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평등해야 건강하다. (리처드 윌킨슨,

사회적 감정

심리학자 토마스 셰프는 수치심을 사회적 감정이라고 한다. 수치심은 타인과의 관계속에서 자신을 끊임없이 감시하면서 형성하게 되는 가장 중요한 사회적 감정이다. 셰프는 '수치심'이라는 용어를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폭넓게 사용했다. 그는 우리가 자존심이 낮거나 어리석고 우둔하며, 우스꽝스럽고 무력하고 결점이 많고 무능하며, 서투르고 공격받기 쉽고 약하며, 불안정하고 무기력하다고 말할 때, 사실 우리는 보통 수치심을 느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감정은 대부분은 열등감과 자존심과 결부되어 있다. 길버트와 맥과이어는 '수치심은 거의 언제나 지위의 상실.... 평가절하 되거나, 망신당하거나, 강등되거나, 치욕과 연결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길버트는 특히 사회적 계급이나 지위, 사회적 배제나 거부와 같은 위협적인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수치심을 느끼게 된다강조했다. 수치심은 사회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이라고도 하는 사회적 불안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수치심은 인간의 타고난 본성이다. 수치심은 지배체계를 유지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지배체계에서 지배는 반드시 복종과 짝을 이루어야만 갈등을 피할수 있다.

 

길버트는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수치심을 나타내는 신호들 고객숙이기, 시선피하기, 숨기 등은 보통 갈등을 줄이거나 피하기 위해 고안된 복종적이고 비위를 맞추는 표현이다. 수치심은 굴종이나 눈치를 보는 행동과 관련이 있다. 때문에 그것은 위험을 최소화 하려는 전략으로도 볼 수 있다. 사회적 불안은 자신을 상대와 비교하는 과정, 열등하게 취급당할지도 모른다는 공포, 타인과의 불만족스러운 관계를 겪으면서 생겨난다. 하지만 수치심은 항상 갈등을 피하거나 소심한 행동으로만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수치심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거나 자신이 열등하다고 인정하기보다는 타인에게서 오는 치욕에 저항하거나 맞설 수 있다. 현실에 타협하기보다는 치욕, 경멸, 체면 손상에 분노하거나 폭력적으로 대응할 수 잇다. 리어리와 코윌스키는 사회적 불안과 사회적 친분관계에 대한 수많은 연구를 검토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회적으로 불안을느끼는 사람들은 친분관계를 피하는 경향이 있다’. 간단히 말해 당신은 사람들이 당신을 좋아하고, 스스로 매력적이라는 자신감이 있을 때, 더욱 쉽게 주도적으로 행동하거나 친구를 사귈수 있다.

 

우리는 사회적 불안과 수치심, 우울, 폭력이라는 감정들이 모두 사회적 비교에서 생기는 감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회적 지위는 상대방이 우리를 보는 방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친분관계는 우리가 상대방에게 거부당했거나, 받아들여지거나, 존중받았거나 그렇지 않거나, 매력적으로 보이거나 그렇지 않거나, 타인에게 인정받거나 거부당했다고 느끼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 마지막으로 어린 시절에 겪었던 불안정은 아동기 이후 경험하게 되는 사회적 불안에 더욱 취약하게 만들며 평생에 걸쳐 우리의 행동과 심리사회적 반응을 좌우한다. 대부분의 사회문제는 개인적 관점과 구조적 관점 양쪽에서 모두 해석 가능하다. 우리는 어떤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실직하기 쉽고 범죄행위에 가담하며, 약물중독이나 우울증에 빠지기 쉬운지 말할 수 있다. 우리는 개인차를 부각 시키면서 사람들의 과거, 이동기의 경험, 학창시절, 직업경력, 그리고 사회적 관계를 파헤치며 문제의 해답을 찾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개인적 성격차이로만 어떤 사회 실업율이 20%인데 어떤 사회는 2%이고, 왜 어떤 사회는 10만명당 살인자가 두명을 밑도는데, 어떤 사회는 그 열배를 웃도는지는 설명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인간이 본능적으로 사회적 환경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깨닫게 된다면, 어떤 사회구조가 이런 상황을 변화시킬 있는지 생각해보는 수준까지 우리의 시야가 확장될 수 있을 것이다.

 

'평등해야 건강하다. (리처드 윌킨슨,'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폭력과 불평등  (0) 2015.11.03
건강과 불평등  (0) 2015.11.02
타인의 눈에 비친 우리  (0) 2015.10.25
사회적 지위  (0) 2015.10.22
불안과 불안정: 타인의 시선  (0) 2015.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