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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정심, 나를 지켜내는 힘( 토마스

삶이 힘든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심리치료사들은 의사처럼 환자들에게 잘못된 것이 무엇인지를 설명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환자들에겐 전문가의 지시를 따를 것을 요구했다. 심리치료의 문제는 지금까지 어떤 치료법도 보편적인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학문적 연구에서 드물게 그 유효성을 입증받는 방법중 하나는 인지행동치료이다.  미국에서 가장 흔한 형태의 정신질환인 우울증 치료에 거의 필수적으로 인지행동치료를 적용하도록 되어있다. 앨버트 엘리스는 인지행동 치료와 깊은 관련이 있는 합리적 정서 행동치료를 교육계에서 활용하면 좋을 것이라고 내다 봤다. 아이들에게 특정생각이 심리적인 문제를 유발한다는 사실을 가르치면, 훗날 심리질환으로 고생하는 사람도 더 적어질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었다.

 

비합리적, 비이성적 생각들이 정서적 장애와 행동상의 문제들을 유발한다. 반대로 합리적, 이성적 사고는 감정적으로 균형잡힌 삶, 의미있는 목표를 지향하는 행동을 가능케 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생각이 있으며, 자신만의 삶의 철학을 만들어 간다. 그러나 어떤 삶의 철학은 자신의 가능성을 펼쳐나가는 방해가 된다.  지각은 틀릴 수 있고, 사실에 대한 평가는 과장되고 부풀려질 수 있다.  무엇보다 정서적 장애는 정신이 병 들어서가 아니라, 오해를 하고 있는데서 비롯된다살다보면 힘들고 괴로운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무조건 의사나 심리치료사를 찾아갈 것이 아니다. 대부분 정서적 장애는 대부분의 질병처럼 절로 낫는다. 인간은 상당한 자기치유력과 회복능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성급하게 1000년 혹은 2000년전에는 자동차, 컴퓨터 등의 현대기술이 없었다는 이유로 그때 사람들은 뭔가 몰랐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심각한 오해다. 생각에 관한 옛 선배들의 인식은 결코 현대인들에게 뒤지지 않았다.

 

소승불교는 불교의 창시자 고다마 싯다르타의 원래 가르침에 가장 가까운 종교관을 갖고 있다. 가르침에 따르면 싯타르타는 그 무엇으로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자세를 깨달은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는 언제나 고요하고 평정심을 지키고 있었다고 한다. 고카마 싯타르타, 즉 석가는 늘 모든 인간이 신체와 생각과 감정과 주변에 주의를 기울이고,  무엇이 자신에게 좋으며 무엇이 좋지 않은지 유의하면, 그와 같은 평정심에 도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인지행동치료 측면에서 보면 석가는 생각과 감정의 상관관계를 의식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석가는 이런 방식으로 수행 초기 스스로를 괴롭히던 분노와 두려움, 절망을 끝내고, 평정과 행복에 이를수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각을 통해 감정을 조절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기에 인생에서 피할 수 없는  괴로움에 짓눌려 살아갔지만, 석가는 그런 괴로움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석가는 자신의 깨달음이 지닌 중요성을 완벽하게 의식했다. 깨닫기전에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수없이 헛된 시도들을 해보았기 때문이었다. 맨처음 요가와 명상을 했고 그 뒤에는 엄격한 고행을 했다.

 

에픽테토스는 로마에 노예로 팔려갔다. 당시 부유한 로마인들은 공부를 많이 한 노예를 집에 두는 풍습이 있었다. 나중에 에픽테토스는 자유인이 되어 학파를 창시하고 가르침을 전파했다. 에픽테토스보다 50년 먼저 태어난 세네카는 네로황제 휘하에서 교육자이자 정치가로 살았다. 네로황제의 포악한 행동을 막지 못해 네로황제의 명령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이어야 했다. 세네카는 담담히 죽음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로마황제가 되어 여러 차례 전쟁을 지휘하기도 했지만, 우울증으로 고생했다. 그는 자성하는 태도로 염세적 세계관을 극복하고, 최악의 상황을 무사히 넘길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고다마 싯다르타는 최상위 계층인 브라만 가문에서 태어나 부족한 것 없이 자랐다.  싯다르타는 유복한 어린시절을 보낸 듯 하다. 그에게 사람들이 병들고, 늙고, 죽어간다는 사실이 충격으로 다가왔다.

 

앨버트 엘리스는 1913년생으로 어릴 적부터 뉴욕에서 살았다. 그는 일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가 일하는 시간은 오전 9시반부터 밤 11시까지 였다. 엘리스는 평생 이런 습관을 유지했다. 앨버트 엘리스는 1950-1960년대 자신의 치료법을 개발했다. 에픽테토스, 세네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싯다르타, 앨버트 엘리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모두 실존적, 개인적, 정치적으로 어려운 문제에 봉착 했다는 것,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평온하고, 심지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지' 질문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