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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진화의 오디세이 (김용환)

현생인류 출현과 네안데르탈인

현생인류 즉 호모사피엔스의 기원은 고인류학계의 최대 난제이다. 현생인류의 출현은 화석을 통해서 입증되는 것이기 때문에 현생인류 형태, 특히 두개골의 생김새를 다른 유형의 화석과 비교해서 파악할 필요가 있다. 현생인류와 계통적으로 그리고 시대적으로 가까운 유형의 화석으로 직립원인, 고전적 네안데르탈인, 그리고 서아시아의 네안데르탈인을 들수 있다. 직립원인은 눈두덩이가 현전하 나왔고 뒤통수가 돌출해 있다. 그리고 두개골이 두꺼우며 중앙에는 앞뒤로 용골이 나왔다. 고전적 네안데르탈인 역시 눈두덩이가 두드러지고 뒤통수가 돌출해 있으며, 직립원인에 비해 뇌용량이 훨씬 크다.  안면의 길이가 짧으면서 광대뼈가 나왔고 주둥이도 다소 돌출했지만, 턱주걱은 거의 없을 정도로 목으로 후퇴했다. 큰 앞니를 비롯해서 분쇄 능력이 강력한 어금니와 씹는 근육을 지녔다.

 

서아시아 네안데르탈인은 눈두덩이 뼈가 다소 작아졌고 이마가 더 발달했으며, 뒤통수를 포함한 머리 모양도 훨씬 둥근 형태를 취하고 있다. 현생인류는 눈두덩이뼈가 거의 없으며, 이마가 높게 발달했고 두개골도 뒤통수까지 전체적으로 돔형태를 띠고 있다. 치아는 크기가 작아졌고, 턱주걱이 뚜렷하게 나왔다. 유럽에서 플라이스토세 후기에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가 함께 나타났다. 고전적 네안데르탈인은 1856년 독일 뒤셀도르프의 네안데르 동굴에서 직접 발견되었는데, 이 화석들은 유럽에서 12만년전 즈음 출현하기 시작해서, 4만년전의 지층에서부터 갑자기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1868년 프랑스 남부의 레제지에서 처음 발견된 크로마뇽인으로 알려진 현생인류는 유럽에서 3만 5천년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네안데르탈인이 현생인류의 직계 선조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윌슨과 사라치는 분자생물학적 기법을 응용해서 아프리카 침팬지가 호미니드와 분기된 것은 5mB.P 였음을 밝혀냈다. 또한 뉴기니와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은 약 6만-5만년전에 그곳에 진출한 것으로 고고학 자료에서 밝혀졌다.

 

템플턴에 따르면 호미니드는 모두 세차례, 즉 1.7mB.P에 직립원인이, 70만년 전에는 아슐석기를 지닌 직립원인이, 그리고 9만년전에는 현생인류가 아프리카를 빠져나갔고, 또한 이주 민족이 토착민족을 단순히 대체한 것이 아니라, 그들 사이에 교배 혹은 유전자 교환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아슐 문화(Acheulean culture) 또는 아슐리안 문화라고 불리는 이 문화는 인류의 선사시대전기 구석기 시대 석기를 제작하는 고고학적인 공법이며, 아프리카, 서아시아, 유럽 등지에 걸쳐있다. 1백만년 전의 인류의 주요한 석기 제작 기술이었으며 아프리카를 떠나 유라시아로 건너온 인류가 최초의 이 석기를 사용하는 인류였다. 동아시아는 다지역 진화설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잠재성이 높은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만일 다지역 진화설이 옳다면, 아프리카 기원설은 대폭 수정되어야만 할뿐 아니라, 직립원인의 아프리카 기원 및 구대륙 진출설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