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戒 老 錄 소노 아야코

몸 가짐

 노인이 되면 피부가 건조해지고 몸냄새가 없어지게 된다고 하지만, 노인 독특한 냄새가 날 수 도 있다. 특히 입 냄새를 알려주는 친구를 갖는 것도 중요하다. 입 냄새를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노인의 짙은 화장은 별로지만 차림새를 단정히 하는 것은 노인일수록 필요하다. 생활환경이 갖추어져 있지 않으면 불가능하지만, 만일 건강이 허락한다면 노인은 매일 목욕을 하고 늘 피부를 청결히 하고 낡았더라도 잘 세탁한 옷을 입어야 한다노인들이 사용하는 향수는 퍽 애교스럽고 괜찮은 것이다. 산뜻하고 깔끔한 노인의 주위에 사람이 모여들고, 그럼으로써 생활도 생동감 있게 된다. 나이 들면 불결한 것에 태연한 사람들이 있다. 나이가 많아짐에 따라서 시력, 후각이 쇠퇴하는 것은 어쩔도리가 없으나 침구, 셔츠, 잠옷 등도 더러운 것을 태연하게 입는 사람들이 있다. 청결하게 하는 것은 자신을 위해서도 그렇지만, 동시에 주변사람에 대한  예의다.그러므로 속옷은 자주 갈아 입고 침구, 잠옷 등도 자주 세탁하는 것이 좋다.  어쩐 일인지 화장실에 들어가 문을 완전히 닫고 잠그는 이런 일 조차도 나이가 들면 귀찬아지는 것 같다. 노인이니까 열어둔 채 용변을 봐도 별 대수로운 일은 아니라고 하면 할 말은 없으나, 문제는 그러한 정신상의 해이와 세상사람에 대한 배려의 결여다노인이 되면 옷차림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 없는 것 같지만,복장을 아무렇게나 입기 시작하면 마음이 해이해지고, 아무도 탓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버린다.비교적 젊었을 때부터 여자는 양말을 단정히 신고, 내의도 잘 갖춰 입고 외출할 때는 액세서리등을 잘 챙기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습관을 갖고 있어야 한다.

 

단정치 못한 복장을 하면 편할 것 같지만 반드시 그런 것 만은 아니다. 체력이 떨어지고 건강이 악화되면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흐트러진다. 그 이전까지만이라도 할 수 있는 한 자신을 엄격히 통제하는 것이 좋다젊었을 때 미인이었다고 하는 사람중에 갱년기를 지나 미모의 쇠락을 느끼게 되면 갑자기 낙심해버리는 사람이 많다. 무엇보다도 확실한 것은 인간은 다른 사람의 얼굴에 대해 그 당사자 만큼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객관적으로 볼 때 여배우 같은 사람은 별개지만, 인간은 본인이 생각하는 것만큼 젊었을 때 그다지 아름다웠던 것도 아니며 현재가 추악한 것도 아니다. 정말로 보기 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성형수술을 받아도 좋겠지만, 그것은 그 사람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지 못한다.

 

소위 말하는 지저분하다든가, 꾀죄죄하다는 표현은 노인 자신의 심신 상태와는 별도로 신변의 변화가 적어지면서 정체된 느낌을 줄 때 자주 쓴다. 노인이 되면 때도 덜 타기 때문에 그다지 세탁을 자주 하지 않아도 될지 모르겠다. 또 사회생활로부터 집안에 들어앉게 되어 손님을 위해 집안을 깨끗하게 할 필요도 적어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주위 물건은 전부가 고색창연한 물건들로 가득 차게 된다. 앞으로 반세기를 더 살수 있는 것도 아니며 지금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도 이해가 가며 언제까지 살게될 것인지 모르게 되므로 돈도 가급적 쓰지 않겠다는 것도 이해가 가지만 작은 물건들을 조금씩 장만하는 것은 필요하다예쁜 타올을 주변에 두고 싶어하는 할머니는 어딘지 생활이 화사하다. 치솔, 방석, 베게잇, 실내화, 빗 같은 물건은 별로 비싸지도 않다. 약간은 비싸더라도 새것을 장만하면 같은 방이라도 기분이 새로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우리 몸의 세포도 그러하듯 낡은 것은 새로운 것으로 바뀌어야 마땅하다. 나이 들어 필요한 것은 단순한 생활이다그러나 그것은 말처럼 쉽지가 않다.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인간은 버리는 것에 용기를 필요로 한다일년이 지나도록 한번도 사용하지 않는 물건은 필요 없는 것으로 생각해 처분해야 한다. 그러나 버리는 행위자체가 귀찮아서 있는 물건을 그대로 둔다노인이라는 소리를 들을 즈음부터는 조금씩 처분해 가면서 죽음을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지나치게 금욕적이면 삶에 대한 의욕이 꺾이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줄여가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만은 마음속 깊이 명심해 두는 것이 좋다.  재산조차도 아무 생각없이 남기게 되면, 후에 남아 있는 유족들은 번거롭고 힘이 든다.

 

 

 

'戒 老 錄 소노 아야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운동  (0) 2009.09.24
마음가짐  (0) 2009.09.23
노인대우, 건강관리  (0) 2009.09.22
사회적 집착, 동정심, 이혼  (0) 2009.09.22
고정관념  (0) 2009.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