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 그렇다면 의무를 위한 의무는 어떤가요?
노인: 그런 것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네. 의무라서 행하는 것이 아니라 의무를 게을리 하면 인간을 불편하게 하기 때문이라네. 인간이란 오직 한가지 의무만을 수행할 따름이라네. 바로 그의 마음을 만족시키는 것, 그 자신을 기분좋게 만드는 것이라네. .... 가장 근원적인 충동은 그의 본성과 욕구를 만족시켜 주는 것이고, 이렇게 해야 그의 영혼은 평화를 얻는다네.
젊은이: 그럼 모든 인간은 선하든 악하든 그들의 양심을 만족시키기 위해 일생을 바친다는 말이로군요.
노인: 양심! 그것이야말로 독립적인 통치자요, 인간 내면의 오만하면서도 절대적인 군주라네. 다양한 종류의 인간이 있기 때문에 각양각색의 양심이 존재하네. ...
젊은이: 우리를 바르게 이끌 양심을 갖고 태어나지 않았다는 의미인가요?
노인: 만약 우리가 그런 양심을 갖고 태어난다면, 어린애와 야만인들도 옳고 그름을 따로 배울 필요가 없을 테지.
젊은이: 양심은 교육시킬 수 있다고 하셨잖아요?
노인; 당연히 부모, 학교의 선생님, 종교적인 가르침, 그리고 책에 의해서 가능하지. 물론 그들이 할 수 있는 각자의 역할만을 할 따름이겟지만.
노인: 우리는 외부의 힘에 의해 만들어진다네. 우리 스스로는 아무것도 창출해내지 못하거든. 우리가 새로운 생각을 하고, 새로운 믿음과 행동을 실천할 때 그 충동은 언제나 외부에서 제안되어지는 거네.... 남에게 아픔을 주는 것에도 우리는 후회를 하지만 오직 상대의 고통이 우리를 괴롭게 할때만 이라네. 우리의 양심은 우리에게 고통을 줄 때 ,바로 남의 아픔도 알게 되는 것이라네, 남의 고통이 우리를 불편하게 만들 때까지 타인의 괴로움에 대해서는 절대적으로 무관심한 것이지. ... 우리 인간은 자신들에게 잘못된 이름으로 된 많은 자질들을 부여해주고 있다네. 바로 사랑, 미움, 자선, 동정, 탐욕, 관대함 등등 말일세. 즉 내 말은 각각의 속성에 잘못된 이름들을 붙이고 있다는 것이네. 그것들은 모두 자기만족이라는 또 다른 형태에 불과한 것이며, 변장에 너무나 능해 우리로 하여금 사실을 간파하지 못하게 하지. 또한 우리는 자기 희생이라는 교묘한 단어를 사전에 몰래 들여온 것이지. 허나 그 단어는 사실 존재하지 않는 것을 뜻하고 있다네. 그러나 그보다 더 나쁜 것은 모든 인간의 행동을 명령하고 강요하는 유일한 충동을 무시하며, 결코 언급하지 않는다는 것이지. 그 충동이란 어떠한 사태에서도 또한 어떤 대가를 치르고서라도 자신의 인정을 받으려는 욕구라네. 우리 인간의 존재는 이것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네. 그것은 우리의 호흡, 심장, 피와도 같은 것이지. 뿐만 아니라 우리를 유일하게 자극할 수 있는 것이요, 우리로 하여금 할 수 있게 하는 단 하나의 추진력이지. 만약 그 충동이 없다면 우리는 아무런 활력도 없는 시체와도 같을 것이며 세상은 멈추고 말 것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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