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학문이 근언들에 대한 앎이라는 것을 끊임없이 되풀이 해 경험한다. 중요한 것은 자연의 삶을 이루는 것들 즉 의존성, 영향의 전파, 연결고리 , 교환이다. 각각의 진리는 고립된 것이 아니라, 사방과 연결되어 있음을 드러내는 하나의 조각이다. 특정한 진리가 무대를 차지할지 모르지만, 그 너머에는 무한한 공간이 있다. 실제적인 것은 우리가 보는 영역에서만, 우리가 앎으로 분석할 수 있는 영역에서만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어떤 사소한 일을 하느라 바쁠 때에도, 우리는 삶을 덧없어 보이게 하는 진리에 의존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무한한 존재와 무한한 시간에 둘러싸인 공부는 참으로 영원성에 대한 공부가 된다.
인간의 복합적 본성 때문에 순수한 사유와 가장 관련이 적은 육체적 기능까지도 정신적 기능과 분리할 수 없다. 훌륭한 신체에 고결한 영혼이 깃든다. 사유는 신체기관 전체를 움직이는 오랜 준비과정을 거친 후에야 태어난다. 세포의 화학작용은 모든 것의 기초이고, 가장 눈에 띄지않는 감각기능이야 말로 경험의 토대다. 이 경험은 습득한 것을 천천히 가다듬고, 기억을 통해 고정하는 감각작용의 산물이다. 지적작용은 생리현상 한가운데서 일어나며, 더구나 생리현상의 연속선상에서 생리현상에 의존하여 일어난다. 이미지, 감정, 감각의 총체적 복합체를 떠올리지 않고서는 그 누구도 사유할 수 없다. 재능은 동일하더라도 병이 있는 사람들은 분명 심각한 결점을 가진 것이다. 위가 병들면 그사람의 성격이 변하고, 성격이 변하면 사유가 변한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것은 사유하는 이에게도 진리이다. 사유하는 이는 그 생체리듬이 특별하다. 사유하는 이는 자신의 생체리듬에 주의해야 하며 주저하지말고 전문가에게 조언을 들어야 한다. 우리 현대인은 때로는 너무나 빈곤한 철학을 드러내지만 위생에 대한 정보는 풍부하다.
되도록 신선한 공기속에서 지내라. 공부의 중추인 집중력이 호흡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은 공인받은 사실이다. 낮이나 밤이나 신경써서 창문을 활짝 혹은 일부 열어두는 것, 자주 숨을 깊게 들이마시는 것, 공부하기 전후에 걷거나, 랍전통에 따라 걸으면서 공부하는 것, 이런 습관은 모두 건강에 무척 좋다. 폐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고, 바른 장기들을 압박하지 않는 자세로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 집중해서 공부하다가도 이따금 깊이 숨쉬기 위해 몸을 이완하고 팔다리를 쭉펴면 도움이 된다. 느리고 깊게 숨을 쉬면 더 효과가 좋다. 건강과 관련된 것이라면 어떤 것도 간과하지 마라. 매일 운동해야 한다. 운동할 시간이 없는 사람은 반드시 아픈 시간이 있을 것이다. 기분 전환을 위해 가볍게 운동하는 것이 정신과 신체에 좋다. 휴가는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야외에서 운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식사에 신경써라. 손쉬운 방법으로 조리한 담백하고 가벼운 식사를 적당량 먹으면 자유롭고 기민하게 공부할 수 있다. 사유하는 이는 소화하느라 인생을 낭비하지 않는다. 수면에는 더욱 신경을 써라. 너무 많이 자지도 말고 너무 적게 자지도 마라. 당신 자신을 주의깊게 살펴라. 지성인에게는 영혼의 도구인 신체를 돌보는 것이 덕이요 지혜임을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 쾌락을 탐닉하는 사람은 자기 신체의 적이기에 머지 않아 자기 영혼의 적이 된다. 금욕은 공부에 꼭 필요하다. 신체를 통제하고 금욕하는 것은 신체를 돌보는 것과 더불어 그 자체로 이로울뿐 아니라, 당신의 미래를 지켜줄 가장 소중한 보호장치 가운데 하나다.
소명을 굳건히 다지고 능력을 현명하게 사용하기 위해 모든 것을 공부에 쏟으려면, 내면을 구성하는 것만 으로는 부족하다. 거기에 더해 외적생활, 즉 삶의 뼈대와 의무, 교제, 환경을 정돈해야 한다. 반드시 삶을 단순화 해야 한다. 당신 앞에는 험난한 여행이 기다리고 있으니 너무 많은 짐을 지고 떠나지 마라. 외적환경이 동일하다면 단순화 하려는 마음속의 바램은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으며, 외부에 있기 때문에 제거할 수 없는 것일지라도 영혼에서 몰아낼 수 있다. 넉넉한 평화로움과 약간의 아름다움, 시간을 절약해 주는 적절한 편의시설이면 충분하다. 삶의 속도를 늦추어라. 연회, 새로운 의무를 부과하는 방문, 이웃과의 형식적인 교제, 아주 많은 이들이 남몰래질색하는 인위적 삶의 온갖 복잡한 의식들은 공부하는 이를 위한 것이 아니다. 사교활동은 공부에 치명적이다. 과시욕과 방탕한 정신은 사유를 파멸시키는 적이다. 시간과 사유, 자원, 역량을 야금야금 갉어먹는 일과의 그물에 뒤엉키지마라. 스스로의 안내자가 되어 관습이 아니라, 자신의 신념에 따라 행동하라.
소명은 집중을 뜻한다. 지성인은 모든 자원을 영감의 불꽃을 지피는 데 써야 한다. 공부와 공부를 돕는환경 이외에 사소한 일을 하느라 돈과 집중력을 낭비하기보다는 장서를 모으고 유익한 여행이나 평온한 휴가를 준비하고, 영감을 되살리는 음악을 듣는 편이 훨씬 낫다. 정신을 가볍고 자유롭게 하려면 물질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 영혼에 대한 아내의 몰이해에서 비롯된 불화는 생산에 치명적이다. 그 불화는 끊임없는 불안으로 정신을 좀먹고 정신의 원대한 열의와 기쁨을 모조리 파괴한다. 고된 공부를 마친 남성은 보살핌과 고요가 필요하다. 편히 쉬게 하고, 용기를 북돋워주고, 그가 하는 일에 관심을 보여라. 그가 스스로를 과소비하여 고갈되었을 때 힘을 주어라. 아이들은 삶을 헝클어뜨리지만 아주 달콤하게 헝클어뜨리기 때문에 아버지의 자원을 줄이기보다는 오히려 새로운 용기를 준다. 아이들은 귀찮게 하는 것만큼이나, 혹은 그 이상으로 기운을 북돋운다. 기꺼이 믿고, 기꺼이 소망하고, 기꺼이 원대한 꿈을 꾸고, 안내자인 아버지에게 기꺼이 모든 것을 기대하는 아이들은 사유하는 당신을 고양시키고, 당신에게 소망할 동기를 제공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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