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 민주주의와 산업화

1700년 무렵에는 예측할 수 없는 변화가 시작되었다. 인류가 세상을 변모시킬 두 혁명이 촉발한 것이다. 북아메리카 식민지에서 영국 이주민들은 압제에 맞서 봉기헸고,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강력한 전망을 제시했다. 영국에서는 발명가 몇명이 기계와 새로운 동력을 이용해 이전에는 수많은 사람이 하던 일을 단 몇사람이 해낼 수 있게 만든다. 한 세기후에 새로운 나라 미국은 건국자들이 미완으로 남긴 일로 말미암아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산업혁명은 지금 보면 자유보다 고통을 가져왔고, 어떤 삶의 방식을 파괴하여 다른 방식을 창조했다. 1774년에 이르면 영국인과 식민지 이주민 사이에 갈등이 끊이지 않는다. 영국인이 보스턴차 사건에 대비해 보스턴 항구를 봉쇄하고, 도시를 점령하자, 매사추세츠 전역의 마을이 민병대를 조직하였다. 그해 말 식민지 열세주 중 열두 주의 대표 56명이 참석한 최초의 대륙회의가 필라델피아에서 열린다. 1776년 여름 뉴욕 항구로 들어온 영국 원정군의 규모는 엄청났다. 배가 500척이 넘었고, 영국군과 독일군이 3만 2000명이었다.  병력으로나 화력으로나 영국군을 맞상대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대신 미국군은 개편하여 저격수와 장총, 게릴라 전술에 바탕을 둔 전투방식이었다. 1778년 2월 프랑스는 식민지 열세 곳과 공식적인 동맹관계를 맺었다. 프랑스가 전쟁에 개입하면서 모든 상황이 변했다. 프랑스의 개입으로 영국은 아메리카에 있는 재산뿐만 아니라, 서인도 제도의 설탕 식민지들도 지켜내야 했다. 최후의 일전은 1781년 버지니아주의 요크타운에서 벌어졌다. 미국과 프랑스 연합군이 영국군을 포위했고, 3주후에 영국군은 항복했다. 민주주의, 민족자결권이라는 개념과 미국반란의 승리가 또 다른 혁명들을 촉발했다. 제일 먼저 프랑스인이 1789년 미국의 뒤를 따랐다. 1791년 아이티에서는 노예와 자유민 흑인이 프랑스의 지배에 저항해 봉기했다. 1820년대에 에스파니아령 아메리카에서는 혁명이 일어나서 멕시코와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파나마, 에콰도르, 페루, 볼리비아의 독립을 가져왔다.  유럽에서는 그리스인과 벨기에인, 폴란드인이 1820년대와 1830년대에 국가의 독립을 위해 싸웠다.

 

18세기 중반에 영국 인구가 급증했는데 부분적으로 가난한 이들의 식단을 괄목할 정도로 향상시킨 신세계에서 온 식량, 곧 감자 덕분이었다. 인구증가로 저렴한 옷감을 비롯한 모든 종류의 물건에 대한 수요도 늘어났다. 옷감은 항상 인간의 손으로 만들어 왔다. 농사일이 많지 않은 계절에 농가들이 참여하는 가내산업이었다. 이제 기계가 이 일을 대신하게될 것이다. 영국방직산업의 진정한 변화는 1769년 삼류 가발업자이자 이발사인 리처드 아크라이트가 수력방적기에 관한 특허를 얻으면서 찾아왔다. 헨리 포드가 자동차 공장을 세우기 한 세기전에 아크라이트는 동력과 기계, 반숙련 노동자, 원자재를 결합해 대량 생산을 이루었다. 공장 시스템은 제조를 위한 새로운 방식으로만 그치지 않았다. 새로운 생활방식이었고, 농업이 5000년전에 시작된 이래 인간의 삶과 일에서 가장 획기적인 변화였다. 농사일은 절기가 있고 다양했다. 공장일은 단조롭고 휴식이 거의 없었다. 기계 사용이 확대될수록 여성과 아이들이 대부분인 미숙련노동자가 숙련직공을 대신했다. 도시는 공장 일자리를 찾아서 농촌에서 이주한 노동자들 때문에 유례가 없을 정도로 커졌다. 제2의 산업물결이 첫번째 물결을 따라왔다. 방직공장은 새로운 기계, 더 많은 동력이 필요했다. 발명가들과 기술자들은 철을 벼르고, 석탄을 캐는 더 효과적인 방법을 고안했다. 아트라이트가 수력방적기를 도입하고 250년도 지나지 않아 동력과 기계의 결합은 공장을 넘어 우리 삶의 전반으로 파고 들었다. 철도는 영국 관산업속에서 태동하였고, 한참 후에야 증기기관차가 발명되었다. 증기기관 또한 석탄에 뿌리를 두고 있다. 광산에서 물을 퍼내는데 쓰인 증기기관은 영국 방직공장의 기계 작동에도 적용되었다. 19세기초 발명가들은 증기기관을 운송수단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찾아내기 시작했다. 증기기관차는 1825년 석탄광산에서 대중의 눈앞으로 이동했다.

 

스톡턴-달링턴간 철도는 최초의 운행에서 승객 600명을 태우고, 세시간 동안 42키로미터를 달렸다. 볼티모어- 오하이오 철도의 첫구간 2.4키로미터는 1830년 1월 완공되었다. 최초의 황단철도는 1869년 5월 10일에 완공되었다. 사람들은 다른 기후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먹을거리를 먹었다. 여행할 수 있는 지역이 훨씬 넓어지면서 평생 만날수 있는 사람들의 숫자는 네배나 증가했다. 철도는 수천가지의 일자리, 새로운 광산, 새로운 철공소, 새로운 마을, 새로운 시장을 창출 했다. 철도와 엔진, 차량이 제작 되어야 했고, 석탄을 캐야 했고, 열차표를 인쇄해야 했다. 완전히 새로운 계층의 노동자들이 철도에 인력을 제공했다. 엔지니어와 기관사, 승무원, 안내원, 역장 등이다. 이전의 흑사병처럼 콜레라는 옛날 무역로를 따라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이동했다. 적어도 2000년동안 인도의 풍토병이었던 이 질병은 인도를 넘어 아프가니스탄과 터키, 페르시아를 거쳐 러시아까지 확산 되었다. 산업혁명이 한창인 더럽고 혼잡한 도시는 콜레라 번성에 완벽한 환경이었다. 1854년 런던은 지구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였고 가장 혼잡한 도시중 하나였다. 런던의 인구는 50년사이에 두배로 늘었다. 반경 48키로미터안에 250만명이 들어차 있었다. 그중 절반 이상이 캄캄하고 더럽고 배수가 안되는 빈민가에 살았다.

 

박테리아는 지구상에서 갖가장 오래되고 가장 성공한 생물체이다. 생물체 가운데 가장 미새하고, 가장 하등한 단세포 생활체로서 자기복제를 통해 번식하기 때문에 어떤 환경에서도 수백만 배로 번식할 수 있다. 일부는 공기에서 질소를 추출한다. 일부는 황이나 다른 원소로 살아간다. 콜레라 같은 병균 박테리아들은 인간의 몸속에서 기생하며, 인간을 숙주로 살아간다. 존 스노는 브로드가 근처인 퍼스가에서 살면서 의술을 펼치고 있었다. 존 스노는 의료계에서 질병의 세균이론을 수용하기 20년전에 산업화도시에 대한 치명적 위협의 비밀을 탐사연구를 통해 풀었고, 오늘날 병리학에서도 전염병의 발생을 추측하는 데에 여전히 사용하는 방법들을 개발했다. 스노의 발견은 인류의 가장 위대한 공학중 하나인 근대 하수도 설비로 이어졌다. 

 

영국과 중국의 역사에서 어두운 한 장인 1838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제국과 가장 젊은 제국이 아편무역을 두고 전쟁에 돌입했다. 지구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가 가장 적은 나라에 항복했다. 영국이 소유한 증기기관과 총의 위력 탓이었다. 독립혁명이 끝난지 8년만에 미국은 산업화 시대 최초의 전쟁에 돌입했다. 북부와 남부의 주들은 숱한 이슈로 분열 되었다. 가장 거대하고 추악한 쟁점은 노예제도였다. 400만명의 미국인이 다른 인간에게 소유되어 있었다. 미국 이주민의 90%가 도시외곽에 살던 식민지 시기에도 북부의 농장이 소규모라면, 남부는 노예에 바탕을 둔 대농장 이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었다. 1820년대와 1830년대에 북동부 도시는 산업혁명을 끌어 안았지만 남부는 그러지 않았다. 1860년에 에이브러햄 링컨이 대통령으로 당선되고, 한달후 사우스 캐롤라이나가 미국에서 분리 독립할 것을 선언했고, 미국은 4년간 참혹한 전쟁에 돌입했다. 남북전쟁은 이전시대에 속하는 전술과 최신기술이 결합한 전쟁이었다. 공장에서 대량 생산된 새 무기들이 전쟁터에서 대량살상을 가져왔다. 기관총의 전신인 개틀링총은 놀랍게도 분당200발 쏘았다. 중국 명나라에서 총이 발명된 이래 처음으로 일반군인도 먼거리의 표적을 조준해서 맞힐 기회를 얻었다. 보병이 앞장서 돌격하던 시대는 끝이 났다.

 

남부의 패배에 공헌한 것은 산업혁명으로 대량생산된 새로운 무기만이 아니었다. 미국의 철로, 전신 체계와 제조 생산시설 대부분이 북부에 있었다. 광대한 철도망 덕분에 북부군은 군인과 자재를 남부보다 훨씬 수월하게 전선으로 이동시킬 수 있었다. 남북전쟁은 미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의 전환점을 상징했다. 남북전쟁을 지지했던 산업기반 시설뿐만 아니라, 무기와 전술, 상황의 기록방법 등에서 이전의 전쟁보다 오늘날 우리와도 친숙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