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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그림책의 세계 (마쓰이 다다

0세 아기와 그림책

아기가 처음 만나는 그림책은 배경이나 잔재주를 가미한 표현은 말고,  사물이 정확하고 사실적으로 그려진 사물 그림책, 사물을 알게되는 그림책이 좋습니다. 아기는 7개월에서 10개월 무렵이 되면 꽤 많은 호기심이 생겨납니다. 도쿄대학교 교수이자 국립소아병원장 고바야시 노보루는 ‘ 뇌의 발달과 환경-모자 상호작용을 중심으로’라는 강연에서 ‘ 어머니가 아기에게 하는 말이 유아의 언어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했습니다. 언어란 묘한 것이어서 아기 머릿속에 표정, 몸짓, 손짓을 사용해서 서로 정보 교환을 하는 프로그램이 들어있는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것이 적당한 자극을 적당한 시기에 받음으로써 말하는 언어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 같습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머니입니다.  아기가 생각한 것과 어머니가 말한 것이 꼭 맞아떨어지는 관계가 아기와 어머니 사이에 수없이 반복되면서 언어는 발달한다고 생각합니다.

 

아기를 위한 그림책은 부모와 자녀 간의 따뜻한 관계 속에서 아기와 어머니 사이의 언어와 이미지가 열쇠와 자물쇠처럼 꼭 맞게 반복되는 것이어야 합니다삽화의 이미지를 부모와 자녀가 공유하는 가운데 말을 주고 받으면서 마음의 교류를 강화하고, 서로의 존재를 확신하는 것입니다. 그 확신을 바탕으로 아기의 성장은 촉진되는 것이지요. 아기가 7개월이 되기 전에 누군가가 나를 사랑헤준다고 깨닫고, 사랑해 주는 사람의 존재를 안다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라고 합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 그림책은 유아의 성장을 촉진하는 새로운 경험으로써 힘을 발휘할 수 있고 활용될 수 있습니다. 그림책으로 아기에게 무엇을 가르친다는 것은 잘못된 강요입니다. 그림책을 가운데 놓고 부모와 아기가 말을 주고 받으며,  마음을 교류하고 서로의 존제를 확인하다면 그 결과아기가 언어와 이미지를 확실하게 배우게 되는 것이지요.

 

인간은 생후 3세까지 일생동안 사용하는 언어의 4분의 3을 이해하게 된다는 설이 있습니다. 이 시기에 정보 주입보다 마음을 담은 따뜻하고 살아있는 언어가 아기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합니다. 젖을 먹일 때, 기저귀를 갈 때, 목욕을 시킬 때, 안아줄 때 등 쉴새없이 말을 건네는 것이 좋습니다.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말이지만, 오히려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온 말이기도 합니다. 들으면 마음이 담긴 따뜻한 언어라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럴때 어머니 손의 움직임 등은 매우 섬세하고 부드럽습니다.  그래서 아기 마음을 안정시키고 기분을 좋게 만듭니다. 어머니의 젖을 먹고 영양을 섭취하듯이  아기는 끊임없이 들려주는 어머니 말에서 인간다운 언어를 접하는 것입니다이른바 마음의 영양을 섭취하여 인간으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유아의 성장을 지나치게 분석적으로 생각하기보다 종합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기에게 그림책을 보여주는 것은 그것을 통해서 지적인 성장을 촉구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림책을 가운데 놓고 말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이해해 주십시오. 아기가 흥미를 나타낸다면 어떤 그림책이라도 좋습니다. 싸구려 그림, 눈에 거슬리는 짙은 색칠을 한 삽화,  디자인이 좋지 않은 장남감이나 복제인형 같은 그림,  모양이 일그러지고 비뚤어진 그림 따위는 피해야 할 것입니다.  직감적으로 봐서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조화롭고 안정된 그림이 좋습니다. 아기들은 그림책의 줄거리를 이해하거나 암송하지 못합니다. 아기는 편안하고, 사랑이 넘치는 분위기로 둘러싸여 거기에서 호흡하고, 잠자고, 깨어나고, 자신의 내적세계와 외적세계의조화를 찾는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아기가 인생에서 제일 먼저 학습해야 할 일 이며 그 과정에서 좋은 반려자가 되는 것이 ‘처음 만나는 그림책’의 조건이 아닐까요?

 

리듬은 머릿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몸 속이나, 마음 속 같은데 있어 다른 곳에 씨앗이 뿌려져서 그것이 자라서 남아 있는 느낌....  한 소녀가 몸 속 깊은 곳에 간직하고 있는 이 언어의 씨앗과 리듬은 어머니의 육체적 정신적인 작용으로 생생한 생명력을 가지고 전해졌을 것입니다. 눈과 귀가 일치하게 되면, 어린이 입에서도 말하기가 시작됩니다. 뿌리 깊은 상상력은 글자를 알기 이전 단계에 귀로 듣는 풍부한 언어 체험을 반복하는 것으로만 길러집니다. 일찍부터 글자를 깨우치고 혼자 그림책을 읽는 습관이 밴 어린이에게는 유감스럽게도 보다 풍부한 상상력의 발전 기회가 날아가 버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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