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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어떻게 배우는가? ( 존 홀

배움과 사랑

나는 무엇을 배웠던가?  아이들은 배우기를 좋아하며 아주 잘 배운다는 사실을 배웠다. 학교는 아이를 믿으려 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시키지 않는 한 배우려고 하지 않는다. 세상은 좋기만 한 곳이 아니다. 그러므로 아이들은 세상에 길들여야 한다. 그 과정을 참아내야 한다. 그건 너를 위해서야 언젠가는 고마워 하게 될거야. 우리가 배운 것은, 아이들은 머리가 좋고 열심히 배우려고 하며,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서 쓸모 있는 역할을 맡고 싶어한다는 바로 그 사실이다. 오늘날 미국은 물론 많은 나라에서 인위적으로 지능을 훈련시키는 기술과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나쁜 생각들은 거의 모두가 좋은 생각에서 시작되었다.

 

우리는 이미, 지식과 기술뿐 아니라 지혜마저도 학교 교육의 산물이므로 어떤 사람을 판단할 때는 반드시 그 사람이 몸담고 있던 학교와 거기서 이루어진 교육의 양을 기준으로 등급을 매기고 분류해야 한다고 믿게끔 길든 상태다. 밀리센트 쉰의 아름다운 책‘ 아기의 일대기’에서 다음과 같은 말로 이 책을 마감한다. “ 그리하여 쏜살 같이 빠르게 아름다운 한 해가 흘러갔다. 조그맣고 부드럽고 연약하던 우리들의 아기는 이제 귀여운 꼬마가 되어 아장아장 걷는가 하면, 옹알옹알 말도 배우기 시작한다.  아기가 들려주는 말은 생생하고 풍부하며, 그 귀여운 이기심은 어리광과 재롱으로 넘쳐난다.  온 몸과 마음으로 즐거워 하는 아기는 활짝 피어난 지성으로 가득 차 보인다. ...”

 

어른들은 터벅터벅 걷고 있다. 아이들은 빙빙 돌기도 하고,  펄쩍 뛰어보기도 하고, 깡충낑충 뛰기도 하고, 이쪽저쪽으로 달려가기도 한다. 디딛고, 걷고, 뛰어넘고, 돌아 걸을 수 있는 뭔가를 쉴 새 없이 찾아다니고, 오를 수 있는 것이면 뭐든 올라가보려 한다. 나는 그런 모습을 볼 수 없는 곳에서 절대로 살고 싶지 않다. 그 모든 활력과 바보같은 짓거리, 끝없는 호기심과 의문, 생기발랄한 이야기, 그 모든 사나운 열정과 위로할 길없는 슬픔, 무절제한 기쁨은 어쩌면 많은 어른들에게는 치료해야할 질병, 혹은 참아내야할 성가신 짐으로 여겨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에게는 국보보다 더한 가치를 매길 수  없는 보물이며 우리의 건강과 생존에 필수적인 자산으로 보인다. 

 

톱니바퀴, 나뭇가지, 나뭇잎, 아이들은 세상을 사랑한다. 그게 바로 아이들이 세상에 대해 그렇게 배우는 이유다.  모든 참된 배움의 중심에 있는 건 전략이나 사고의 기교가 아니라, '사랑'이다. 바로 그 사랑을 통해서 아이들이 배우고 자라도록 놔줄 수는 없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