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부부가 아이와 어떻게 놀아주고 상호작용을 하는지 등을 지켜보면서, 아이가 정서적으로나 지적으로 어떻게 성장할지 예측할 수 있을까’를 확인 하는데 관심을 집중시켰습니다. 우리는 여러 부부를 지켜보면서 어떤 부부의 가족은 관계를 유지하고 부모 노릇을 하는데 매우 뛰어나다는 점을 알았습니다. 반면 어떤 부부의 가족은 형편 없었습니다. 부부가 감정적으로 흥분해 있고, 더 예민할수록 결혼생활이 파국으로 치닫기 쉽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가족내 규칙성과 예측가능성, 즉 어떤 패턴이 있다는 점도 알수 있었습니다. 이 패턴들을 통해 우리는 어떤 부부의 관계를 아주 잠깐 살펴보더라도 이후 어떻게 될지 상당히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관계의 달인들이 가지고 있는 비법은 무엇일까요? 아이들이 어떻게 친해지는지, 친구를 어떻게 사귀는지, 친구가 없거나 외로운 아이들은 그 이유가 무엇인지, 다른 아이들에게 거부당하는 아이들의 문제는 무엇인지 등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마크 커밍스는 부모가 아이 앞에서 싸우면 심지어 아주 어린아이 조차 혈압이 올라간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부모가 아이 앞에서 싸웠을 때 특히 아이가 열살 이하인 경우라면, 부부가 아이 앞에서 신체적인 몸짓을 써가면서 화해했음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점도 알아냈습니다. 아이가 볼수 있게 부부가 서로 안아주고 갈등이 끝났음을 알릴 필요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아무 표정도 없는 얼굴을 대했을 때 아기는 당황스러워 하면서 눈길을 돌립니다. 그러고는 어른이 다른 표정을 짓도록 만들려고 합니다. 아기는 어른을 쳐다보았다가, 다른 데를 보았다가 다시 쳐다봅니다. 그레도 여전히 어른이 얼굴이 굳어있으면, 다시 눈길을 돌려 마주보며 새로운 시도를 해봅니다. 서너번 그렇게 시도하다가 마침내 울면서 짜증을 냅니다.
아기에게는 어른들의 얼굴만큼 흥미로운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아빠의 목소리, 엄마의 목소리, 돌봐주는 사람의 사랑이 담긴 목소리보다 아기에게 흥미로운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우울증을 앓는 부모들의 아기들을 대상으로 굳은 표정을 지어보이면, 아기들은 전혀 짜증을 내지 않고 굳은 표정을 한 어른에게서 반응을 이끌어내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무반응인 어른에게 이미 익숙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아기의 정서적인 환경에 아주 작은 변화만 생겨도 정서적, 사회적, 지적 발달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이가 어떤 성인이 될지, 아이가 얼마나 성공적으로 살아갈지를 가장 잘보여주는 지표는 바로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는 방식입니다. 주의력은 감정과 인지 사이, 지성과 감성 사이를 넘나드는 체계입니다. 주의력은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민감한 지표입니다. IQ가 높더라도 주의를 집중하고 필요할 경우 주의를 전환하거나 유지하지 못한다면, 아이들의 학습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지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발달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혼은 수명뿐 아니라 전염성 질병에 저항하는 면역력 등 육체적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며, 아이들의 교성에도 영향을 줍니다. 아이들은 부모가 이혼을 하면 더욱 공격적이 되어 또래에게 거절 당하기 쉬울 뿐더러 우울증과 다른 내적장애를 일으킬 확률도 높습니다. 여러 심리학자에 따르면 부모의 이혼으로 아이가 상처를 받는 주된 요인은 부모 한 쪽이 상대에게 앙갚음하기 위해 아이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상대에게 못되게 구는 방법으로 아이를 이용하는 경우 말입니다. 부모가 아주 적대적인 관계에서는 이혼이 오히려 아이들이 살아갈 수 있는 생존력을 강화시켜줄 수도 있습니다. 인간에게는 7가지 기본감정이 있습니다. 분노, 슬픔, 혐오, 경멸, 두려움, 놀라움, 행복이 바로 그것입니다. 지구 어느 곳에서도 인간의 이 기본감정들은 동일합니다. 겉보기에만 동일한게 아니라 생리적으로도 인간은 특정상황에 대해 동일한 감정을 경험합니다.
감정표현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기본적으로 두가지 유형의 부모가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하나는 '감정 묵살형'입니다. 감정을 묵살하는 부모는 부정적인 감정들을 독극물이나 되는 것처럼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감정코칭형' 부모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감정코칭형 부모들은 자신이나 자녀들이 겪는 소소한 감정들을 잘 알아차리며 감정이 격해지지 않아도 쉽게 알아차립니다. 감정코칭형 부모들은 아이의 부정적인 감정도 정상적인 감정의 한 부분으로 봅니다. 부모의 이러한 태도는 매우 중요하며 아이의 행동에 큰영향을 미칩니다. 부모가 아이의 감정을 이야기하며 공감한다는 것은 아이에게 특별한 위로가 되고 벼랑 끝에 내몰린다고 느낄때 조차도 편안함을 느끼게 해줍니다. 공감의 언어를 통해서 아이는 감정을 통제받기보다는 감정이 있는 존재로서 자신을 바라보게 됩니다. 감정코칭형 부모들은 아이의 감정표현에 공감을 잘하는 것은 물론, 잘못된 행동 기저에 깔린 감정에도 공감을 잘합니다. 이런 부모들은 아이의 잘못된 행동에 관해 잘했다고 말하지는 않겠지만 그 한계는 분명히 정해 놓습니다. 행동에 한계를 정해주는 것은 물론, 부정적인 행동에 반대한다는 뜻을 명확히 전달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모든 감정과 바람이 수용가능하다는 것 또한 전합니다. 부정적인 감정이 잘못된 행동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음을 알게 하고, 아이가 어떤 일로 슬퍼하거나 두려워한다면, 아이와 함께 그 문제를 풀어갑니다. 처음으로 무언가를 배우다가 실수를 할 때 그걸 누군가 지적한다면 어떨까요? 아마도 실수를 더 하게 될 것입니다. 감정코칭형 부모들은 아이를 다른 방식으로 가르칩니다. 아이에게 정보는 아주 적게 주고, 아이가 알아서 시작하고 실험을 해볼 수 있을 만큼만 주고는 물러납니다. 하지만 아이의 실수는 무시합니다. 아이가 한 실수에 즉각 반응하여 이런저런 잔소리를 늘어놓거나, 간섭하지 않습니다. 아이가 뭔가 제대로 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개입합니다. 그러고는 ‘잘했어 멋지구나, 잘 배우고 있어’ 하고 말한 뒤 아이에게 정보를 좀 더 줍니다. 아이가 처음으로 무언가를 배울 때 잘한 부분에 대해 말해주면, 성공할 가능성이 훨씬 큽니다. 감정코칭형 부모들은 아주 구체적으로 칭찬을 한 뒤 도움이 될만한 정보를 조금 더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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