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에 들어선 청소년들은 자기를 표현하는 친근한 언어와 감정의 탐험에 점점 능숙해지고 있으며, 하고 싶은 마음속 얘기도 많다. 그들의 우정은 상호적이다. 그들은 우정과 사랑을 함께 나눌 뿐 아니라, 서로에게 너무나 많은 것을 준다. 그들을 이어주는 끈, 그들의 친밀함은 dl 시기의 아이들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마음의 안정과 예측 가능성 그리고 믿음을 가져다 준다. 왜 활동적인 아이가 아웃사이더 친구를 필요로 할까? 그것은 말하자면 7학년이라는 고속도로에서 무서운 속도로 치닫던 차를 돌려 어렸을 때부터 익숙한 이차선 도로로 접어드는 거라고 설명할 수 있다. 최고의 친구가 있다면 사춘기의 불안감에 사로잡히기 이전의 시간으로 퇴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곳에서 지내는 시간은 마음의 상처를 회복하는데 도움이 된다. 우정은 과도기를 이겨내는 수단이다. 부모가 유아들에게 중요한 만큼이나 어린 사춘기 아이들에게 친구가 중요하다. 10대 청소년들은 성인인 보호자에게서 어느 정도 떨어져 나와 자신의 주위 세계를 탐색하지만, 그 후에는 다시 친밀감을 느끼고 싶다는 욕구때문에 돈독한 우정에 몰두하게 된다. 이처럼 새롭게 형성된 친말감이 공통의 관심과 마음의 위안, 정체성을 다른 것으로 바꾸어 놓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런 것들을 한층 강화한다.
심리학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아이들의 관계를 특정짓는 상호의존과 헌신은 우정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들이다. 보다 친밀하고 개인적인 교류속에서 이루어지는 주고받음 또한 우정의 필수 요소이며, 그런 것들이 사춘기 우정의 특징을 이룬다. 우정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변한다. 예나 지금이나 우정은 피상적인 것에서부터 복잡한 것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형태와 색체로 나타난다. 보통 아이들의 우정은 한 일년 정도 혹은 그보다 짧게 지속되는 것이 사실임에도 그들은 그것이 영원히 변치 않기를 기대한다. 우정은 질이 문제지 양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어른들은 우정을 낭만적으로 묘사하려는 경향이 있다. 사춘기 청소년들에게 좋은 친구란 어떤 사람이냐 물어보면 예상대로 약간 애매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을 주는 말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강인함, 용기, 신뢰, 자신감, 시각, 희망, 이런 것들은 삶을 지탱시키는 강력한 선물들이다. 친구를 사귀고 우정을 지켜 나가는 것이 아이들 삶의 중심이라는 사실은 더 이상 놀라운 것이 아니다. 어떤 부모들은 아이의 친구관계를 시시콜콜 관리하고 싶은 마음을 이기지 못하거나, 자기 아이가 친구를 제대로 사귀지 못하는 것 같다는 염려를 좀처럼 떨쳐버리지 못한다. 그보다는 차라리 '내 아이가 행복한가?' 라든지 '그 아이가 외로운가?'와 같은 기본적인 물음을 던지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매일 매일의 생활속에서 아이들은 아는 사람, 반 친구들 그리고 이웃들을 폭 넓게 만날 것이다. 그리고 이 사람들로부터 친구라고 부르는 사람을 선택하고 인연을 맺는다. 당신이 자녀가 부모 품을 떠나 학교에 가면 줄지어 기다리고 있는 갖가지 과제들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즐거움과 분노 그리고 고통을 느낄
기회들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아이는 이러한 도전에 혼자 마주서는 것이지만 또 어떤 점에서 보면 둘씩 짝을 짓거나, 혹은 집단을 이루어 도전에 응한다.
우리는 우정을 통해 자신을 알 수 있다. 자기가 선택한 친구의 눈을 통해 우리는 스스로의 모습을 보며, 우리 자신이 된다. 아이들에게는 친구를 갖는 일도 매우 중요하지만, 우정의 질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어린 시절에 가까웠던 친구들을 떠올려보자. 그때 그 친구는 당신의 삶에 어떤 역할을 했는가? 그 우정이 오늘날 당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아마도 그것은 가족이라는 작은 세계와 학교와 사회라는 커다란 세계를 이어주는 안전한 가교를 제공하였을 것이다. 단짝관계가 타인의 눈을 통해 스스로를 보고 진실한 친밀감을 경험하는 최초의 기회를 부여한다. 단짝관계는 자신의 가치에 대한 인식뿐만 아니라, 자아에 대한 당신의 실질적인 인식을 형성한다. 그리고 그것은 이전의 나쁜 경험들을 극복할 수 있는 배경이 되어준다. 우정은 당신으로 하여금 타인의 감정에 귀를 기울이는 법을 알게 하고, 이후의 낭만적인 관계, 부부관계 그리고 자녀와의 관계를 위한 모형이 되어준다.
미네소타 대학 심리학 박사인 윌라드 하텁에게 있어서, 친구가 된다는 것은 다른 사람을 향한 특별한 감수성과 책임감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 하텁에 따르면 우정을 지탱하는 중요한 특징은 서로를 평등하게 여기는 두 사람 사이의 상호의존과 헌신이다. 가까운 친구들은 정신적인 자원이다. 아이들은 새로운 영역으로 나아가는데 필요한 심리적 안정을 찾아 친구에게 기댄다. 협력적인 친구가 있는 아이는 자신에 대해 좋은 느낌을 가질 수 있으며,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갖는다. 이는 미래에 대해서, 그리고 그 이후의 관계들 특히 로맨틱한 관계의 성공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갖게 해준다. 실제로 다른 사회적 관계에서보다도 친구관계에서 협동과 갈등이 더 쉽게 일어난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들이 있다. 가까운 친구관게에서 발생하는 갈등의 정도에 대해 어른들은 놀라거나 혼란을 느낄지도 모른다.
사실 바람직한 우정의 좋은 점은 갈등을 털어놓고 차이을 조정하는 능력이 생긴다는 것이며 이것이 친구들로 하여금 함께 문제를 풀어나가도록 돕는다. 결국 친구가 아니라면 갈등으로부터 그냥 도망치거나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문제를 확대시킬 것이다. 잃을 것이 없기 때문이다. 친구는 서로의 문제 해결능력을 키워주는데 기여한다. 갈등은 필연적인 것이지만, 친구끼리는 그것을 해결해야 한다는 특별한 의무감을 느낀다. 하텁에 따르면 친구들은 원래 말이 많다. 그리고 모든 대화는 공동의 관심사와 관련한 우리를 만들어내는 목적을 이루기 위한 것이다. 우리의 두 반쪽은 말다툼을 할 수도 있지만, 갈등을 처리함에 있어서 그들은 동등하다. 관계에 있어서 평등함에 대한 인식은 진정한 친구관계의 특징이기도 하다.
'아이들의 숨겨진 삶 (마이클 톰슨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집단생활의 법칙 (0) | 2017.09.24 |
---|---|
친구는 날개를 달아준다. (0) | 2017.09.22 |
친구는 놀이를 함께 하는 짝 (0) | 2017.09.18 |
놀이 하기 (0) | 2017.09.15 |
가정이 그토록 중요한 이유(2) (0) | 2017.09.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