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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 중년을 말하다.(The Survival Papers)

좋은 것은 더 좋은 것의 적이다.

 빛이 있는 곳에는 그림자가 생긴다. 어떤 물건에 빛을 비추면 그 물건의 그림자가 생긴다. 심리학적으로 볼 때 그림자는 의식적인 인격에 반대되며 의식적인 인격에 부족한 것을 보충한다. 자기 자신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언제, 어떻게 그림자가 자신의 삶에 등장하는지를 살펴야 한다. 우리가 자신의 그림자에 대해 더 많이 알수록, 그림자는 본체와 하나가 되고 점점 덜 위험해진다. 그림자는 도덕적이지 않는 소망과 동기, 유치한 환상과 분노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는 자신의 이러한 부분을 부끄럽게 생각하기 때문에 그것을 다른사람에게 감추려고 노력한다. 문명사회에서 그림자의 주된 부분은 바로 공격성이다. 크게 볼 때 그림자는 억압된 욕망과 야만적인 충동이 한데 뭉친 것이다. 우리는 노력만 한다면 그림자를 의식할 수 있다.

 

우리가 동일시하는 페르소나가 밝으면 밝을수록, 우리의 그림자는 더욱더 어두워 진다. 어떤 사람이 완벽한 척하면 할수록, 그의 그림자는 점점 더 죄 많고, 단점 많은 인간이 되어 간다.  밝고 모범적인 페르소나를 보충하려는 그림자의 영향 때문에 우리는 많은 사고를 친다. 우리가 미처 모르는 사이에 그림자가 자기 주장을 하기 시작하면 인생이 망가진다. 그림자와 자아는 서로 권력을 잡으려고 싸우는 두 정당과 비슷하다. 한쪽이 방법에 대해 주장하면 다른 한쪽은 태도에 대해서만 이야기 할 것이다. 그 둘을 통합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아가 그림자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자아는 그림자의 특성과 의도에 대해 자각해야 한다. 그리고 자아와 그림자를 협상 테이블에 끌어다 놓고 그 둘이 충분히 협상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림자의 긍정적인 측면은 이제껏 우리가 살면서 발휘하지 않았던 잠재력을 말한다. 그것은 오랫동안 묻혀 있거나 의식하지 못했던 재능과 능력과 도덕적 자질이다. 그림자의 긍정적 요소가 의식화 되어 인격 안에 통합되면 지금까지 억압되었던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풀려 나온다.

 

분석가들은 우울증에 빠진 사람에게 우울증으로부터 도망치기보다 그것에 직면하라고 충고한다. 땅을 파지 않으면 숨겨진 보물을 찾을 수 없는 법이다. 중년의 위기는 그림자의 부정적인 측면과 긍정적인 측면과 연관된다. 그림자의 부정적인 측면은 도덕적 혐오감과 수치심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그림자의 긍정적 측면은 도덕적이라 할 수도 없고 비도덕적이라할 수도 없다.

 

좋은 것은 더 좋은 것의 적이다. 사람들은 지금 상태를 잃게 될까봐 더 좋은 것을 추구하지 못한다. 우리는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마더 콤플렉스는 그가 이미 알고 익숙한 환경에 묶어 둔다. 그는 자신에게 안전하다는 느낌을 주는 사물들을 떠나지 못한다. 그가 새로운 생활방식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변화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푸에르 에터누스'는 라틴어로 영원한 젊은이를 뜻한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푸에르 에터누스는 이아쿠스, 디오니소스, 에로스와 같이 영원한 청년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신경증 이론에서 푸에르는 나이를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춘기적 심리상태에서벗어나지 못한 사람을 가리킨다. 푸에르는 어머니에 대한 지나친 의존을 특성으로 한다. 대부분 중년의 위기는 푸에르 단계에서 더 성장하고자 하는 내적 욕구에서 비릇된다. 푸에르는 자신의 행동에 책임지지 않는다. 그는 자신도 의식하지 못한채 엉뚱한 행동을 저지른다. 사실 그는 자기 무의식의 희생양이며 특히 본능적인 충동에 약하다. 그는 순간적인 충동에 자신을 맡기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진정한 감정으로부터 소외되었기 때문에, 그 순간 좋다고 느껴졌던 것도 몇 분 못가 끔찍하게 느껴진다.

 

그가 버려야 하는 것은 그림자에서 비롯된 자신의 일상적인 습관이나 행동패턴이다. 무의식의 습관이나 패턴에 조종당하지 않기 위해서 푸에르는 자신의 그러한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푸에르는 직접 삶 속에 뛰어들지 않고 항상 결정하고 행동하는 것을 미룬다. 그는 자신이 도망칠수 없는 상황에 빠지게될까봐 두려워한다. 그는 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무언가 하려는 중이고 새로운 삶을 위해 변화를 추구하는 중이다. 언젠가 절실해지면 그는 행동에 나설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미래에 대한 계획은 그저 계획으로만 끝나고 '이랬으면 좋겠어, 이렇게 될꺼야'하는 환상에 젖어 그는 자신의 인생을 낭비한다. 그는 지금 여기서 인생을 변화시킬 결정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다.

 

삶을 미루는 것은 일종의 감옥이다. 그것은 자신의 영혼을 죽이는 사형수의 감방이다. 부모에 대한 콤플렉스, 유년에 대한 무의식적인 집착, 어린 아이처럼 책임지지 않으려는 태도가 그를 가두는 창살이 된다. "그는 감옥에 갇혀 사는 것이 자신의 운명이라고 체념해야 했다. 그는 감옥에서 그의 인생을 마치기를 바랬어야 했다. 그는 집에 있는 것처럼 침착하고 냉정하게, 창살을 통해 들어오는 외부소음의 소리를 들었다. 그는 밖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알 수 있었다. 밖에서 일어나는 일중에서 그가 모르는 것은 없었다. 그리고 창살이 1미터 이상 떨어져 있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안제든지 감옥을 떠날 수 있었다. 그는 사실 감옥에 갇혀 있지 않았던 것이다."

 

푸에르의 그림자는 세넥스(SENEX)다. 세넥스는 라틴어로 연장자를 뜻한다. 세넥스는 훈련되고, 통제되고, 의식적이고, 질서 잡힌 사람을 뜻한다. 푸에르는 본능대로 행동하고, 무질서하고, 쉽게 흥분되고, 변덕스럽다. "나는 앞으로 겪게될 고통에서 그를 구해줄 수 없다.  그러나 만약 그럴수 있다해도 나는 그를 구하지 않을 것이다.  자연이 정할 것을 인간이 방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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