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戒 老 錄 소노 아야코

남이 주는 것, 해 주는 것에 대한 기대를 버린다.

사람은 언제까지나 그 사람 그대로 족하다. 내가 어떤 사람과 친구가 되었다는 것은 그 사람이 전부터 그런 사람이었고, 그런 그 사람에게 호감이 갔기 때문이다. 내가 이 나이 되기까지 그런 사람에게 호감을 갖게 된 것은 있는 그대로의 그 사람이 좋았기 때문이다. 그 사람의 성격이 바뀌거나 달라진게 있다면, 이제 더 이상 그 사람이 아닌 것이다인간은 최후까지 불완전한게 자연스러운 것이다. 어떠한 사람도 없어서는 곤란하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좋은 것이다라는 토마스 아퀴나스의 말에 감동을 받은 것은 중년을 넘어서 였다.

 

사소한 나쁜 짓이나 죄악에는 그것을 통해서 인간을 알고 인간의 운명의 한계를 인식하는 힘이 된다그리고 또한 아무리 훌륭한 인간이 되려고 애써도 인간은 살아 있는 한,  많든 적든 이 지구를 오염시키며 다른 생명을 위협하며,  다른 사람이 가져 마땅한 것을 빼앗으며 살아가는 운명이라는 것도 알게 된다이러한 환경에서 살아가면서 다소 나쁜 짓을 하게 되는 것도 용서해 주십시오’라는 마음자세 이외에는 어쩔 도리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인간은 최후까지 불완전한 것이다그것으로 족하다자신이 완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두려워서 가까이 가고 싶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 차라리 자신이 없는 그대로 생애를 마치는 것이 정말로 자연스러운 일인 것이다. 

 

남이 해주기를 바라는 이런한 자세는 어렸을때는 유아의 상징이고 나이 들어 노년의 상징이다. 아주 적은 물건이나 시중에 이르기까지  노인들은 받는 것에 대해 믿을 수 없을만큼 민감하다이런 심리상태가 모든 면에서 매우 심해지면 그것은 노화가 상당히 진행되었다는 증거다옛날부터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태도란 자신이 필요한 물건을 스스로 손에 넣고, 그 다음에 자기보다 약한 들에게 나누어 주는 것이었다어린 아이에게 먹을 것을 주는 것은 종족보존을 위해 필요한 행위이며  자기 몫을 행할 수 있는 성숙한 인간은 자신을 위해 스스로 일함과  동시에 약한 자에게 자기 것을 나누어 주었던 것이다'주겠지' 하고 기대하는 정신상태는 제구실을 할 수 있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스스로가 포기한 증거다포기하는 것은 자유지만  떳떳한 인간이 되지 못한다는 것은 정신적으로 사회에 참여할 자격을 잃고,  단지 위로만을 받기 때문에 성숙한 인간으로서는 견디기 힘든 일종의 굴욕감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도 마땅히 자각해야 한다노인이라고 해서 남의 도움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생각은 착각이다.  행정상의 노인으로서는 남의 도움을 받을 권리가 있을지 모른다그러나 정신이 살아있는 사람이라면 그렇지 않다. 오늘날은 젊은이들까지 사회나 국가에 무엇을 요구하며 혜택 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시대다. 노인이든, 젊은이든 원칙적으로는 자립해야 한다.

 

자기의 능력으로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사회 속에서 규칙에 따라 살아가다 보면, 자신의 욕망이 희생당하는 부분이 있으므로 일종의 보상심리로 사회보장 같은 것을 요구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도움을 받는 입장이 되면 그 결과가 의외로 당사자에게 행복감을 주지 못하는 것도 명백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할 수만 있다면 자립의 긍지만한 즐거움도 없다. 자기 스스로 해야 할 범위를 가능한 한 많이 남겨놓지 않으면 욕구는 점점 더 많아지고 그 결과 불만도 비례하여 커지게 된다특별한 환경에 처한 사람이 아닌 한우리들은 원칙적으로 스스로 할 수 없는 일은 단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에게 부탁하는 일이 많아지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는 점차로 좁아지게 된다평탄한 삶을 살아온 사람 중에는 고령이 되어서도  어떻게 하든 자신의 한창때 생활방식을 그대로 고수하려고 안간 힘을 쓰는 사람이 있다자신은 노인이니까 어렵더라도 어떻게 좀 옆에서 도와줄 수도 있을 텐데라고 생각하는 것에서부터 노화에 따른 어리광이 생겨난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경우 처음부터 그것은 무리다 라고 단념해 버리는 사람과 어떻게 되겠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비교할 때 단념하는 쪽이 편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