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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왜 짧은가? (세네카, 천병희

행복으로 가는 길

행복한 삶에 이르는 것은 쉽지는 않아요. 일단 길에서 벗어나게 되면, 서둘러 뛰아간다해도 목표에서 점점 더 멀어지거든요. 반대 방향을 들어섰다면 서둘러 갈수록 거리는 점점 더 멀어지게 마련이고요. 그러므로 먼저 우리가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안 다음, 목표에 가장 빨리 도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아보아야겠지요. 따라서 우리는 어디로 갈 것이며. 어느 길로 갈것인지를 우리의 목표를 정확히 알고 있는 경험 많은 길라잡이와 함께 결정해야 하오.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가야 할 길이 아니라 사람들이 다니고 있는 길로 들어서서 가축떼 처럼 앞서 가는 무리를 뒤따라가는 것이지요. 행복한 삶에 대해 이야기 할 때에는 표결할 때처럼 ‘여기 이 집단이 더 커보이는군’ 하고 말해서는 안돼요. 우리는 무엇이 가장 많이 일어나느냐가 아니라, 무엇이 최선의 행동 목표인지 물어야 하오. 군중의 마음에 드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우리로 하여금 지속적인 행복을 누리게 하는지 물어야겠지요. 

 

당신은 당신의 웅변을 칭찬해 주고, 당신의 호감을 사려고 애쓰고, 당신의 권세를 추켜세워 주는 자들이 보이는가? 그들은 모두 적이거나 또는 결과는 마찬가지지만 적이 될 수 있어요. 감탄하는 무리만큼이나 시기하는 무리도 많은 법이지요. 그렇다면 나는 왜 오히려 느낄 수는 있어도 보일 필요는 없는 검증된 선을 추구하지 않는 것일까요?  밖으로 보이는 것,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것,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놀라며 가리키는 것은 겉만 번지르르할뿐 속은 비참하지요. 우리는 겉보기에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견고하고 변함없고,  안보이는 부분이 더 아름다운 것을 추구하고 찾아내야 할 것이오.  지금 우리는 마치 어둠속을 거닐듯 우리가 바라는 것이 가까이 있는 데도 그것이 부딪치며 지나가 버리지요. 자신의 본성과 조화를 이루는 삶이 행복한 삶이지요.

 

그러한 삶이 실현될 수 있기 위해서는 반드시 먼저 마음이 건강하고, 지속적으로 건강을 유지해야 하고, 용감하고 역동적이어야 하며, 꿋꿋하게 참을 수 있어야 하며, 시대 상황에 적응할 줄 알아야 하며, 육체와 그 요구에 관심을 갖되 지나치게 세심해서는 안되며, 삶을 쾌적하게 만드는 다른 것들에 유의하되 그 중 어느 것도 과대평가해서는 안되며, 행복의 선물을 이용하되 그것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되지요. 지속적인 쾌활함과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속깊은 즐거움이 수반 되는 그런 정신은, 제가 가진 것을 즐기고 자기에게 맞는 것보다 더 큰 것을 원하지 읺기 때문이지요. 그런 즐거움이라면 비참한 육체의 작고 보잘 것 없고 지속되지 못하는 충동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지 않을까요?  쾌락의 지배를 받게 되는 날에는 고통의 지배도 받게 되지요. 가장 신뢰할 수 없고, 무절제한 지배자인 욕망과 고통에 번갈아 사로잡히는 자는 얼마나 사악하고 힘든 종살이를 하게 됩니까? 행복한 삶이란 올바르고 확고한 판단에 기초하고 있어 동요하는 일이 없는 생활이지요. 우리의 마음은 운명의 위협적인 노여움에 맞서 제자리를 지킬테니까 말이오.  

 

건전한 정신 없이는 아무도 행복하지 못하고, 좋은 것 대신 해로운 것을 추구하는 자는 정신이 건전하지 못하지요. 올바른 판단을 하는 사람은 행복하지요. 현재 상황이 어떻게 하든 거기에 만족하고, 자신의 처지에 친숙해지는 사람은 행복하지요. 그러니까 이성이 인생관 전체를 수정해주는 사람은 행복하다는 것이지요. 사내 대장부라면 외적인 것들에 망가지지 말아야 하고 지지 말아야 하고, 오직 자신만을 경탄하고, 자신의 정신을 신뢰해야 하고, 무엇이든 각오하고 있어야 하지요. 자신의 삶의 형성자가 되어야 하지요. 그의 자신감에는 지식이 수반되어야 하고, 그의 지식에는 항심恒心이 수반되어야 하지요. 이성은 감각의 자극을 받아 거기서 출발해 자신안으로 돌아가지요. 우리의 마음은 자신의 감각을 따라 나서서 감각을 통하여 외적인 사물들에게로 나아간 다음 사물들과 자신들을 장악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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