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가장 효율적으로 배우는 시기는 학교에 들어가기 전이다. 우리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건 생각하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그러나 학교에서 실제로 하고 있는 일은 나쁜 방식으로 생각하도록 가르치는 것이다.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중 극히 소수만이 우리가 가르치려는 방식으로 배우는데 능숙해질 뿐 대부분의 아이들은 수치심을 느끼고 겁을 먹고 기가 꺾여버린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틀에 박힌 인간이 될 것이며 이것이 바로 학교에서 일어나는 진짜 실패다. 학교는 모든 아이들이 성장할 수 있는 곳, 몸이나 지식뿐 아니라 호기심, 용기, 자신감, 독립심, 활달함, 참을성, 능력, 이해력을 키울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한다. 내가 이 책에 쓴 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하라면 이렇게 줄일 수 있다. '아이들을 믿어라'. 이보다 간단한 것은 없다. 하지만 이것만큼 어려운 것도 없다. 왜냐하면 아이들을 믿으려면 우리 자신을 믿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대부분은 어린시절부터 자신은 믿을만한 사람이 못된다고 배워왔다. 그래서 우리 자신이 어린 시절 대우받아온 것처럼 아이들을 대한다.
우리가 할 일은 두려움과 불신이라는 이 기나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버리고, 아이들을 믿는 것이다. 학교는 교육과 가르침이 산업적 생산과정에 다름아니라는 잘못된 생각을 강하게 고집하고 있다. 이른바 위에 있는 분들은 그 생산과정을 세세한 부분까지 일일이 고안하고 기획하여 교사들에게 강요한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 또한 그 생산 과정에 의해 훨씬 더 조각조각 나뉘어졌다. 어떻게 배워야 한느가?강렬하고, 생생하고, 기분 좋은 경험이야말로 가장 기억하기 쉽다. 그리고 기억력은 강요받지 않을때 가장 잘 발휘된다. 아이들을 두려움에 떨게 만드는 것이야말로 아이들의 배움을 정지시킨다는 사실을 아는 데 굳이 설명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아이들을 관찰거리가 무궁무진 하고 흥미로운 존재로 여기게 된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다.
이전에는 한번도 알아채지 못한 많은 것들이 눈에 보이고, 그 안에서 생각할 거리를 발견하게 된다. 나 자신에게도 어린아이들은 점점 더 흥미로운 존재가 되고 있다. 아기들이 주변세계를 탐구하고 인지하는 모습을 관찰하는 것은 나에게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일중 하나이다. 그들의 말과 행동은 어른들의 말이나 행동에서는 발견하기 힘든 수많은 즐거움과 진지한 생각거리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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