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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왜 짧은가? (세네카, 천병희

삶의 권태

모든 이들의 처지는 같네. 경솔함과 권태와 끊임없는 계획변경으로 고통받는 자들, 포기해버리는 것이 언제나 더 마음 편한 자들, 무기력하고 무관심한 자들 말일세 . 이런 결점은 수많은 증세를 보이지만 결과는 모두 같네. 그것은 자기 불만이네. 자기 불만은 정신적 불균형이나 소심한 또는 이루지 못한 소망에서 생겨난다네. 그들은 원하는 것을 이룰 용기나 능력이 없어서 전적으로 희망에 기대게 된다네. 그들은 언제나 불안정하고 변덕스러운데 허공에 떠있으니 그럴 수 밖에 없겠지. 그들은 온갖 방법으로 목적을 이루려고 애쓰며, 자신에게 수치스럽고 어려운 것을 가르치고 강요하네. 공적인 생활을 좋아하고 활동적이고, 본성이 불안하고, 마음속에 위안거리가 적은 사람은 그런 공부를 견뎌낼 수 없는 법이라네. 이어서 분주한 자가 바쁜 일상에서 느끼던 즐거움마저 빼앗기게 되면, 집도 고독도 견디지 못하며, 자신이 자신에게 내 맡겨진 것을 보기를 원하지 않는다네.

 

여기서 권태와 불만과 여가가 생기면 견디지 못하고 병적으로 괴로워하며, 안정부절 못하는 마음의 동요가 생겨난다네. 궁지에 몰린 욕망들은 출구를 찾지 못하고 저들끼리 싸우게 될 것이라네. 여기서 우울과 무기력과 희망이 싹트며 고양 되었다가, 희망이 사라지면 소침해 지는 확고 하지 못한 마음의 수천가지 동요가 생겨난다네. 여기서 여가를 저주하고 할 일이 없다고 불평하는 감정이 생겨나며, 남이 잘되는 것을 미워하는 극심한 시기심이 생겨난다네. 자신이 성공하지 못하니 모두가 망하기를 바라지. 이렇듯 남의 성공을 싫어하고 자신에게 절망하는 까닭에, 그들은 마음속으로 운명에 화를 내고 시대의 추세에 불평을 늘어놓으며. 구석으로 물러나 자신이 벌받는 것에 심사숙고하다가 자신을 싫어하고 역겨워한다네. 사람의 마음은 움직이기를 좋아하며, 자극 받거나 자신에게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라면 무엇이든 반긴다네. 그런 기회를 빈기는 것은 분주한 활동으로 자신을 소모하기를 좋아하는 고약한 성격의 소유자라네.

 

사람들은 무턱대고 멀리 돌아다니고, 언제나 현재의 것에 만족하지 못하는 자신의 변덕을 시험해 보는 것이라네. 사치스런 생활도 금세 싫증이 난다네. 야생의 자연을 구경하며, 숲이 우거진 계곡을 거닐고 싶어하지. 사치에 젖은 자신의 눈이 지루하게 이어지는 불친절하고 거친 풍경에서 원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뭔가 쾌적한 것을 찾는다네. 그리고 오랫동안 박수 갈채와 군중의 소음을 듣지 못했고, 사람이 피 흘리는 것도 다시 구경하고 싶어하지. 우리는 무엇을 견디기에는 너무나 허약해 노고도 쾌락도 우리 자신도 남도 오래 견디지 못한다네. 인생과 세상이 싫어지기 시작하며 향락생활에 무기력해져 언제까지 다람쥐 쳇바퀴돌듯 살아야 하지?라는 의문이 생긴다네. 삶의 권태에 대해 어떤 처방을 써야하지?  최선의 방법은 활동적인 생활을 하며, 시민 의무에 헌신하는 것이겠지. 햇빛에 나가 몸을 단련하고 가꾸는 일로 소일하고, 운동선수가 근력을 키우는 전적으로 매달리며, 그것을 중요한 일로 생각하듯 사회생활이라는 경기를 위해 마음을 단련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걸세.

 

아테노도로스는 말하고 있네. '인간은 병적으로 야심이 많고, 중상모략을 일삼는 수많은 무리가 바른 것을 그른 것으로 비틀려 하고, 정직해도 별로 안전하지 못하고, 지지보다 반대가 더 많을 것이므로 광장과 공직생활에서 물러나는 편이 나을 것이다'.  인간의 위대한 성취는 은거할 때 일어나는 것이다. 그대가 학문연구에 헌신하게 되면 삶에 대한 온갖 권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며, 햇빛이싫어져 밤이 되기를 원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대 자신에게 짐이 되지도 남에게 쓸모 없는 존재가 되지도 않을 것이며, 많은 사람을 끌어들여 친구가 되게 할 것이다. 미덕은 숨은 것이라도 결코 묻히지 않고 표가 나게 마련이며, 그래서 자격있는 사람들은 그것을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죽기도 전에 산자의 명단에서 제외된다는 것은 큰 불행이네. 자네가 정치 활동하기에 불리한 시대에 살고 있다면, 여가생활과 학문연구에 정진해야 할 것이네. 어떤 일은 번거로운 일들은 많이 파생시키네. 새로운 일거리를 만드는 이런 일은 피해야 하네. 자유롭게 물러설수 없는 일은 시작하지 말아야 하네. 끝낼 수 있거나,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되는 일을 착수해야 하네.  하다보니 자꾸 늘어나거나, 예상했던 대로 끝나지 않는 일은 그만 두어야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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