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가 다른 목적을 성취하기 위한 수단이나 과정으로 인식된다면, 그 목적의 성취와 함께 더 이상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공부하고 싶은 동기를 잃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한국 대학생들이 대학에 들어가면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지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찾아 배우고 공부하기 위해서는, 공부와 배움 그 자체에 흥미를 느끼고 그 과정속에서 가치와 보람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부모들은 아이들로 하여금 자신들이 원하는 어떤 보상을 얻기 위해 공부하도록 유도하지 말고, 그들이 배움에 대한 호기심과 스스로 공부하고 싶어지는 자발적 동기를 개발할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와 자신이 공부 자체에 대한 가치를 느끼고, 그런 가치의식과 태도를 아이들 에게 전달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국 역사학자 노먼 더글러스는 ‘만약 아이들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보고 싶다면, 그들에게 주는 것을 중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모가 아이들이 원하는대로 모든 것을 다 제공해주면, 아이들은 스스로 살아갈 능력을 배울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에게 받은 지나친 사랑과 보호는 아이에게 가족이란 오직 자신을 위해 존재한다는 잘못된 생각을 갖게 한다. 그래서 부모가 자신에게 바친 희생적인 사랑과 지극한 정성을 아내에게도 기대했을 것이고, 자신만을 위한 사고와 삶의 태도는 그에게서 새로운 가정까지도 빼앗아 가지 않았나 생각된다.
허용형 부모들은 아이들을 독립된 인격체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신이 품안에서 언제까지나 부모의 보호를 받으며 살아야 하는 자신의 연장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자식들에게 책임감 있고 독립된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는 정신과 능력을 길러주는 긴 안목의 이성적 노력대신 , 당장 아이들을 기쁘게 해주고 모든 위험으로부터 무조건 보호하려는 부모의 감성적 본능에 따라 행동한다. 아이들은 부모의 무조건적인 사랑과 과보호를 받으며 자라니, 독립적인 정신이 생길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또 성취하고 싶은 뚜렷한 목적을 가질 필요를 느끼지 못하니, 스스로 열심히 배우고 공부하려는 의욕도 동기도 생길 수 없다. 자신감은 어릴 때부터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고 힘든 일에 도전하며, 그 속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쌓아진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부모는 아이들이 단체운동이나 봉사활동의 참여 등을 통해 사회현실에서 부딪힐 수 있는 모험을 일찍부터 경험하고, 협동정신을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적절한 모험과 시행착오의 경험은 아이들의 정신을 단련하고 성장하게 하는 좋은 계기가 된다. 헬렌 켈러는 ‘삶은 도전적인 모험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다. 안전이란 원래 존재하지도 않고, 아이들은 그것을 온전한 것으로 경험하지도 못한다. 위험을 피하는 것은 긴 안목으로 볼 때, 위험에 노출되는 것보다 더 안전하지 않다’고 말했다.
자녀를 제대로 교육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기정교육과 자신들의 역할에 대해 공부하고, 아이들과 나누는 말 한마디라도 심리적으로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를 생각하면서 대화해야 한다. 잔소리형 부모들의 특징은 비슷하다. 아이들에게 온 정성을 쏟아붓는 대신 아이들이 하는 모든 일에 대해 알기를 원하고, 일일이 간섭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대로 움직여주길 바란다. 자녀 교육에 대한 정성이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그 정성이 잔소리가 되어 잘못 표출될 때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어머니들이 아이들이 그렇게 시키는 대로 행동하며, 성장할 때 자신의 일을 스스로 처리할 수 있는 자율성과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해보고 싶어하는 성취욕을 개발할 기회를 놓친다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한다. 우선 당장 학교성적을 올리기 위해 잔소리로 아이들의 생활을 통제하려고 하지말고, 아이들이 제 할 일을 알아서 처리할수 있는 자율성과 자신감을 가질수 있도록 해야 한다. 스스로 흥미를 느끼고 노력하여 얻은 성취는 다른 사람의 영향 때문에 밀려서 얻은 성취보다 훨씬 큰 만족을 가져다 준다. 그래서 자신의 뜻과 노력으로 얻은 성취와 만족은 더 큰 만족을 얻고 싶어 하는 동기가 되고, 그를 위한 노력의 원동력이 된다. 잔소리형 부모들의 또 다른 특징은 아이들의 심정과 입장을 이해하기 보다는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일방적으로 표현해 버리는 경향이 있다.
부모가 아이들의 성적이나 행동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그 결과를 아이의 기본능력이나 성품에 연결시켜 힐난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아이들은 자신의 기본능력에 대한 비평을 받을 때 자신감을 잃게 되는 것이다. 성적이 떨어지고 어려움에 처할수록 아이들은 부모의 더 많은 이해와 지원을 필요로 한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보다 잘못하는 아이가 부모의 큰 사랑과 인정, 따뜻한 지원을 원한다. 부모가 아이들과 대화할 때 꼭 유의해야 할 것이 또 한가지 있다. 결과보다는 그 결과를 얻기 위한 아이들이 노력에 관심과 대화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보여준 결과가 최선의 노력을 통해 얻은 것 이라면, 그것이 객관적인 평가로는 부족하더라도 부모는 그 결과를 받아들이고 아이와 함께 기뻐할 수 있어야 한다. 부모가 자녀를 제대로 지도하고 도와주기 위해서는 아이와 숨김없이 이루어지는 자연스러운 커뮤니케이션이 필수다. 아이가 스스로 시험성적을 불만스럽게 여기고 있고, 다음에는 더 잘하려고 노력할 태도가 되어있지 않은가? 또 아이들은 부모에게 분명히 표현하지 않아도 대개 무엇을 잘못했고, 어떻게 하면 다음에 더 잘할 수 있는지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가능하면 문제의 원인 분석, 앞으로의 계획이나 공부 방법도 아이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적절한 질문으로 이끌어 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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