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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감을 느끼는 아이로 키우기 (카

아이의 속도를 존중하라

아이들이 경이감을 느끼는 첫번째 창문은 바로 자연이고, 이 창문이 아이들이 잃어버린 경이감을 되찾도록 도와줄 수 있다. 오늘날 아이들은 뭔가를 원해, 체험하고 노력하기도 전에 모든 것을 받는데 익숙해져 있다. 오늘날 아이들이 자연주기를 따르는 것은 임신기간 말고는 없다. 오늘날 아이들은 우리가 어렸을때 처럼 나무에 오르고,  무성한 수풀뒤에 숨을 수 있는 숲으로 돌아가야 한다.  우리는 아이들이 달리고 뛰며, 발견하고 상상하게 할 수 있는 열린 자연의 공간을 찾아봐야 한다. 해가 나는 날뿐만 아니라 비오는 날에도 생태계에 사는 생물들과 채소, 여러 색깔, 냄새는 우리에게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우리는 자연이 아이들에게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같다. 아이들이 나무에서 떨어질까봐 두렵고, 새옷이 더럽혀 지는 것이 싫고, 가시덤불에 찔릴 것 같고, 꽃을 만지만 알레르기가 생길지 모르고, 비를 맞으면서 걸으며 감기가 걸릴 수 있고... 부모들의 온갖 근심, 걱정 때문에 아이들은 좀처럼 이런 일들을 경험하지 못한다. 때때로 부모들이 자연을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존재로 본다는 것은 참 신기한 일이다.  그리고 이 두려움은 곧 자녀들에게 흘러간다.

 

아이들에게는 자연 친화력이 있다. 지구환경문제의 창시자인 레이첼 카슨은 일리있는 이유를 제시한다. ‘아이들은 작고 우리보다 땅에 가까이 있기 때문에, 작은 것들을 더 잘 이해하고 즐기며 주목하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는 우리가 서두르며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고, 그렇게 지나쳐서 자주 잃어버리는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것이 쉰운 건지도 모르겠다. 확대경으로 눈송이를 본 사람은 알겠지만, 자연에서 가장 멋진 것들은 아주 작다.’ 자연은 아이가 식물과 곤충을 바라보고, 흙과 물을 가지고 노는 동안 오래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준다.  최근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자연에서 하는 놀이는 어린이의 주의력결핍증상을 완화시켜 준다. 또한 자연은 우리 자녀들이 이 세상의 자연법칙을 배울 수 있는 첫 번째 학교다. 

 

“그는 목마름을 달래주는 최신 개량 알약을 파는 사람이었다. 일주일에 한 알만 먹으면, 다시 목이 마르지

않다는 것이다.

어린 왕자가 물었다.  ‘아저씨는 왜 이런 것을 팔죠?’

장사꾼이 말했다.  ‘시간을 크게 절약할 수 있지’

‘전문가들이 계산을 했어. 일주일에 53분이 절약된단다’

어린왕자가 물었다. ‘그럼 그 53분으로 뭘 하지요?’ 

장사꾼이 말했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나라면 ’어린왕자는 혼자 생각했다. ‘내가 그 53분을 써야 한다면, 아주 천천히 샘터로 걸어가겠다...”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어린왕자’)

 

우리의 눈으로 보면 아이들은 달팽이처럼 느리다. 옷입는 것도, 말을 듣는 것도, 이해하는 것도, 먹는 것도, 심지어 걷는 것까지 모두 느리다. 아이들의 시간은 어른들의 속도로 흐르지 않는다. 빠름과 느림은 아주 주관적인 개념이다.  과연 아이는 무엇과 비교해서 느린 것인가?  우리의 속도와 비교 하니까 느리게 보이는 것이다. 아이들은 현재의 순간을 즐기는 살아가는 반면, 우리는 미래를 사는 경향이 있고, 매일 어디를 향해 가야 하는지도 잘 모른채 목표만 향해 달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현재를 아주 진지하게 살아간다. 뭔가 의무를 다하기 위해 사는 것도 아니고, 정해진 시간표를 생각하지도, 다 한 일을 하나씩 지워나가지도 않는다. 과거를 그리워하지도 않고, 시간을 벌어둔다는 개념도 이해하지 못하며 '아마도' 라는 삶을 살지 않는다. 그저 현실을 즐길 뿐이다. 

 

아이들의 속도는 우리의 속도와는 확실히 다르다. 우리가 아이들의 필요를 채워주고 싶을 때, 아이들에게는 그것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필요할 때 잘해주는 것 뿐만 아니라, 아이에게 기본욕구가 생겨날 때,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늘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아이들이 속도에 맞춰 조화롭게 대응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는 자연이 우리에게 주었지만 가속화 되고, 가끔은 신경증적인 생활환경에서 살아가는 동안 사라져버린 감각을 회복해야만 한다. 그러면 아이들의 행동이 지닌 의미를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분명 어느 정도 제한을 두고, 발달단계에 맞춰 아이들을 인도해 줄 필요가 있지만, 무엇보다 그전에 먼저 아이의 기본욕구를 채워주어야만 한다.아이가 가진 본능적인 내면의 시계는 늘 아이가 원하는 것을 가리킨다.  밤에 주로 아이가 잠드는 시간을 알아서 그 시간에 자게 하고, 잘쉬고, 아침에 일어나려면 몇시간을 자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 아이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지키는 열쇠다.

 

최근의 한 연구는 아이들의 수면부족이 과잉행동과 사고유연성결핍, 충동조절장애, 행동문제, 인지능력 쇠퇴, 감정조절실패, 환경적응능력부족 등과 어떤 연관관계가 있는지 조사했다. 자녀들에게는 우리가 요구해서가 아니라, 자기 몸이 요구하는 잠자는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균형잡힌 식사도 필요하다. 우리 자녀들에게 좋은 음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교육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한다. '너는 가치있는 존재'라는 메시지를 정확하게 받아들인 아이는 긍정적인 자존감을 갖게 되는데, 이것은 간접적으로 아이에게 자격이 있고, 유능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셈이기 때문이다.  또한 아이의 속도를 존중하는 것은 앞지르지 않고, 아이의 발달과정을 존중한다는 뜻이다. 우리는 아이들의 유년기를 단축 하려는 유혹에 빠지지 말고, 아이들의 인지적, 정서적 단계를 존중하며, 그들의 순수성을 보호해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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