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戒 老 錄 소노 아야코

처신

생활의 커다란 변화만큼 노인을 피곤하게 하는 것은 없다. 또한 그러한 때에 노인만큼 짐스러운 존재도 없다. 모두가 걱정하고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은 다소 잠을 덜 자거나 끼니를 걸러도 몸을 유지할 수 있다그러나 노인은 애들처럼 잠시 잠을 못자거나 식사를 제때 하지 못하면 몸이 좋지 않다. 그렇게 되면 바쁜 와중에 젊은이들에게 또 다른 걱정거리를 만들어주는 일이 된다.  벚꽃이 만발한 봄날이나 상쾌한 가을 날 장례식이 있는 날은 거의 없다대부분 장례식이란 여름 중에도 아주 무더운 날이나  몸이 얼어 붙는 추운 겨울 날에 많다그것은 헤어짐이 그렇듯 비통하게 느껴지기 때문이겠지만 고령자는 그런 행사에 참석하여 그로인해 병이 나는 경우가 많다. 손자의 결혼식에는 참여하여야겠다는 생각은 항상 마음에 활기를 주지만, 나가야 하는 것이 일종의 의무로 생각되면 가지 않는 편이 좋다.

 

노인을 위한 시설은 동네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많다. 멀리 떨어진 적막한 생활이란 결코 노인에게 좋다고 할 수는 없다. 그것은 기분을 침울하게 하고 우울증 증세를 더욱 조장시킨다. 이런 노인에게는 될 수 있으면 동네 한가운데 있는 노인 복지시설이 필요하다. 노인에게 강한 자극은 금물이라 하지만 자극이 아주 없는 것도 좋지 않다. 사람 사는 곳에 있다 보면 노인에게도 일할 기회가 생기고 무엇보다도 무엇인가 사람 살아가는 냄새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좋다자연 속에서 생활하는 것이 얼마나 혹독한 것인지 대부분 잘 알지 못한다. 더위와 추위, 비바람, 농작물의 고된 일생활의 불편함, 이러한 것들에 정면에 맞서야 한다는 점에서 시골생활에도 적극적인 의미가 있는 것이다그 무엇과도 맞서지 않고 그저 조용히 자연 속에 놓여지는 것은 버려진 것과 다를 바 없다머지 않아 노인들 대부분은 도시에서 성장한 사람들이 될 것이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깨끗한 공기보다 아마도 인간다움이며 붐비고 혼잡스러운 도시의 분위기 일 것이다.

 

나에게 좋은 일이 하나도 없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 세상에서 그 어떤 좋은 일도 전혀 없었다고 하는 사람은 드물다. 어떤 처지에서도 마음을 열면, 반드시 감동할 일이 생긴다. 정성으로 그것을 찾아내어 음미하고 많은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면, 이런 것들을 체험하는 것만으로도, 이 세상에 태어나서 좋았다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출발점을 늘 제로 시작하자. 제로에서 보면 아주 적은 것도, 없는 것보다 나은 것이 된다. 덧셈 행복을 느껴라. 뺄셈 불행을 생각하지 말고

 

죽음에 대해서는 늙어서 생각할 것이 아니고, 어렸을때부터 생각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죽음의 개념에는 두가지가 있다. 아이들이 두려워 하는 죽음, 시체, , 화장터 등 이런 개념으로 죽음을 아이들에게 주입시키는 것은 별로 좋지 않을지 모른다늙는 것과 죽는 것, 어느 것도 우리가 바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바라지 않는 모든 것을 뛰어 넘어려면 그것에서 도망쳐서는 결코 해결되지 않는다. 해결이란 직시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자신이 그렇게 되기 이전부터 그렇게 되어버렸을 때의 일을 생각하는 것이 인간다운 행위다. 세상사 어려운 예상을 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나이를 먹어간다는 정도의 예상이라면 가능하다. 그러한 예상을 하는 것이 인간과 동물을 구분하는 근본적인 능력의 차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역시 미리 '죽는 것'과 '죽음'에 대해 친숙해지는 편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戒 老 錄 소노 아야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살펴 주는 사람에게 감사할 것, 죽음  (0) 2009.09.30
늙어가는 과정을 자연스레 받아들인다.  (0) 2009.09.28
운동  (0) 2009.09.24
마음가짐  (0) 2009.09.23
몸 가짐  (0) 2009.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