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학습

우리나라의 사회적, 교육적 체계는 날이 갈수록 망가지고 있다. 요즘 박물관이나 유적지에는 목적없이 방황하는 어린 아이들로 가득 하거나, 아이들 만큼이나 생각없는 어른들이 아이들을 인솔 하기도 한다는 사실이다. 우리 반 현장학습은 분명하고 중요한 두가지 목적을 염두에 두고 계획된다. 우선 우리 호바트 셰익스피어 연극반은 평범한 다른 학생들과 달리 열정적으로, 그리고 깊이 있게 지식을

탐구하고자 한다.  링컨기념관에 갈 때는 그 전에 미리 링컨 기념관, 그리고 링컨이 널리 기억되는 이유에 대해 공부한다. 도서관에서 ‘태풍’이라는 작품을 보기로 했다면, 학생들은 그희곡을 다 읽고 연구하여 지적인 견해로 그 작품을 칭찬하거나, 비판할수 있는 수준까지 준비를 마칠 것이다.  또 나는 현장학습을 학생들이 대학 환경적응을 위한 기회로 이용한다. 돈, 인간관계, 외로움, 까다로운 사람들, 실망 등이 모두 처음으로 홀로서기를 하는 아이들을 무릎꿇게 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나는 56호 교실 아이들이 언젠가 자립하게될 때 필요한 기술들을 가르치기 위해 현장학습을 이용한다.

 

많은 학생들이 디즈니랜드를 방문하여 지루해 한다. 56호 교실아이들은 디즈니랜드를 지상에서 가장 행복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왜 그럴까? 많은 학생들은 디즈니랜드의 역사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다. 반면에 56호교실 아이들은 디즈니랜드 안내서를 읽었고, 디즈니랜드에 있는 여러 가지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 여행이 시작될 때까지 내가 해야 할 일은 거의 없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여행에서 최대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것이다. 아이들은 항상 준비하는 자세를 기르도록 훈련을 받았다. 아이들은 어떤 놀이기구나 전시회를 찾아봐야 할지 안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6단계를 여행에 적용한다. 만약 어른 한 분이 아이스크리믈 사려고 서 있다면, 먼저 살 수 있게 배려할 것이다.  그것이 규칙은 아니다. 그게 우리 아이들이다. 이러한 수학여행은 어린학생들이 보다 넓은 세상과 자기안에 잠든 최고의 모습을 발견할 기회를 준다. 아이들을 교실밖으로 데려가려면 돈이 든다.  현장학습을 위해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면, 아이들도 내게 뭔가를 지불해야 한다. 아무 노력없이 무엇인가를 얻게 되면, 그 사람은 거기서 아무것도 얻을수 없다. 아무리 가난한 아이라도 1달러라도 지불함으로써, 아이는 그 여행에 일정부분 기여를 하게 된다. 그리고 이것저것 너무 많은 일을 하다보면, 아무리 건강한 사람도 견딜 수 없다.

 

마지막으로 나는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배웠다. 다양한 재단과 지역사회단체, 그리고 개인들로 부터 현장학습 비용을 구할 수 있다.  어떤 경우든 정부에 비영리 조직으로 공식 등록되어 있지 않다면 후원금을 받기 어렵다. 아이들이 배울 수 있는 최상의 공간을 만들어라. 잠재적인 후원자가 당신의 학급을 보게 된다면, 당신을 돕고자 할 것이다. 초기 후원금은 책이나, 컴퓨터, 실험기구 등을 장만하는 데 사용하라. 야구글러브를 구입하는 것이 야구경기를 관람하는 것보다 나은 투자다. 수학여행은 이왕이면 비수기에 가도록 한다. 만개한 벚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고 있지만, 사람들로 붐벼 꼼짝도 할 수가 없다.  더구나 대부분 통제불능 학생들이다. 여행은 흥분 되는 일이지만 우리반 아이들은 이 여행을 일생에 단 한번 뿐인 행사로 보지 않는다.  학생들이 여행을 삶에서 종종 경험하게 될 일상적인 일로 받아들였으며 하는 게 나의 바람이다.

 

학기는 7월에 시작하는 데 워싱턴 수학여행에 참여할 학생들은 여름과 가을 내내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에 여행준비를 위한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우리의 여행준비는 항상 두부분으로 나뉜다. 우선 역사수업을 통해 우리가 방문하게 될 장소에 대해 배우고, 그 다음은 집을 떠나 있는 동안 어떻게 생활 할 것인지에 대해 배운다.  금요일 방과후 시간에 우리는 수업시간에 배우지 못한 역사를 배우면서 첫시간을 보낸다. 우리는 대통령 연대기와 알링턴 국립묘지를 다룬 다큐멘타리를 보고, 수학여행중에 들를 장소에 대해 자세하게 공부한다.  언덕에 올라, 리 장군이 오랜시간동안 기거했던 알링턴 하우스로 가는 아이들의 마음에는 존경심이 생긴다. 아이들은 진심으로 그 건물에 깃든 역사를 존경해서 이다. 여행준비 두번째 시간은 여행중 생활을 준비하는 데 보낸다.

 

어떤 친구와 함께 방을 쓰고, 아침 샤워는 누가 먼저하고, 호텔 내부구조를 미리 알아둔다. 어린학생들 에게 호텔에서 바르게 행동하는 법을 가르치는 일은 쉽지 않다. 아이들은 자기들이 시끄럽게 떠들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모른다. 아이들은 객실에서 TV를 거의 보지 않는다. 집에 가서도 얼마든지 볼 수 있다. 객실에서 아이들은 책을 읽고, 게임을 하고, 편지를 쓴다. 방을 치워주는 사람에게 감사의 메모와 팁을 남기는 법도 배웠다.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 해야 하는 일에 대해 미리 알고, 비행기 안에서 어떻게 해야 하고, 예의 바르게 음료수 주문도 할줄 알고, 화장실을 어떻게 이용하는지도 안다. 호텔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도 안다.  비상구 위치가 어디인지, 쓰고 난 타월은 어디에 두는지,  항상 목소리 크기를 조절하고, 룸서비스를 주문할 줄도 알고,  어떻게 전화로 서로 연락하는지도, 밤이 되면 다음 일정에 대해 함께 이야기 한다. 

 

시내에서 길을 걸을 때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사진을 어떻게 찍어야 하는지도 배운다. 만일 학생들의 행동을 믿을 수 없다면,  학생들과 여행을 해서는 안된다.  그 학생들은 아직 준비가 안된 것이다. 여행 스케줄이 너무 빡빡하면 학생들이 너무 많이 배우는 게 아니라, 오히랴 더 적게 배운다. 어린 학생들은 아무리 우수하고 열정적인 학생이라도  호기심이 포화되는 시점이 있기 마련이다. 우리는 여행을 하기 몇 달전부터 여행중 둘러볼 곳에 대해 세세하게 공부했기 때문에 모든 일정이 관련이 있고,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안다. 점심은 값이 많이 나간다. 아이들은 물통을 가지고 다니면서 돈을 아낀다. 아침 식사때 먹을 과일을 챙긴다.  박물관에서 식사를 하기도 한다.  돈이 들지만 이런 지출은 충분히 할 가치가 있다. 배탈이 나는 것보다 좋다. 좋은 음식으로 식사를 하고 충분히 에너지를 얻고 나면 다음 일정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다. 나는 선생님인게 너무 좋다. 무슨 일을 하든, 더 나아질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실수를 하면서 배우고, 여행을 하면서 겪는 삶 역시 꽤 괜찮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