오래 가지 않는다. 기쁨과 고통은 감정이고 행복과 슬픔은 기분이다. 슬픈 기분은 모든 감정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행복한 기분은 기쁨의 감정을 강화하고 고통스런 순간을 감소시킨다.
인간은 모두 같은 구조의 뇌를 가지고 있다. 만일 뇌 구조에 문제가 생긴다면 사망하거나, 기능저하로 인해 치매에 걸린다거나, 운동 불능이 되거나, 기억장애 등 정상 생활을 하기 힘들게 된다. 고혈압으로 인한 뇌출혈로 뇌 혈관이 터져 아주 미세한 혈액덩어리가 뇌 일부 기능을 마비시킨다면, 안면근육마비나 반신 또는 전신마비로 인해 균형 잡고 걷기가 힘들게 된다.
마음이 다른 이유는 이미 형성된 100조가 넘는 뉴런 네트워크에 투입되는 정보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그 중 가장 큰 이유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에 입력된 정보의 차이다. 그 정보는 신체적 형질이 있을 수도 있으며, 성격의 일부도 들어 있다. 우리 마음의 이런 유전자 정보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는 태어나면서부터 받은 외부자극에 기인한다. 아무리 쌍둥이라도 보고, 듣고, 느끼는 소위 마음의 소스는 같을 수가 없다. 100조가 넘는 시냅스와 외부정보를 받아 만들어 내는 시냅스 네트워크가 사람마다 다른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개인마다 부모가 다르고, 경험이 다르고, 교육이 다르며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이 다른 한, 우리는 영원히 똑같은 마음을 가질 수 없다. 그렇다면 개인은 자신의 마음을 얼마나 통제할 수 있을까? 이 말은 자신의 뇌 속에 있는 뉴런 네트워크를 자신이 원하는대로 형성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사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점을 알아야 한다. 우리 마음을 제조해 내는 뇌속의 뉴런네트워크는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장 알기 쉬운 방법은 공부, 독서, 여행 등을 하는 것이다. 이는 새로운 뉴런네트워크를 만들어냄으로서, 기존 네트워크와 공조를 꾀할 수 있게 된다. 또 하나는 상상을 하는 것이다. 창의적인 상상은 기존 네트워크와 합쳐지면서 새로운 네트워크를 만들어낸다. 앞으로 구체적인 방법이 서술 되겠지만 뇌는 상상과 현실 경험을 구분하지 못한다. 우리 몸 구석 구석에는 신경이 있다. 이 신경의 역할이란 외부자극에 대해서 반응하는 것이다. 누가 바늘로 찌르면 아픔을 느끼고 움찔하며 뒤로 피한다. 바늘의 아픔을 느낀 사람은 다음에 누가 칼을 들고 가까이 오면 피하게 되는데 이것을 생존 반응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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