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열심히 아이를 교육하고 지원하지만, 정작 아이들은 행복하지 않다. 이처럼 아이가 부모의 사랑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힘들어 한다면, 아이를 사랑하는 방식을 다르게 해보시길 권한다. 잘못된 방식의 사랑은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가 마음의 빗장을 단단히 걸어 잠그게 만든다. 하지만 감정코칭은 아이의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을 열게 하고 아이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킨다. 똑똑한 아이들이 감정에 휩싸여 있을 때 이성적으로 접근하면,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엇나간다. 부모 입장에서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하는 이야기를 아이가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이의 감정부터 읽어준다면 상황은 전혀 다르게 전개될 수 있다. 아이의 감정을 그대로 수용하고 공감해 준다면 엄마와 한편이 된 기분이 들고 자신의 기분을 엄마가 이해해준다는데서 오는 유대감과 안도감으로 마음이 편안해진다.
부모가 진심으로 말해야 아이와 공감대를 만들수 있다. 아이는 감정에 대한 공감과 수용을 받고 안정이 되면 상황을 좀 더 통찰할 수 있다. 선생님한테 꾸중을 들어 억울하거나 엄마한테도 훈계만 받는다는 기분이 전혀 들지 않으므로, 가방을 걷어차거나 울음을 터트리지 않고, 상황에 적절한 감정과 행동을 이끌어낼 수 있다. 아이와 엄마는 한편이 되고 더 가까워지며, 신뢰감도 한층 돈독해진다. 1960년대 뇌과학자였던 폴 맥린 박사는 인간의 뇌가 크게 3개층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가장 아래 층은 뇌간으로 호흡, 혈압조절, 체온조절, 심장박동 등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뇌간은 생명을 관장하는 원초적인 뇌인 만큼 태어날 때 이미 완성이 되어있다. 뇌간의 구조와 기능은 파충류와도 같다. 뇌간의 윗층은 변연계로 주로 감정을 다스리고 기억을 주관하며, 호르몬을 담당하는 역할을 한다. 기쁨, 즐거움, 화, 슬픔 등의 감정은 물론 식욕과 성욕도 여기서 주로 처리된다.
포유류는 대부분 변연계를 갖고 있다. 그래서 강아지도 주인이 오면 반가워하고, 낯선 사람이 오면 놀라거나 흥분해서 울부짖고 으르렁거린다. 파충류는 변연계가 발달하지 않아 감정표현이 없다. 감정표현은 포유류에서만 나타나는 행동이기에 변연계를 감정의뇌 또는 포유류 뇌라고 한다. 변연계위 2층은 대뇌피질이다. 그중에서도 전두엽은 생각하고 판단하며, 우선 순위를 정하고 감정을 조절하고, 충동을 조절한다. 고도의 정신기능과 창조기능을 담당하고 있고, 인간만이 가진 뇌이기에 인간의 뇌 또는 이성의 뇌라고 부른다. 갖난 아이 때 느끼는 감정은 초보적 수준이며, 변연계는 영유아기와 아동기 및 사춘기 동안 활발하게 발달한다. 따라서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는 비록 몸이 어른만큼 성장 하더라도 감정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감정과 생각, 행동이 균형과 조화를 잘 이루지 못한다는 뜻이다.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지 잘 모르거나, 충동적인 행동으로 감정을 표출하기도 한다. 변연계의 발달도 사춘기에 거의 완성되며, 사춘기가 끝날 즈음에 변연계는 거의 완성된다.
반면 생각의 뇌, 이성의 뇌인 전두엽은 발달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전두엽은 아이가 말을 배우고 글을 익히면서 차츰 발달하다가 초등학교 4-5학년때쯤 어느 정도 가완성 된다. 하지만 가완성된 전두엽 수준은 그리 높지 않다. 전두엽은 사춘기 동안 대대적인 리모델링 작업에 들어간다고 한다. 전두엽이 완전히 성숙하려면 남자는 평균30세, 여성은 평균24-25세가 되어야 한다. 발달이 느린 사람은 35세, 40세가 되어도 전두엽이 미성숙하다. 그런데 아직 전두엽이 미처 발달하지도 않은 아이들에게 어른처럼 생각하고 판단하기를 기대한다면, 아이는 무엇을 요구하는 것인지 몰라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화가 난 감정은 무시한채 잘못했다고 하니 억울할 뿐, 이해받지 못하고 차별당하는 기분이 들어 결국 엄마는 ‘나만 미워해, 동생 미워’ 같은 감정마저 들게 된다. 전두엽이 완성되지 않은 아이에게 이성적인 생각과 판단을 기대하는 것은 2층으로 바로 올라가려는 것과 같다. 1층을 통해 2층을 올라가야 하듯이, 1층 뇌인 감정으로 먼저 수용과 공감을 한 뒤 2층 뇌인 전두엽으로 합리적인 생각을 하여 행동을 선택할수 있게 되는 것이다.
감정의 뇌가 충분히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생각의 뇌 또한 정상적으로 자기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다. 감정이 배제된 이성은 무기력하다. 감정은 단순히 이성을 교란하는 요인이 아니라, 오히려 적절한 판단과 결정을 내릴수 있도록 돕는 내비게이션과 같은 역할을 한다. 마음이 가는 곳은 감정에 영향을 받는다. 비록 감정이 그쪽 방향으로 쏠리는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을지라도, 심장은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감정에 즉각 반응하여 아주 빠른 순간에 직관적으로 어느 방향으로 가야하는지를 감지한다. 그래서 더더욱 감정이 중요하며, 감정이 엉뚱한 선택을 하지 않도록 자신이 경험하는 감정에 적절히 대응하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아이가 어릴 때 아이의 감정에 공감해 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하지 못하는 부모가 많다.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지 않더라도 행동을 통제하는 것이 어느 정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때론 혼을 내고, 때론 어르고 달래거나 설득하면 아이는 대부분 부모 말을 듣는다. 그런데 초등학교 3-4학년 또는 사춘기가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야단을 치거나, 알아듣게 설명을 해도 아이는 더 이상 부모 말을 듣지 않는다. 이런 아이들을 보면 부모들은 ‘전에는 애가 착하고, 고분고분 말을 잘듣고,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갑자기 변했다’ 면서 당황한다. 평소 감정을 공감받지 못하며 자란 아이는 대체로 자아존중감이 낮고 부정적인 자아상을 지닐 뿐 아니라,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 부족하므로 감정은 더욱 뒤틀리고 격정적으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나이가 어릴수록 부모의 정서적 반응이 아이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아이는 본능적으로 혼자서 살 수 없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따라서 먹이고, 입히고, 재워주는 부모는 아이에겐 생명줄을 주관하는 것과 다름없는 절대적인 존재이다. 그렇게 중요한 존재인 부모가 아이의 감정을 읽고 반응해 주면, 아이는 그만큼 큰 위안과 심리적인 안도감을 느낄 수 있어 쉽게 안정을 찾으며, 자기조절을 잘 할 수 있다. 어렸을 때 적절하게 처리하지 못한 감정들은 살아가는데 두고두고 걸림돌이 될 위험이 크다. 태어나서 첫 2-3년 동안은 부모와의 애착이 형성되는 가장 중요한 시기이다. 이시기에 부모와의 애착관계가 어떻게 형성 되느냐에 따라 아이가 타인과 세상과 어떻게 관계를 맺느냐에 기본패턴이 형성된다. 애착형성이 잘 되려면 부모가 아이의 정서적 신호를 잘 반응해 주어야 한다. 즉 아이의 감정을 잘 읽어주고 적절한 반응을 해주어야 아이가 불안해 하지 않고 정서적인 안정감을 갖을수 있다.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 대들고 심지어 욕설과 폭력까지 행사한다는 고위험군 청소년도 감정코칭을 하면, 10-15분 만에 순한 양처럼 변한다. 감정코칭으로 아동과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이 된 자녀 또는 배우자, 시부모님처럼 성인과 노인들을 변화시키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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