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그릇 테메노스

분석가에게 자신의 문제를 털어 놓는다는 것은  자신이 혼자 힘으로 그 문제를 해결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 동안 털어놓지 못한 이야기를 함으로써 그 동안 쌓였던 압박감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다.

 

연금술에는 이러한 심리적 그릇에 대한 비유가 있다. 연금술에서는 이러한 심리적 그릇을 바스 헤르메티스(vas hermetis)라고 한다. 바스 헤르메티스는 라틴어로 '헤르메스의 그릇'이라는 뜻이다. 헤르메티스의 그릇은 금을 만들 때 사용하는 용기다. 그 안에 납을 담고 그릇을 밀봉한 뒤 열을 가하면, 그릇 안에 담긴 납에 변화가 일어난다. 그러나 그릇이 깨어져서 열기가 새어 나가면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헤르메티스의 그릇을 심리적으로 해석하자면 내면의 갈등에서 생기는 긴장이 풀어지면 금, 즉 연금술사의 돌은 형성되지 않는다. 열기가 새어나가면 납은 금으로 변하지 않고 처음 그 상태로 남게 된다. 융의 심리학에서 이러한 심리적 그릇을 테메노스(temenos)라고 부른다. 테메노스는 고대 제사가 치러지던 신성한 장소를 말한다.

 

 

꿈꾸는 행위를 조사한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우리는 하루 밤에 여러 번 꿈을 꾼다고 한다. 우리가 꿈을 꾸는 동안에는 안구가 움직이는 렘(REM) 현상이 일어난다.  하룻밤 잠자는 동안에도 여러 번 렘 현상이 일어난다. 렘 현상이 일어나는 단계에서 사람을 깨우면 그 사람은 금방 초조해지고 불안해 한다. 이러한 실험은 꿈의 내용이나 의미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설명하지 못하지만, 꿈이 인간에게 중요한 기능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융은 이러한 실험을 보다 더 깊게 꿈을 연구했다. 그는 꿈이 심리적인 에너지 흐름을 조절하고, 감시하는 기능을 한다고 믿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