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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장하준 지음,

국제무역

1792년 영국와 조지3세는 매커트니 백작을 보내 중국 전역에서 교역을할 자유를 얻도록 했다. 그러나 건륭제는 영국과의 교역을 늘릴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밝혔다. 건륭제는 ’우리 청나라는 지대물박地大物博하여 다른 나라의 물품은 필요하지 않으며, 따라서 청나라의 물품을 외국 야만인들의 물품과 교환할 필요가 없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중국이 결국 수치를 겪으며, 자유무역을 하게 된 후에 사람들은 국제무역에 대한 건륭제의 시각을 비웃었다. 무역에 관한 건륭제의 관점은 절대 우위론이라고 부르는데, 한 나라가 잠재적 무역대상국보다 모든 것을 더 싸게 생산할 수 있으면 무역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나라도 무역을 해야 한다. 어느 것도 잘 만들지 못하는 나라일지라도 가장 덜 못하는 것에 특화 하면 무역에서 혜택을 볼 수 있다. 국제무역은 그것을 하는 모든 나라에 이득이 된다. 19세기초 리카도에 의해 만들어진 이래 비교우위론은 자유무역과 무역자유화, 즉 무역에 대한 정부의 규제완화를 옹호하는 진영에게 강력한 무기역할을 했다. 헤크셰르-올린- 새뮤얼슨 정리에서 가장 중요한 가정은 모든 나라가 동등한 생산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어느 나라나 원하는 기술이 무엇이든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어떤 나라가 특정 재품을 특화하는 이유는 그 제품을 생산하는데 기술이 그 나라가 가진 생산(노동, 자본)요소의 상대적 부존량(자원 따위가 천부적으로 존재하는 양)에 가장 잘맞기 때문이다.

 

강철에 부과했던 관세가 줄어들면 수입 강철의 가격이 떨어지기 때문에 강철 소비자들은 즉시 혜택을 보게된다.  그러나 이 조처는 단기적으로 국내 강철산업에 종사하는 생산자에게 피해를 준다. 수입품으로 인해 기업들이 손해를 보고,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나라가 가진 비교우위에 더 적합한 산업활동. 예를 들어 마이크로칩 생산이나 투자은행 업무 등이 상대적으로 더 이윤을 내게 되면, 그 산업들이 팽창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보호장치를 잃은 산업에 종사했던 대부분의 지본가들과 노동자들이 입은 피해는 복구할 없다모든 산업에 공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일반적 용도의 기계나 일반적 기술을 가진 노동자는 거의 없다. 파산한 제철소, 용광로는 마이크로 칩을 제조하는 기계로 변화시킬 수 없고 폐철로 팔릴 확률이 높다. 

 

자유무역 경제학자들은 보상원칙을 들어가며, 자유무역화를 옹호한다. 무역자유화로 인해 나라 전체가 더 잘살게 되니, 그 과정에서 입은 피해를 보상하고도 혜택을 입은 사람들은 추가 수익을 남길수 있다는 말이다. 부자나라에서는 복지국가를 통해 부분적으로 보상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대부분의 개발도상국들에서는 보상이 이루어진다 해도 매우 미약하고 아니면 없다.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는데도 무역자유화와 같이 일부시민에게 피해를 주는 정책을 정당하 하기 위해 보상원칙을 들먹이는 것은 국민의 일부에게 다수을 이익을 위해 희생하라고 강요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시장이 더 크지면, 생산자들은 더 싼 가격에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보통 더 많이 생산하면 생산단가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규모의 경제라고 부른다. 국제무역을 통해 경쟁이 늘어나면 엄청나게 우월한 외국기업들에게 완패할 수밖에 없는 개발도상국의 기업이 아닌 이상 생산자들은 효율성을 증대시킬  수밖에 없다. 국제무역은 또 생산자들을 새로운 아이디어에 노출시켜 새로운 혁신을 낳을 수도 있다.

 

국제무역은 개발도상국에 특히 중요하다. 생산능력을 키워 경제를 발달시키려면, 개발도상국은 더 나은 기술을 습득해야 한다. 개발도상국이 기술을 수입하려면, 먼저 수출을 해서 미국 달러화나 유로화처럼 보편적 으로 통용되는 경화를 벌어들여야 한다. 국제무역을 해야 한다는 것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자유무역이 최선이라는 의미는 아니며, 특히 개발도상국의 경우 그렇다. 자유무역을 하게 되면 개발도상국은 자국의 생산능력을 개발할 기회를 방해 받을 수 있다. 국제무역은 1960년대초 전세계 국내총생산량의 12% 규모에 해당했다. 그후 빠른 속도로 증가해서 29%에 달한다. 지난 30년동안 미국 언론에서 하는 소리만 들으면, 미국이 처음에는 일본 그리고 지금은 중국과의 무역적자로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국제무역으로 고통받는 나라인듯한 인상을받을 수 있다. 그러나 미국경제에서 수입이 차지하는 비율이 GDP의 17%, 수출은 13%에 그친다.

 

GDP대비 수출과 수입수치를 평균한 무역의존율은 15%이다. 사실 미국은 세계에서 무역의존율이 가장 낮은 나라중 하나이다. 주요 경제국 가운데 미국보다 무역의존율이 낮은 나라는 12%를 기록한 브라질뿐이다. 일본 역시 무역의존율이 미국과 똑같이 15%이다. 또다른 극단에는 규모가 작고 무역주도형 경제를 가진 홍콩 206%와 싱가포르198%가 있다. 이런 나라는 자국 필요충족 이외도 국제무역 자체를 특화 산업으로 개발해 특정 재화나 서비스를 수입한 뒤 바로 다른 나라에 수출한다. 이를 재수출이라고 한다. 국제무역이 전세계 GDP의 29%에 해당한다는 것은 평균적이라고 할 수 있다. 프랑스, 이탈리아, 인도, 인도네시아, 중국이 여기에 포함된다. 세계평균을 훨씬 웃도는 60%이상의 무역 의존율을 보이는 나라도 많다. 네덜란드, 밸기에, 앙골라, 사우디아라비아, 말레이시아, 태국이 이 그룹에 속한다.

 

지난 반세기 동안 국제무역에 중요한 구조적 변화가 일어났다. 첫번째가 서비스무역의 중요성이 늘어난 점이다. 항공사사무, 소프트웨어, MRI판독 등 서비스 무역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인상을 받고 있다. 세계 무역에서 서비스 무역이 차지하는 비율은 1980년대초 17%, 1990년대초 20%로 증가했다. 20세기 전반에 세계무역교역에서 제조업 제품의 무역이 차지하는 비율은 40-45%였다. 1960년대 57-60%로 상승했고, 1980년대초 57%를 차지했다. 1990년대말 78%로 절정에 달했다가 현재 69%를 기록하고 있다. 이것은 우리가 산업화 이후 지식경제시대에 살고 있지 않다는 또 하나의 증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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