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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그림책의 세계 (마쓰이 다다

그림책은 읽어주세요.

그림책이 어린이에게 주는 가장 큰 의미는 기쁨입니다. 어른들은 그림책을 지적인 것, 교육적인 것, 이익이 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그림책으로 무엇을 가르치려 하거나, 글자를 익히게 하거나, 독서습관을 기르는 수단으로 활용하려 하지요. 그리하여 결국 어른들은 그림책이 갖는 힘과 가치를 상실하게 만듭니다. 캐나다의 아동 전문가인 릴리언 스미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아, 정말 재미있다'라고 어린이가 마음으로부터 부르짖을 때 한 권의 책은 그의 인간형성에 무언가를 보태게 된다. 어린이는 그 그림책으로 인해 지금과는 다른 세로운 느낌을 얻고, 생각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어린이를 또 다른 새로운 경험으로 이끈다. ...”

 

부모로부터 그림책을 통한 기쁨을 나누어 받은 자녀는 훗날 자기가 부모가 되었을때, 또다시 그 기쁨을 나누어 받은 자녀는 훗날 자기가 부모가 되었을 때 또다시 그 기쁨을 나누어 주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최근에 자주 볼 수 있는 경향은 보다 빨리 글자 익히는 수단으로 그림책을 사용하여 혼자 읽도록 하는 데 나는 도저히 찬성할 수도, 납득할 수도 없습니다.  일찍 글자를 깨우치면, 독서력이 길러지고 책을 좋아하게 되리라는 생각은 어른들의 오해와 착각일 뿐입니다어린이가 독서력을 갖기를 진정으로 원한다면 그림책과 옛날 이야기 동화책을 읽어주어야 합니다.  되풀이 해서 몇 번이고 읽어주세요.

 

유아는 혼자 책을 읽는 것보다 어머니, 아버지가 읽어주는 것이 이해하기 쉽고 무엇보다 즐겁습니다. 읽어주는 사람의 따뜻한 목소리를 통해서 재미있는 이야기 세계를 여행한다는 것은 최고로 행복한 체험입니다.  그림책은 어른과 아이가 함께 보는 책입니다.  부모와 자녀간에 마음을 나누고 즐거움을 함께 하는 것이 바로 그림책이지요. 그림책을 반복해서 듣는 아린이는 이야기 세계로 깊이 빠져드는 체험도 반복하게 됩니다. 책은 글과 그림으로 되어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언어의 세계입니다. 그림책의 그림 역시 언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린이는 그림책의 그림을 읽습니다. 그림은 언어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람과 사람을 맺어주는 것은 언어와 언어를 퉁해 주고받는 마음입니다. 가정에서 대화가 줄어든다는 것은 부모 자녀간의 유대가 희박하고, 가정의 토대가 무너지는 일입니다. 그림책을 읽어준다는 것은 그림책의 언어에 생명을 불어넣고, 사랑을 전하는 일입니다.  19세기의 교육자이며 종교가인 조반니 보스코는 ‘어린이를 사랑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사랑을 느끼게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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