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교실에서도, 집에서도 우리는 늘 아이들에게 어떻게 한계를 정해줄 것인지, 어떻게 일관 되게 아이들을 대할 수 있는지, 부모 자신이 먼저 인내할 수 있는지, 그리고 아이들에게 어느 정도까지 방향을 제시해 주어야 하는지 같은 문제에 부닥치곤 했다. 아내 군디가 많이 읽는 부모 교육서에서 제시하는 기본전제는 아이에게 방향을 제시해 주어야 아이가 나중에 올바른 것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간단 명료하고 실천하기에도 쉬워 보이는 말이었다. 하지만 현실이 이 말처럼 간단 명료하지만은 않았다. 군디는 어느날 마셜 로젠버그가 쓴 ‘비폭력 대화’를 발견했고 ,이 책은 우리 가정을 바꾸어 놓았다. '옳고 그른 것은 없다. 다른 사람이 느끼는 감정에 대해 책임은 그 누구에게도 없다. 잘못이란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사과할 필요가 없다' 따위의 이야기가 순식간에 집 안에서 오갔다. 무엇보다 ‘아무것도 안 해도 된다’는 말이 들렸다. 내가 갖고 있던 가치관이 무너지는 듯했다. 자신의 느낌에 스스로 책임이 있다면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 것이고, 잘못이 없다면 누구나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해도 된다는 것인가? 내가 수용할 수 있는 것은 비폭력 대화에서는 ' -해야만' 한다는 말을 거부하는 것이다. 자율성에 대한 욕구는 상당히 컸다.
내가 아빠의 임무만 맡는 것이 아니고 나도 욕구를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고 난 뒤, 우리 가족은 변화를 겪었다. 우리 가족은 더 이상 희생하면서 서로를 위하는 가족이 아니라 함께 하는 가족이 되었다. 내가 해야만 하기 때문이 아니라 얘가 원하기 때문에 양보하기 시작했다. 내가 양보하는 이유는 보상, 책임, 죄책감 때문이 아니라 그냥 상대를 위한 내 선물이다. 이러한 선물을 하는 것 자체에서 기쁨을 느끼고, 딸들은 내 선물 덕분에 날마다 행복을 만끽한다. 우리가 서로 소통하는 목표는 비폭력 대화와는 맞지 않았다. 여전히 각자 목적을 달성하고, 권리를 인정받고, 상대를 설득하고,이기기 위해 대화하는가 아니면 이해받고 이해하기 위해 대화하는가? 상대와 이야기 할 때 내가 진정으로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 아이들도 이전에 늘 우기거나 싸움으로 끝났던 상황에 대해 일종의 호기심을 갖기 시작했다. 군디는 비폭력 대화가 부부 사이의 소통을 가능하게 하고, 서로를 이해하고, 관계를 더 강화할 수 있는 방법 가운데 지금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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