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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삶 (앙토냉 질베르 세르티

고요하게 묵상하라

삶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다른 무엇보다 필요한 핵심적 보호장치는 우리가 안팎으로 고독해질 수 있도록 현명하게 준비하는 것이다.  아퀴나스는 이것을 아주 깊이 확신해서 지성인에 게 전하는 16가지 조언 가운데 7가지를 교제와 은거생활에 할애했다.

 

천천히 말하고 응접실에 갈 때는 천천히 가라’

‘다른 사람의 행동은 궁금해하지 마라’

‘모두에게 공손하라’

‘그러나, 누구와도 친밀하게 지내지 마라. 지나친 친밀함은 경멸함을 낳고, 정신을 흐트러뜨리는 원인이  된다.’

‘세상 사람들의 언행에 분주히 참견하지 마라’

무엇보다도 무익한 외출을 피하라’

‘ 포도주 저장고에 들어가고 싶다면, 너의 작은 방을 사랑하라’ 여기서 포도주 저장고는 영감의 안식처이자  열정, 천재성, 발명, 열성적인 탐구가 퍼져나가는 중심이며, 정신의 활동과 그 현명한 기쁨의 무대다‘

 

말을 많이 하면 물이 쏟아지듯 정신이 쏟아진다. 모두에게 온화하게 대해라. 지나친 친밀함은 우리를 목표에서 벗어나게 하므로 그들과도 너무 가깝게 지내는 것을 삼가라. 도덕 혹은 앎과 전혀 관련이 없는 세상의 언행 때문에 분주히 움직이지 마라. 시간을 잡아먹고 정신을 종잡을 수 없는 생각들로 채우는 쓸데없는 외출을 삼가라. 내적 고독과 고요는 정신의 두 날개다.  앎의 개척자, 영감을 받는 예술가, 평범한 사람, 이들 모두는 고독, 침묵의 삶, 밤에 찬사를 바쳤다. 세상의 모든 생물을 살펴볼 때 서둘러서는 안된다. 시간을 들여 천천히 해야 한다.  가장 아름다운 자연의 노래는 밤에 들려온다. 나이팅게일, 귀뚜라미는 어둠 속에서 노래한다. 계시를 받은 사람, 시인, 탐구자,  진리를 찾으려는 사람은 모두 충만하고 방대한 공허 속에 깊이 침잠해야 한다.

 

위대한 사유는 무의미한 소음과 잡념에서 멀리 벗어났을때만 찾아왔다. 중요한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명확히 구별해야 한다.  사유하는 사람인 당신은 왜 평범함에서 벗어난 삶, 봉사하고 잡중하는 삶,  따라서 고독한 삶에서 왔는가?  이 삶을 선택했기 때문이 아닌가?  은둔하지 않고서는 영감을 얻을 수 없다. 고요가 당신을 사로잡을 때  소란스러운 인간의 길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때, 성스러운 불꽃은 침묵 속에서 활활 타오른다평온한 질서, 즉 평화가 당신의 사유와 감정, 탐구를 정돈할 때, 당신은 배움을 위한 최상의 상태에 있는 것이다. 사소한 일을 하느라 머뭇거리거나 세월속에 인생을 흘려보넬 순간이 아니다.

 

고독속에서 당신은 당신 자신을 만날 수 있고 이것은 스스로를 이해하고 싶다면 꼭 필요한 일이다. 고독속에서 자기 자신과 친밀하게 지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라. 사람을 만나고 오면 항상 왜소한 인간이 되어 돌아온다. 스스로를 단단히 붙잡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군중에 섞일 경우 정체성을 잃어버린다. 그러므로 반드시 그 전에 스스로를 붙잡아야 한다. 신체를 위한 세가지 목욕, 공기욕, 몸안의 배설물 배출을 추천한다. 운동선수가 그에게는 삶 자체인 내적 운동으로 근육을 느끼고, 경기를 준비하듯이 정신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인성을 강화하고, 적극적인 의식을 만들어내기 위해, 나는 여기에 고요로 씻어내는 영혼의 목욕을 덧붙이고 싶다

 

아퀴나스는 그 누구도 끊임없이 관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직 관조를 위해서 사는 사람은 다른 모든 것을 관조로 향하게 하고, 가능할 때면 언제나 관조를 하고, 살아있는 한 계속 관조한다. 우리는 내적 자유를 통해서만 무언가와 합일 할 수 있다. 사람이나 사물이 자신을 사로잡거나, 이리 저리 끌어당기도록 내버려두는 것은 분열을 재촉하는 일이다.  눈에서 멀어질수록 마음에는 가까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