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戒 老 錄 소노 아야코

마음가짐

 누가 주는 것이면 무엇이든 받고 보자는 것은 거지 근성이 나타나는 증거이다. 자신의 일은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 행복이라 느끼는 사람은 몇 살이 되더라도 젊고 또한 그런 생각이 앞으로도 그 사람의 젊음을 계속 유지하게 한다. 노인이 화초를 가꾸는 일은 확실히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초목은 묵묵히 자라든가 묵묵히 시들어가므로 본질적으로 그다지 호된 정신적인 활동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거기에 비하면 인간의 마음을 파악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인간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거짓말을 하기도 하며, 모순되는 여러가지 요소를 동시에 마음에 품고 있다. 그런 심리는 바깥세상의 영향을 받고 변화한다. 꼭 집어서 어떻다라고 한가지로 설명 할 수 없다화초를 상대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하나의 안이한 생활 방식이라는 것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된다살아간다는 것은, 사람들 한가운데에서 더불어 고민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죽기 전에 생각이 필요한 책을 읽는 것도 좋다. 나이 들어 함축된 의미를 천천히 알아가는 것도 노인의 특권이 될 수 있다. 몇 살이 되어서든지 무슨 공부를 시작하면 좋을 것이다. 조용히 공부를 지속하게 되면 언젠가 물 흘러 넘치듯 그 성과가 나오게 되는 법이다일생동안 어찌되었든 비와 이슬을 막아주는 집에 살수 있었, 매일 먹을 것이 있는 생활이 가능했다면, 그 사람의 인생은 기본적으로 성공이다. 만일 그 집이 깨끗하며 목욕탕과 화장실이 있고 매일 뽀송뽀송한 이불에서 잘 수 있고 느추하지 않는 옷을 입을 수 있고, 영양이 골고루 섞인 맛있는 식사를 하며, 전쟁에 휘말리지 않고, 병이 들었을 때는 진료를 받을 수 있는생활을 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의 인생은 지구수준에서 대단한 행운이다. 만일 그 사람이 자신이 좋아하는 공부를 하고 사회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사랑도 알게 되며 인생의 한 부분을 선택할 수 있었고자유스럽게 여행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독서를 하며, 취미생활을 할 수 있게 되, 가족이나 친구들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았다면그 사람의 인생은 그야말로 대성공이다. 

 

일방적으로 자신의 체력과 기력을 표준으로 자신도 이 정도의 일을 해 낼 수 있으니 상대도 가능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 사람이 있다. 특히 고령이 되어 의기 양양한 사람은 더욱 더 의기양양해지고, 기분이 처진 사람은 더욱더 의기소침해지게 마련이다. 그 격차는 심한 것이므로 늘 자신의 체력이나 기력을 기준으로 다른 사람의 생활방식을 단정짓는 것은 피해야 한다여자의 경우 옛날에는 미인이었다. 남자의 경우 옛날에는 꽤 여자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왕년에 어쨌다는 등의 말은 많은 사람을 웃기려고 작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이제는 발 빠르게 무엇인가를 할 때는 아니다. 서두르는 일은 노년에 아무런 좋은 일도 가져오지 않는다. 남아 있는 시간은 적지만 저마다의 인생 길이 있으므로, 천천히 게으름 피우지 않고 계속해서 나아가면 족한 것이다. 노인의 갖가지 심신의 사고는 서두르는데서 일어난다. 물론 노인이 되기 이전에는 서두르지 않으면 안된다. 그 동안 이루어야 할 일을 해놓지 않으면 더 이상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 40대에 뭔가 몰두할 일을 갖지 못한 사람은 인생의 반은 실패하고 있는 것이다노년은 한걸음 한걸음 걸어 나아가면서 인생을 음미할 수 있는 나이다. 그런 의미에서 누구나가 예술가이다서두를 필요는 없다. 무엇이든 느긋하게 하고 느릴수록 좋다.

 

노화의 한가지 징후는 외부세계와의 단절이다. 즉 외부 세계를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혹은 자신의 일만으로도 힘에 부쳐 다른 사람의 일을 전혀 생각할 수 없는 경우거나 어느 한쪽이다. 그러나 문을 걸어 잠그고 방에 혼자 있는 것이 아닌 한, 우리들은 외부와 늘 접촉하며 살아가고 있다. 외부 세계와 관계를 갖는다는 것은 서로 주고 받고 있는 존재라는 것이다. 외출하게 되면 물건을 사는데도, 차를 타는데도, 새로운 제도로 바뀌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나는 아무 것도 모르니까 잘 부탁합니다. 하면서 남에게 모두 맡겨서는 안된다

 

인간에게도 동물에게도 살아간다는 것은 물과 먹이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위험이나 불안도 때로는 필요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그것이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의 생리에 바람직한 효과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긴장은 필요하다정부가 안심하고 살수 있는 사회를 건설하자는 등의 허튼 소리에 가까운 무책임한 말을 하지만, 안심할 수 있는 사회라는 것이 이 세상에 출현하는 일은 결코 없다는 것쯤은 잘 새겨 두는 것이 좋다. 설사 그런 사회가 건설된다면 사람을 나약하게 만들거나 죽이기 위한 음모라고 생각하는 편이 낫다. 전혀 긴장이 없는 곳에는 건전한 생활이라는 것도 있을수 없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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