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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수업(레이프 에스퀴스 지음,

역사, 지리, 과학시간

최근 몇년 사이에 인터넷은 지리를 가르치는 매우 유용한 수단이 되었다.  우리는 매 시간 다양한 자역들을 배운다. 학생들이 세계여러 나라들에 대해 배우고, 그 이름을 정확하게 표기하는 법을 배우고 나면, 우리는 테이블 포인트라는 게임을 한다. 테이블에 돌아다니며 1점짜리 간단한 질문을 한다. 태평양에 접한 주 이름 말하기 등이다. 내가 질문을 하면 아이들은 서로 토론한 후 자기네 그룹 대답을 내놓는다. 아이들 앞에 지도는 없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팀워크와 듣는 기술, 타협을 배우게 된다. 또 단순히 종이 위에 나열된 나라를 외우는 대신 머릿속으로 지도를 그려보면서, 세계의 여러나라들을 더 자세히 알 있다. 한팀이 20점을 획득하면 보너스를 받는. 테이블 게임은 1년 내내 계속된다. 또 먼저 손을 들고 말하기 게임도 있는데 팀원중 한명이 답을 제시하면 그 팀은 4점을 얻지만 틀린답을 제시하면 7점을 잃는다. 이렇게 하면 학생들은 한번 더 생각하게 된다. 말하기 전에 생각하는 습관은 학교와 일상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학생들에게 아주 도움이 되는 기술이다.

 

대부분의 역사 수업은 특정교재를 가지고 진행하지만, 아무리 좋은 교재라도 모든 학생이 역사를 공부하면서 느꼈으면 하는 연관성, 흥미, 그리고 재미까지 두루 갖추기는 어렵다. 우리 교실에서는 내가 영화감상을 기대하고 좋아하면, 그런 감정이 그대로 아이들에게 전달된다.  불행하게도 많은 교사들이 수업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유로 영화를 보여준다. 어디서나 마찬가지지만 부모와 교사는 적절한 학습 분위기를 만들고 이끌어가야 하는 사람이 바로 자신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다큐멘터리 영화 역시 뛰어난 학습자료이다. 역사를 살아 숨쉬게 만드는 또 하나의 재미있는 방법은 역사적으로 유명한 연설을 해보는 것이다. 나는 구글에서 연설문을 찾아 아이들에게 나누어 준다. 실제로 해보는 것보다 좋은 교육 방법은 없다. 학생들은 역사에 대한 관심을 키워야 한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매력적이고 유익한 책을 추천함으로써, 그 관심에 불을 붙여줄 사람은 바로 우리다.

 

지금부터 자녀와 함께 여행다니기를 좋아하는 부모를 위한 아이디어를 소개하겠다. 1980년대 국립공원 관리국은 ‘국립공원으로 떠나는 여행’이라는 작은 책을 출판했다. 여행을 하면서 역사를 가르치기 좋은 이다. 아이들은 모든 주의 이름과 각 주의 슬로건을 알고, 헌법전문의 각 구절을 완전히 이해하게 된다. 이 아이들은 천재가 아니다. 그저 평범한 학생일 뿐이다. 열심히 공부하고, 수준 높은 활동들에 많이 노출되다 보니 비범해진 것이다. 가르치는 일이 보잘것 없고 실망스런 경험이 될 수도 있다. 일이 잘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보일 때 조차 늘 어떤 사람이나 상황으로 인해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게 된다.  과학을 배우려면 책을 내려놓고 실험장치를 집어들어야 한다고 내 딸 카린은 말했다. 관찰하고, 실험하고, 기록하고, 분석해야 한다고 했다. 무엇보다도 실패를 경험해 보고, 그런 실패를 통해 배워야 한다고 했다. 학생들은 네명에서 여섯명씩 작은 팀을 이루어 실험한다. 학생들은 각자 할 일을 분담하고, 계획하고, 결과를 함께 분석한다. 팀워크가 필수이기 때문에, 이런 활동은 단지 과학을 가르치는 것뿐만 아니라, 내가 만들고자 하는 교실문화를강화하는 데도 매우 효과적이다.

 

과학이 초등학교에서 사라지고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 분명한 이유는 재정 부족이다. 기념일 등에 내게 선물을 사주려고 하면, 그 돈을 학급기금으로 쓸 수 있게 기부해달라고 요청한다. 지도교사와 교육행정관의 온갖 간섭으로 인해 수북이 쌓인 계획안들과 씨름하다보면, 권투링위에서 흰수건을 던지며 기권을 선언하고 싶어진다. 물론 교실문화를 정립하고, 읽기와 수학을 효과적으로 가르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할 것이다. 초보교사들의 과제는 학교가 아이들이 과학을 배우는데 관심이 없어도 과학수업의 가치와 흥미를 기억하고, 매일 학생들에게 과학을 가르칠 수 있는 시간을 내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우리 교사들은 실패라는 단어에 각자 내린 정의를 재고할 필요가 있다. 56호교실에서 날지못하는 로켓은 실패가 아니다.  실패는 오로지 학생들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멈출 때 발생한다. 문제는 5분 안에 해결될 수도 있고 두 달이 걸릴 수도 있다. 문제를 해결 하느라 보낸 그 두달은, 아이들에게그 해에 가장 매혹적이고, 흥미진진한 과학시간으로 기억됐다. 입을 다물고 아이들을 내버려두기로 결심했던 그 두달 동안 나는 그 어느 때보다 훌륭한 수업을 한 것이다.

 

성형수술 등 비난 받아야 할 행동으로 오히려 유명세를 타는 사람들을 찬양하는 사회에서 우리 생활들이 실험실에서 아름다움, 영광 그리고 깊은 만족감을 느끼도록 한다는 것은 거의 전투에 가깝다. 요즘 고등학생들은 에이즈 백신을 개발하거나, 암을 치료하는 것보다 휴대폰 벨소리를 무엇으로 할까에 관심이 있다.  유명 고등학교 과학교사인 스펜서는 실험실에서 젊은 학생들에게 장치를 건네주고 결과에 도달하는 길을 안내해 주었지만, 결과에 도달하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은 언제나 학생들의 몫으로 남겨두었다. 아이들을 그냥 놓아두었다. 실패하게 내버려 두었다. 그는 교사로서 할 수 없는 일까지 최선을 다했으나 여전히 한가지 문제가 있었다.  스펜서는 자신이 가르친 젊은 과학도들의 우수한 연구에 자랑스럽게 박수를 보냈지만, 다른 학생들은 그렇게 친절하지 않았다.  그는 비아냥거림과 독설에 맞서지 않았다. 오히려 미소를 보내며 포용했다. 그러자 스펜서의 젊은 학도들도 용기를 얻었다. 그들은 실험실의 쥐들이라는 꼬리표를 받아들였고 스스로 티셔츠에 실험실의 쥐라는 문구를 새겨넣기도 했다.  스펜서의 과학들은  ‘ 그래, 나는 실험실의 쥐야. 그래서 자랑스러워’하는 마음으로 멋진 남자아이와 매혹적인 여자아이를 뒤로 한 채, 실험실로 발걸음을 옮겨 밤낮으로 연구에 몰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