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코칭 1단계, 아이의 감정 인식하기
감정코칭은 아무때나 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가 감정을 보일때 하는 것이 감정코칭이다. 그러려면 아이의 감정을 잘 감지하고 포착할 수 있어야 한다. 감정코칭 1단계는 아이의 감정을 인식하는 것이다. 사람은 은연중 보고 싶은 것만 보려는 속성이 있기에, 평소 관심을 두고 있지 않는 것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자기가 연결되어 있는 것, 관심이 있는것, 좋아하는 것이 더 빨리 눈에 들어올 수 밖에 없다. 아이의 감정을 보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놓치는 것이 많다. 일단은 감정이 너무 격해지면 감정을 추스르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리고, 무엇보다 아이가 너무 힘이 든다. 감정을 표현하는 데는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기 때문이다. 행동을 보면 그안에 숨어있는 감정을 읽을 수 있고, 감정을 읽어주지 못하면 행동은 더 격해진다. 그야말로 악순환의 연속이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행동보다 감정에 먼저 더 주목해야 한다. 행동속에 숨어있는 감정을 포착하는 것 바로, 이것이 감정코칭의 1단계이다.
인간에게는 나라, 언어, 인종과 상관없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보편적인 감정이 있다. 기쁨, 슬픔, 화, 놀람, 경멸, 공포, 혐오가 바로 보편적인 감정이며, 말이 통하지 않아도 표정만으로 느낄수 있다. 그러나 일곱가지 보편적인 감정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 영향으로 파생되는 다양한 감정표현들이 있다. 인간의 보편적인 일곱가지 감정은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감정이라고 할 수 있다. 말이 통하지 않는 낯선 부족을 만났을 때 살아남으려면 빨리 우호적인 표정을 지어 싸울 의사가 없음을 전달해야 한다. 적대적인 감정을 드러내면, 싸워이기거나 도망가지 않으면 살길이 없다. 경험해도 좋은 감정과 그렇지 않은 감정이란 없다. 모든 감정은 소중하다. 감정을 잘못 처리하는 것이 문제지, 감정자체는 그것이 어떤 것이든 의미가 있다.
감정코칭 2단계, 감정적 순간은 좋은 기회
가트맨박사는 감정코칭은 감정을 보이는 순간에 하는 것이 좋고, 특히 강한 감정을 보일때가 감정코칭을 하기 좋은 때라고 충고한다. 아이들이 노골적으로 감정을 드러낸다는 것은 그만큼 누군가의 도움을 간절하게 원한다는 의미이다. 아이가 감정을 보일 때가 감정코칭을 하기 좋은 때라고 해도 정작 아이가 감정을 너무 격하게 보이면, 과연 감정코칭을 해야 할 것인지 말 것인지 혼란스러울 수 있다. 아무리 자기 아이라도 아이가 이성을 잃고 파괴적인 행동을 보일 때는 부모도 자신감을 잃고 만다.
감정코칭 3단계, 아이의 감정을 공감하고 경청하기
감정코칭1,2단계는 부모가 아이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감정코칭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하는 단계이다. 3단계는 아이의 감정을 공감해주는 단계이다. 아이의 감정이 어떤지 짐작이 가더라도 아이 스스로 자기감정을 들여다보고 이야기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이의 감정을 살피고 진심으로 충분히 공감해 주는 것이 3단계 핵심이다. 아이의 감정은 그것이 어떤 것이든 공감해주어야 한다. 아이의 감정에 어떤 편견을 두어서는 안된다. 그런데 실제로 감정코칭을 하다보면, 부모도 모르는 사이에 아이의 감정에 선입견이나 편견이 앞설 때가 있다. 친구나 동생이 미워 해코지를 하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다. 하지만 먼저 아이의 감정에 공감해주지 않는다면, 어떤 것이 옳고 그른지 아이가 알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없어진다. 자기 마음을 몰라주는 부모가 섭섭해 더욱 속상하고 화가 날 뿐이다. 부모들이 감정을 있는 그대로 공감해주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감정을 좋은 감정과 나쁜 감정으로 구분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좋은 감정은 기쁨, 즐거움, 행복, 편안함의 감정이다. 나쁜 감정은 슬픔, 외로움, 미움, 분노, 화, 질투, 공포 등을 의미한다.
좋은 감정은 아이를 행복하고 편안하게 만들어 아이가 긍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지만, 나쁜 감정은 아이를 힘들게 하고, 부정적으로 성장하게 한다고 믿는다. 부모는 아이의 나쁜 감정을 인정하지 않거나, 빨리 없애주려고 노력한다. 의도와 달리 나쁜 감정을 억압하거나 부정하도록 강요받은 아이는 그런 감정을 느낄 때 죄책감을 갖거나 부끄러워 한다. 누구나 다 느낄수 있는 감정인데도 자기만 나쁘거나, 이상하거나, 부족해서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것으로 오해한다. 감정은 언제나 분명한 형태로 나타나지 않는다. 여러 가지 감정이 복합적으로 섞여 나타날 때가 많다. 어른들은 오랜 경험을 통해 다양한 감정이 한꺼번에 밀려올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 아이는 여러감정이 섞여있어 자기감정이 어떤 것인지 잘 모를 수 있다. 그럴때 부모가 먼저 감정을 정리해 주어도 좋다.
감정을 공감할 때는 아이의 마음이 되어 진지하게 공감해주어야 한다. 그런데 종종 어른들은 아이의 감정을 조금은 장난스럽게 받아들이곤 한다. '얘가 진짜 슬픔을 알리가 있어?' 하며, 아이의 감정을 대수롭지 않게 바라보는 마음이 있는 것이다. 아이의 감정은 아이의 눈높이에서 함께 공감해주어야 한다. 어른들이 보았을 때는 아이스크림을 먹지 못해 화가 난 아이의 감정이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아이의 입장에선 어른들이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했을 때 느끼는 분노와 절망감 수준의 감정일 수 있다. 어떤 경우에서든 감정코칭을 할 때는 아이의 감정을 진지하게 공감해주라. 아이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그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공감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전두엽은 평균 27-28세는 되어야 완성된다. 고작 유치원생인 어린아이가 자기가 왜 우는지를 논리적으로 설명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이가 감정을 이야기할 때 '정말 밉겠네, 정말 화가 나겠네'라고 공감해 주면 아이는 부모가 자기편이라고 믿으며, 마음을 열고 마치 천군만마를 얻은듯 든든해야 한다. 반대로 공감해주지 않으면 아이는 무시당한다는 느낌과 자신을 미워한다는 느낌을 받으면 자존감이 낮아진다.
'왜' 라는 질문은 대학교수나 연구원에게 하면 좋을 질문이다. 지적 호기심과 관심을 더 파고들 때는 아주 좋은 질문이겠지만, 감정적인 상황에서는 신뢰감이나 유대감을 형성하려는 의도와는 달리 전혀 반대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부모가 완전히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지 못하면, 아이는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 아이의 감정을 더 정확하게 이해해 주고, 공감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다. 거울식 반영법으로 영어로 미러링이라고 한다. 아이가 감정을 이야기하면 그대로 따라서 한 번 말해주는 방식이다. '아, 화가 났구나, 기분이 나쁘고 상했구'나라고 아이 말을 따라 해주면, 아이는 감정을 인정받았다고 생각하며 안도한다. 흔히 감정이 격해 있는 상태에서는 자기감정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감정을 공감해 주어 아이가 마음을 연 상태에서는 더 과장하거나 축소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자기 감정을 표현한다. 감정적으로 충분히 아이와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거울식반영법의 핵심은 아이의 감정을 공감할 수 있도록 조율해가는 과정이지, 단순모방의 기술이 아니다. 백마디 훈계와 질책보다 아이의 감정을 공감해주는 한 마디가 아이를 변화시킨다. 이것이 감정코칭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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