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의 행위는 어린이들에게 영원히 치유되지 않는 상처를 남길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와 같은 어린시절의 기억을 갖고 있을 것이다. 설사 우리가 당사자가 아니라하더라도 괴롭힘을 당하거나 거부당하거나 비참하게 희생되는 학교 내의 아이들을 생각할 때, 그들이 어떤 기분일지를 상상하기는 어렵지 않다. 집단의 존재 그리고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집단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아이들의 욕구는 각 개인들로 하여금 술을 마시고, 무모하게 행동하고, 마비된 판단력을 드러내는 것을 용인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집단 앞에서는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도덕심과 개인적 책임감이 줄어드는 것이다. 아이들이 함께 있을 때 보다 더 남의 감정을 헤아리는 일에 더 둔감해진다. 일대일의 관계라면 아이들은 친구에 대해 개인적인 책임을 더 느낄 것이다. 집단행동 법칙이 개인적인 책임감을 느끼지 못하도록 몰아간다. 그들은 조롱하고 내팽개친다. 그저 평범한 인간적 감정이나 우정 따위는 집단생활의 위력 앞에 압도당한다. 집단 생활의 위력은 때로는 끔찍한 파괴적인 형태로 나타난다.
어떤 스포츠 팀에 대해 갈채를 보내고 환호하게 만드는 집단의 힘은 위험할지 모르는 행동을 밀고나가는 누군가를 부추길 수도 있다. 모두 하나가 되어 기립박수를 치도록 이끄는 그와 같은 위력이 그들을 폭도처럼 행동하게 만들 수 있다. 그들을 실제로 꼼짝 못하게 만드는 것은 그들의 집단 내에 있다, 아무도 한 개인으로서 책임감을 느끼지 않으며, 그저 웅성거리며 둘러서서 무기력하게 지켜보는 것으로 두려움과 혼란을 표현한다. 모두들 다른 아이들이 어떻게 하나 바라보고만 있으며 행동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한 명확한 행동 지침이 없다. 결속력이 있는 집단은 우리편, 저편, 혹은 내부 대 외부에 대해 강한 의미를 부여하는 경향이 있다. 학교간의 경쟁, 팀의 경쟁, 정치적 당파의 경쟁, 지역모임의 경쟁, 국가 사이의 경쟁 등에 대해 생각해보라. 별로 중요하지 않거나 주류에서 제외된 사람들, 집단에 의해 자신들과 다르거나 열등하다고 간주되는 누군가에 대한 집단적인 박해에 가담하는 일에는 누구나 예외가 없다.
우리중 누군가에 대한 환호가 눈깜짝할 사이에 우리 외부의 누군가에 대한 야유로 변할 수 있다. 집단생활에 작용한다고 보아왔던 사회적 힘, 즉 응집력, 집단의 동질감, 배제와 포함은 긍정적인 목표와 파괴적인 목표를 위해 동시에 발휘될 수 있다. 어떤 사람이든지 집단에 소속되어 행동할 때는, 그 사람이 혼자 행동할 때 내리는 결정보다 더 위험한 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 집단적 사고 내에서는 사람들은 더 나은 판단을 잠시 보류하고 집단의 의견, 가치 그리고 윤리에 동조한다. 어떤 집단이 보다 더 위험하고 나쁜 행동을 하도록 부추가는 데는 때로 형편없는 판단을 지닌 강한 성격의 소유자 한 사람만 있으면 충분하다. 반면에 훌륭한 판단력을 지닌 강한 성격의 소유자 하나가 집단으로 하여금 더 나은 판단력과 더 많은 동정심을 가지고 행동하도록 영향을 줄 수 있다.
집단에 들어간 아이들은 여러가지 악습에 의해 고통을 당한다. 조롱과 욕설, 배제와 거부 그리고 희생양 으로 삼기, 괴롭힘, 골탕먹이기가 그것이다. 조롱은 주로 누가 위에 있고 누가 아래에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며, 그 관계는 그때 그때 달라진다. 집단에 의한 거부는 어떤 한 집단이 누구가를 희생양으로 만드는 데 합의할 때 책임감이 분산되면서 누가 바깥에 있고, 누가 안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한 예이다. 약자를 괴롭히는 아이들은 거의 혹은 전혀, 도덕적인 책임의식이나 공감을 느끼지 못한다. 한편 순진한 방관자들은 확고한 도덕적 지침이 없다는 사실에 고통을 받으며, 괴롭힘을 당하던 아이나 혹은 집단이 자기에게 나쁜 감정을 가질까봐 두려워 한다. 혼자라면 꿈도 꾸지 못할 일이지만, 그들은 집단이라는 이유로 더 위험하고, 더 상대방에게 굴욕감을 주는 일들을 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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