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어린이 그림책의 세계 (마쓰이 다다

듣는 힘을 기른다

유치원을 졸업하기전 1년동안 꼭 실현해 주셨으면 하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그림책을 읽어주는 것인데 가장 의미있고 결실도 큽니다. 이때는 귀로 듣는 힘을 길러두는 일이 초등학교 입학 준비의 필수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많은 부모들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잘 듣는 힘을 길러 주려는 노력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학교 교육을 받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능력이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그것은 선생님의 이야기를 기울여 잘 들을 수 있는 능력과 태도입니다.  글자를 읽을 수 있거나 숫자 세는 일이 아닙니다. 우리의 학교 교육은 선생님이 설명하고 학생은 듣는 형식이지요. 학교에서 선생님의 설명을 잘 들어야 합니다.  이를 잘못하면 공부를 잘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교실에서 수업을 받는 어린이나 대학에서 강의를 듣는 학생 가운데 많은 수가 선생님의 설명이나 말씀을 흘려듣고 있습니다.

 

현재 학교 교육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점은 학생들에게 열심히 듣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듣는 힘은 언제 어디에서 누가 어떻게 길러주어야 하는 것일까? 그것은 간난아기 때부터 초등학교에 입학할 시기까지 가정에서 부모가 해야 할 일입니다. 가정에서 아버지 어머니가 풍부한 언어로 어린이에게 말을 많이 해 줌으로써 길러지는 것입니다.  텔레비전이나 라디오로는 안됩니다.  또 어린이에게 일찍부터 혼자 책을 읽게 하는 것은 가장 역효과를 가져옵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유아기에 부모가 그림책을 읽어주는 것 이상의 방법은 없습니다.  아버지, 어머니가 소리 내어 읽어주고 이야기 해주는 그림책 체험은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여 듣는 힘을 자연스럽게 길러주게 됩니다.  듣는 능력은 교사가 길러주어야 한다고 생각하신다면 크게 잘못된 생각이라고 단언합니다.

 

유감스럽게도 많은 부모들이 이와는 반대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어린이에게 일찍부터 글자을 가르치고 책을 읽게 하는 것이 학교 공부를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 입니다. 유치원 졸업전 1년동안에 부모님이 가장 열심히 해야 할 일은 어린이에게 책을 읽게 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어린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일입니다. 귀로 말을 정확하게 듣고, 그 말이 펼치는 이야기의 세계에 빠져드는 체험을 반복해서 쌓아 가야 합니다. 어린이가 스스로 책을 읽게 되고 읽고 싶어한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별도의 일입니다.

책을 읽을 수 있다고 해도 부모가 계속해서 그림책을 읽어주는 일이 중요합니다. 이때 주의할 것은 설명을 덧붙이거나, 귀찮은 질문을 던지는 일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그저 어린이가 좋아하고 기뻐하며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십시오, 이런 경우 그림책의 그림은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어린이는 부모가 읽는 목소리를 귀로 들으면서 눈으로는 그림책의 그림을 봅니다. 삽화,  즉 그림책의 그림은 글과는 달리 많은 것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좋은 그림은 귀로 듣는 언어 세계의 정확하고,  생생한 이미지와 동질의 것이어야 하며, 조화가 잘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림이 한눈에 어린이의 마음을 사로잡고, 귀에 들리는 문장이 그림에서 받은 이미지를 생생하게 되살려주면, 어린이는 한층 더 언어에 귀 를기울이고 이야기를 깊이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것이 그림책 체험의 기본입니다풍부한 언어 체험이 유아기의 어린이에게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하십시오,  그리고 언어는 귀를 통해서 듣는 언어이어야 하며 특히 아버지, 어머니의 목소리로 듣는 언어여야 합니다.  그러한 언어 체험이 어린이의 성장을 촉진하는 힘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어린이 그림책의 세계 (마쓰이 다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2세 무렵의 그림책  (0) 2017.12.12
0세 아기와 그림책  (0) 2017.12.11
그림책은 읽어주세요.  (0) 2017.12.07
감동하는 마음을 기른다.  (0) 2017.12.06
언어의 씨를 뿌린다  (0) 2017.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