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적으로 자기삶을 끌어가는 아이로 키우는데 감정코칭이 중요하다. 부모가 화목하게 지내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아이는 부모의 관계에서 절대적 영향을 받는다. 특별한 감정코칭을 하지 않아도 부부사이가 좋아서 집안 분위기가 정서적으로 안정돼 있으면, 아이는행복하게 자랄 수 있다. 반면 아무리 아이이 감정을 읽어주려 해도 부부가 좋지 않으면, 아이는 늘 불안하다. 부부 싸움을 하면 싸우는 당사자인 부부도 힘들고 괴롭지만 그로 인해 아이가 받는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영유아기때 부모가 서로 언성을 높이며, 싸우는 소리를 듣고 자란 아이들은 대개 감정조절을 못하고 스트레스에 취약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 불행히도 약 67%의 부모가 첫 3년동안 부부가 급격히 사이가 나빠진다고 한다. 부부에게도 아이의 탄생은 큰 변화이다. 부부 중심의 생활에서 아이중심의 생활로 바뀌면서 남편은 남편대로 아내는 아내대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아내는 아이를 키우느라 힘들어 잘 도와주지 않는 남편에게 불만이 쌓이고, 남편은 밖에서 힘들게 일하고 집에 돌아와도 아내는 관심을 보이지 않고, 이것저것 도와주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으니 피곤하고 짜증난다. 설상가상으로 수면부족은 짜증과 만성피로 우울증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하니, 결국 사소한 일 에도 싸움을 하며, 부부사이가 멀어지기도 한다. 안타깝게도 이로인해 가장 많이 피해를 보는 사람은 아기다. 흔히 부모들은 아기가 어리고 말을 못한다고 감정까지 느끼지 못할 것이라 오해한다. 그래서 아이가 보는 앞에서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며 싸움을 하는데, 누워만 있는 아기도 다 느끼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생후 3개월된 아기도 부모가 싸울때 더많이 보채고 심박수와 혈당, 혈압이 상승하는 것으로 보아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아이들은 부모사이에 이상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는 것을 재빨리 알아차리며, 이로써 아이는 더 불안해한다. 불가피하게 싸움을 했다면 아이에게 솔직히 말해주는 편이 좋다. 엄마와 아빠가 의견이 다르지만 서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라고 알려준다. 아이는 부모가 싸우거나 이혼하는 등 모든 갈등의 원인을 자기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혼가정이 빠르게 늘고 있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이혼은 미국이나 유럽 등 남의 나라 문제로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의 이혼율은 거의 50%에 육박한다. 각자 새로운 인생을 살고자 이혼하지만, 그로 인해 후유증은 고스란히 아이들 몫이다. 부모의 사망보다 이혼이 아이에게 더 치명적이라는 뜻이다. 부모의 이혼만이라도 아이들은 큰 충격을 받는다. 부모의 이혼도 감당하기 어려운데 부모가 재혼을 하면 또 다른 혼란이 더해진다. 훌륭한 계부, 계모도 많지만, 다만 사람이 아닌 환경 자체에서 생기는 문제가 생각보다 많고, 그것이 아이들에게 주는 혼란이 얼마나 큰지를 이야기 하고 싶을 뿐이다. 부모의 이혼은 아이의 감정에만 혼란을 주는 것이 아니라, 가치관에 혼선을 주기도 한다. 이혼자체가 아이들을 힘들게 만든다기보다 이혼하는 과정에서 아이를 이용하여 상대 배우자를 탓하거나, 보복하려고 하는 모습이 아이들에게 치명타를 입히는 것이다.
이혼은 분명 아이에게 큰 상처를 준다. 하지만 부모가 이혼한다고 해서 그 아이들이 모두 불행해지는 것은 아니다. 이혼한 부부의 자녀중 25%는 별 문제 없이 잘 성장했다. 보통 이혼을 하면 배우자에 대한 원망을 아이에게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건강하게 성장한 아이들의 부모는 달랐다. 비록 엄마와 아빠는 서로 맞지 않아 헤어졌지만 아빠로서 혹은 엄마로서 서로 좋은 사람이라고 얘기 해 주었다. 엄마가 아이를 데리고 살 경우, 엄마가 어떤 모습으로 사는가도 아이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엄마가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살 경우 이혼 후유증이 크지 않았다. 반면 엄마가 이혼의 상처를 극복하지 못하고 자포자기해 술을 마시고 우울해지면 아이는 걷잡을수 없이 망가진다. 아빠가 엄마와 얼마만큼 소통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행복도 비례한다. 그만큼 아빠의 관심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 아빠가 아이의 감정에 반응하고 공감해줄 때의 효과는 매우 크다. 아이에게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아빠 밑에서 자란 아이가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훨씬 행복하다는 것은 이미 수많은 연구결과에서 입증 되었다. 특히 아빠는 아이의 감정형성에도 크게 기여한다. 엄마가 놀아줄 때보다 아빠가 놀아줄 때 아이는 더 다양하고 깊은 감정을 느낀다. 보통 엄마들은 아이를 돌볼 때, 아이의 안전이나 영양공급에 더 신경을 많이 쓴다. 아빠의 관심 한마디, 격려 한마디는 아이게게 큰 힘이 된다. 하지만 아빠가 매사 비판하고 비웃고 위협하면, 부정적으로 개입할 경우 엄마 혼자 키우는 것보다 훨씬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부모는 아이와 놀아주면서 다양한 역할을 한다. 첫 번째 단순히 놀이 상대가 되어주는 것으로 대부분의 부모는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놀아주고, 때로는 약간 수준을 높여 도전을 주는 것도 필요하다. 너무 갑자기 어려워지면. 아이는 불안해 할뿐 아니라, 흥미를 잃거나 좌절감, 불안감, 수치감이나 열등감을 느낄 수도 있다. 아이의 감정을 살펴가면서 아이의 발달 단계에 맞게 놀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두번째 열할은 중재자다. 아이들끼리 놀다보면 종종 다투는 경우가 있고, 서로 싸우고, 토라져 화내고, 울기도 할 것이다. 아이들은 이러한 갈등을 해결할 수도 있는 사회적 기술이 아직 부족하다. 아이들은 자기 중심적으로 느끼고 표현하기 때문이다. 세 번째 코치역할이다. 놀이의 규칙을 따르도록 코치해 주고, 규칙을 어길 때 제재를 가할 필요가 있다. 또한 감정적으로 격한 상황일 때는 감정코칭으로 아이가 자기감정을 인식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부모가 인내심을 가지고 공감과 수용하는 자세로 이끌어주는 역할도 해야 한다. 이런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무엇보다 아이와 유대감 및 신뢰감이 안정적으로 구축되어야 한다.
아이가 부모와 어떤 관계를 구축하느냐에 따라 학교와 사회에 나가서 세상을 어떻게 보고, 어떤 관계를 맺는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아이가 감정적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취하는가는 대개 가장 어릴 때부터 가까이 보아온 부모의 모습을 통해서 이다. 부모가 사이가 좋고 갈등을 원만하고 부드럽게 풀어나가면, 아이는 갈등상황을 대화로 풀수 있다는 것을 배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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