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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어떻게 배우는가? ( 존 홀

지금 이 순간을 위한 열정

설명과 관련하여 교사들은 놀라운 미망에 사로잡혀 있다.  그들은 우리가 오랜 경험과 친숙해지는 과정을 통해 마음속에 세운 심상이나 구조, 그리고 현실적으로 효과가 있는 내적모델들을 단지 몇줄의 말로 바꾼 설명을 통해 다른 사람의 머릿속에 통째로 옮겨 심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말하는 사람이 설명하는데 굉장히 능하고 듣는 이 역시 말을 비언어적인 실재로 바꾸는데 숙련 되어 있다면, 그리고 무엇보다 이야기 하는 그 주제에 대해 공유할 수 있는 경험이 두 사람 사이에 많이 축적되어 있다면, 그러한 방법으로 진짜 뜻이 약간은 전달될지 모르겠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설명은 상대의 이해를 돕지 못하며, 심지어 방해하기도 한다. 많은 체제 옹호자들은 말한다. ‘인간의 지식은 상징으로 보존되고 전달됩니다. 그러니 우리 아이들에게 상징을 사용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고요.’  하지만 아이들이 상징에서 의미를 끌어낼 수 있으려면 즉, 다른 사람의 상징을 실재나 실제적인 모델로 바꾸기 위해서는 먼저 아이들 자신의 현실을 상징으로 바꾸는 법을 배워야 한다.

 

실재에서 상징으로 넘어가는 여행을 여러번 반복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아이들이 모르는 이야기를 하기 전에 우선 아이들에게 그들이 직접 보고 듣고 해본 것, 아는 것에 관해 말을 하고, 글을 쓰도록 해야 한다.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의미없는 상징과 말로 시작해서 설명이라는 방법으로 거기에 의미를 채워넣으려 한다. 그 결과 아이들은 모든 상징은 의미가 없다는 믿음을 갖게 되거나, 아니면 상징에서 의미를 끌어내기에는 자신의 머리가 너무 나쁘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것이 문제다. ‘마인드 스톰’ 저자 시모어 페퍼트는 컴퓨터로 작업하는 아이들이 사용하는 말, 그들의 행동과 배움의 과정을 관찰하며 아이들과 수학 그리고 보편적인 배움에 관한 몇가지 중요한 결론을 이끌어냈다. ‘수학을 배울 때 아이들이 겪는 어려움은 학습된 것임에 틀림없다. 우리의 교육 문화는 수학 학습자에게 자신이 배우고 있는 것을 이해할만한 자원이나 수단을 거의 제공하지 않는다. 그 결과 우리아이들은 기계적 암기식 학습법을 억지로 따라가게 되는데,  이는 수학을 배우는 데 가장 안 좋은 방법이다. 암기식 학습법 속에서 학습의 내용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으로 취급된다.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억지로 시키고 있는 종류의 수학은 무의미 하며 재미도 없고, 별로 유용하지도 못하다... 모든 아이들은 취학 연령이 되기 전에 이미 세상에 대해 자기 나름의 이론을 하나 이상 세워둔다. 그 이론을 바탕으로 조금씩 어른 같은 관점으로 옮겨가는 것이다. ... 아이들은 하나의 정답에서 좀더 발전된 정답으로 나아가는 배움의 길을 따르지 않는다. 아이들 에게 자연스런 배움의 길은 틀린 이론까지 포함하고 있다.  그리고 그 틀린 이론은 올바른 이론 만큼이나 이론 구성에 관해 많은 것을 가르쳐 준다. ’  아이들이 어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맨 처음 하는 일은 눈에 보이는 장면과 귀에 들리는 소리를 통해 사람들이 내는 소리는 그들의 감정이나 행동과 아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을 서서히 직관하게 될 것이다. 아이들은 언어의 구조적인 문법이나 단어의 뜻을 알기 훨씬 이전에 이와 같은 정서적 문법을 먼저 배운다.

 

말의 이면에 존재하는 내용에 대한 느낌, 이 말들이 왜 여기서 이루어지고 있고 무슨 일을 발생 시킬 것인지에 대한 느낌, 이 말들이 왜 여기서 이루어지고 있고 무슨 일을 발생 시킬 것인지에 대한 느낌이야말로 아기들이 모국어에 관해 배우는, 그리고 배워야 할 첫 장이다.  어린 아이들이 갖는 의문은 대개가 어떤 대답도 얻지 못하는 것일 때가 많다. 아이들은 끊임없는 불확실성과 놀라움 속에 살고 있다. 내가 앞에서 한 많은 이야기들은 어린 아이들이 타고난 배움의 방식과 관련이 있다. 아이들은 호기심이 많다. 그들은 사물에서 의미를 끌어내길 원하며 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싶어한다.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일을 똑같이 할 수 있기 바라고 자기 자신과 주변환경을 조절하는 능력을 확득하길 원한다아이들은 또한 주변의 이상하고 어지럽고 복잡한 세계로부터 스스로를 차단하지 않는다.  그 대신 세상을 관찰한다. 면밀하고 또 예리하게 그러고는 한껏 세상을 받아들인다.

 

아이들은 실험정신도 뛰어나기 때문에 단순히 주변세계를 관찰하는데 그치지 않고 직접 맛보고 만지고 들어 올려보고 구부려보고 심지어 부수어 보기까지 한다. 현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기 위해 현실을 직접 움직여 보는 것이다. 아이들은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엄청난 불확실성과 혼란, 무지, 미결정상태를 견디기에 충분한 참을성도 지니고 있다. 아이는 어떤 새로운 상황을 맞닥뜨릴 때 즉각적으로 의미를 구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의미가 다가올 때까지 기다릴 줄 안다. 아이들은 우리처럼 일을 솜씨있고 꼼꼼하게 처리하고 싶어한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들은 진짜 단어를 알기 전에도 말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아이들은 나중에 말하기를 시작하려고 단어들을 배울 뿐이다. 아이들은 나중에 글쓰기를 시작하려고 진짜 글자와 철자법을 배우지는 않는다아이들은 다른 사람들도 지금 당장 자기가 쓴 글을 읽을 수 있게 하려고, 진짜 글자와 철자법을 배운다.

 

아이들에게 배움에의 호기심과 에너지, 결단력,  참을성을 주는 것은 미래가 아닌 지금 당장 실제적인 일을 하고자 하는 욕구와 결의이다. 아이들은 얼마동안 어떤 한 관심사에 지칠줄 모르는 호기심을 불태우면서 하루에 몇시간씩 몇날 며칠을 그에 관련된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말을 하고, 질문을 하기가 쉽다. 그러다가 갑자기 그 관심사를 접고 완전히 다른 문제로 발걸음을 돌리기도 한다. 말하기, 읽기, 쓰기, 그리고 다른 많은 일에 있어서 아이들은 재촉하거나, 창피를 주거나, 겁을 않으면 대부분의 실수를 스스로 알아채고, 정정할 수 있다. 세상을 이해하고 그 세상안에서 능숙해지고자 하는 아이들의 욕구는 음식이나 휴식, 잠에 대한 욕구만큼이나 깊고 강하다.  때에 따라서는 오히려 더 강할 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