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이들의 숨겨진 삶 (마이클 톰슨외

집단생활의 법칙

여러분의 친구들이 숙제를 잘해오고, 대학에 진학할 생각이고, 그리고 올바른 행동을 한 부모님들은 여러분이 친구의 영향을 받는 것을 좋아한다. 아무도 내 옷차림에 대해 말을 하지 않더라도 남과 다르기 때문에 기분이 편치 못하다. 그것이 바로 집단의 압력이다. 어른들은 어떤 일을 할 때 자기들과 다른 방식을 택하는 사람에 대해 험담을 하고, 그들이 똑같은 방식으로 행동하게 만들려고 한다. 부모들은 다른 부모들과 똑같이 행동한다. 부모들은 서로 비슷한 말을 하고, 서로 비슷하게 옷을 입는다. 그들은 아이들과 다른 척 행동하지만, 사실은 별반 다르지 않는 것이다. 심지어는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무리 지어 몰려다니기까지 한다. 어떤 힘이 그와 같은 일을 저지르게 할 수 있겠는가?  집단의 압력이다. 집단의 끔찍한 대의명분으로 나타난 집단의 압력. 집단을 이루어 생활하는 모든 인간은 보이지 않는 중립적인 힘, 즉 집단생활의 법칙에 지배를 받는다아이들이 서로에게 왜 그렇게 잔인하게 구는지 이해하고 싶다면, 우리는 집단의 법칙이 어떤 것인지를 알아야 한다. 사회적인 강제력에 대한 지식이 없다면, 우리는 비극적인 사건들이 단순히 불량한 아이들이나 혹은 폭력배들에 의해 저질러진다고 생각하는 실수를 할 수 있다.

 

우리는 선량한 아이들도 때때로 불량한 아이들과 완전히 똑같은 일련의 기본원칙들에 반응한다는 사실 이나 혹은 불량한 아이들의 패거리뿐만 아니라, 선량한 아이들의 패거리 또한 우리 학교에 있다는 것을 이해하려 들지 않는다. 이러한 법칙들을 규명하고 연구하는 것이 사회심리학의 영역이다.

 

법칙1: 네 동년배들처럼 되라

많은 부모들은 집단의 압력이 공공연하고 강제적인 것이라고 잘못 믿고 있다.  압력을 가하는 집단에 매력이 있어 하며, 그 집단에 속하고자 하는 바람에 있다.  그들을 따르겠다는 동기는 각각의 아이들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며, 외부에서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몇몇 연구에서 사람이 스스로 무능하다고 느끼거나 불안감을 느낄 때, 혹은 그 집단의 지위나 매력을 동경하는 경우에 동조현상이 더 심해진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발달단계상 불안한 위치에 있는 중학생들 가운데 다수가 집단에 동조하고, 인습에 따르게 되는 것이 신비한 일일까? 

 

많은 학부모들은 내게 이런 말을 한다.  ‘도덕적으로 너무나 확고해서 집단에 용감히 대항하는 그런 아이로 키우고 싶어요’  이런 희망의 표현은 항상 나를 움츠리게 한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가 집단생활의 일반적인 법칙들과 집단에 소속되고자 하는 욕구 그리고 함께할 수 있는 집단에 대한 필요성에 지배받는 사람이라는 것을 연구를 통해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단지 4%만이 집단의 행위라는 외부적인 요소 대신에 자기 내면의 양심과 가치관을 들여다보고 도덕적인 판단을 내릴 능력을 가진다고 밝혔다. 그들은 어려서부터 자신의 견해를 찾아내고, 도덕의 복잡성을 이해할 수 있다.  그들을 제외하면 늘 집단의 압력에 영향을 받으며, 상황이 어려울 때는 다른 사람들이 모두 그렇게 말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아이들이 96%에 달한다.

 

법칙2: 반드시 집단에 속해야 한다

어떤 형태의 모임이든 사람들에게 회원자격을 요구한다. 즉 하나의 우리를 요구하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집단에 속하고자 하는 소속감과 친밀감을 갈망한다.  우리는 누구나 동질성이 뚜렷한 어떤 집단에 소속 되어 있다는 느낌을 갖고 싶어한다. 그들은 자신이 어떤 점에서 뛰어나다고 느끼고 싶어하며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고 생각하고 싶어한다.

 

법칙3: 안으로 들어와라. 그렇지 않으면 나가라.

집단생활 세 번째 법칙은 누가 바깥에 있고, 누가 안에 있는지를 결정한다. 포함과 배제는 집단 결속의 강력한 도구이다.  ‘우리는 공통적으로 누굴 좋아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것은 우리가 공통의 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지 ’ 우리는 누구나 배타적인 것, 아무나 속할 수 없는 어떤 것의 일부가 되고 싶어 하며, 우리는 거기에 속하지만 디른 사람들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법칙 4: 사회적 서열속에서 자기 자리를 찾아라.

계급체계 내에서는 한 개인의 위치를 정한다. 만일 포함과 배제(집단의 내부와 외부)가 항상 존재하는 현실이라면 집단의 위와 아래, 즉 사회적계급 체계 역시 항상 존재한다. 인간은 다른 영장류와 마찬가지로 누가 누구보다 더 높은 위치에 존재하는 사회의 사다리에 자기 자신을 배치하는 경향이 있다. 모든 아이들은 지위를 얻기위해 싸운다. 여자아이들이 서로 친하지 않을 때는 서로 피하고 경멸이 담긴 표정을 보인다. 침팬지들은 사회적인 계급이 일단 확립되고 난 뒤에는 사람들에 비해 더 순순히 그것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인다. 아이들 사이에 매겨져 있으며, 그 안에서 어떤 아이가 다른 아이를 지배한다는 것을 몹시 불쾌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이 나라의 어떤 학교, 어떤 학급이든 지위 서열이 존재한다.  어떤 때는 그것이 미미하지만, 어떤 때는 공공연히 드러나서 문제가 되기도 한다. 지위에 의한 서열은 집단의 필연적인 현상이다.

 

법칙 5: 반드시 역할이 있어야 한다

계급은 집단생활의 실상이다. 그 계급 조직 내에서 집단생활의 다섯 번째 법칙은 어린이들이 내부, 외부, 아래의 기본적인 범위 외에 다른 역할을 수행할 것을 요구한다.  모든 학급에는 리더, 어릿광대, 아첨꾼, 내숭쟁이, 운동선수 그리고 바람둥이가 있다.  사람들이 누구나 자신의 기본적인 성격, 기질을 단순히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아닌가?  어떤 사람의 기질은 그가 어떤 역할에 선정될 것인가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전혀 다른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는 것이 집단생활의 일반적인 양상 가운데 하나이다. 왜 학급마다 선생님이 총애하는 아이가 있을까?  집단 생활에서는 수많은 다양한 역할들이 요구된다아이들의 기질과 그 역할을 맡겠다는 의지를 바탕으로 해서 각본이 주어진다. 어떤 학급이든 그것은 각기 다른 등장인물을 필요로 하는 한 편의 드라마다.

 

우리는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따라서 행동한다. 그 역할 배당은 아무렇게나 무작위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즉 어떤 역할은 우리 재능과 매우 잘 맞아떨어질 수도 있지만, 우리가 그 역할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을 괴롭히는 공격자들은 용인된 피해자의 역할을 담당하게 된 누구에게든 간에 드러내 놓고 잔인하게 굴어도 좋다는 허락을 아이들로부터 받은 것이다. 나머지 아이들, 즉 부정한 일을 몸소 하지 않았지만,  다른 아이들이 괴롭히는 것을 지켜보면서 대리 흥분을 느낀다. 사회 심라학에서의 또 다른 실험은 집단에 속한 사람들에게 어떤 특정한 역할이 주어졌을 때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보여준다.

 

양심은 개인적인 기질의 한 부분이지만, 도덕은 우리가 속한 집단의 한 양상이며 우리에게 요구되는 역할이다. 독재적인 단체 안에는 희생양을 만들고 책임을 전가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은 데,  그 이유는 어린이들이 계급조직의 서열을 염두에 두고 누구나 낮은 위치의 사람들을 멸시하도록 고무되었기 때문이다. 민주적인 소년들은 서로 돕고 집단의 일을 다 함께 결정한다. 아이들이 서로를 대하는 방식은 자신들이 경험했던 역할 모델에 따라 달라진다. 이 실험은 황금률의 일상적인 변이이다.  그것은 바로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우리에게 행한 대로 다른 사람에게 행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