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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심리학 (뤼디거 달케(Ruediger

돈의 느낌

부처님이 말했듯이 모든 삶은 고통이고 모든 고통은 집착에서 나오는 것이다. 돈이나 재산보다 더 인간이 집착하는 것은 없다. 모든 것의 배후에는 탐욕이 자리 잡고 있다. 경제적인 관심과 사랑어린 관심, 그리고 부드러운 관심은 현대사회에서 매우 가까운 것이고, 공공연히 서로 대체 되기도 한다. 돈과 집은 비유동적이고 부동하는, 많은 경우 부동산에 화석화된 채 확정된 형태의 사랑이다. 여기에서 그것은 사랑을 표현 할 수 있는 통화가 된다. 비극적인 경우는 부모, 특히 아버지가 생전에 경제적인 관심의 형태로만 표현해준 사랑만을 아는 경우이다. 성적이 좋으면 돈으로 보상받는 것은 예전부터 일반적인 것이 되었다. 거기엔 역시 '나는 네가 자랑스럽고, 너를 사랑한다' 같은 생각이 깔려 있고, 그것이 지폐로 표현되는 것이다. 소위 돈으로 사는 사랑을 통해 우리는 사랑과 돈 사이의 관계에 오래전부터 익숙해져 있다. 사랑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게 아니다. 사랑은 계획하거나 조종할 수 없다. 상품 유통의 영역에서 보편적인 교환수단이 되고, 세계를 지배하는 상품이 된 돈은 다른 가능한 영역에서도 교환의 기능을 전제하고 있다.

 

내용적으로는 아이들을 챙기지 못하는 아버지라도 부양비를 부담한다. 직접 먹여주지는 못하지만 어머니에게 돈을 주어서 어머니로 하여금 먹이게 하는 것이다. 돈은 현대사회에서 가장 많이 통용되는 대체물이 되었다. 돈에 대한 탐욕 역시 사랑에 대한 대체물인 경우가 많다. 거기엔 돈을 많이 가진 사람이든 무엇이든 살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매우 사랑받고 존중받게 되리라는 생각이 깔려 있다. 돈을 열심히 쌓아놓은 사람은 불안으로부터 자유를 벌어두려는 것이다. 그들은 마음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돈으로 살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불안을 최소화 하려는 것이지만, 그것이 잘맞아 떨어지지는 않는다. 열심히 일해도 돈은 욕망을 잘 충족시켜주지 않는다. 심지어 그 충분함에 도달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불안으로부터의 자유, 혹은 감성적인 행복은 물질적인 영역에서 더 많은 돈을 번다고 해서 도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부자가 된 사람들은 다시 가난해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에 시달리고, 실제로 그런 불안속에서 쇠락해간다. 진정의 흔적을 찾아 볼 수가 없는 것이다. 돈이 조금 밖에 없으면 불안이 커지기 시작한다. 돈을 더 잃을까봐 무서워지는 것이다. 상속 받은 돈은 직접 번 돈과는 다른 질을 갖는다. 대부분의 상속인들은 상속 받은 돈을 쓰려고 하지 않는다. 상속받은 돈을 쓰려고 시도해본 사람은 그 돈을 상속해준 사람이 아직 살아있는 경우, 기묘한 문제와 감정에 부딪히게 된다. 그 생각이란 유산을 더 불려놓던지 최소한 현상 유지는 해야 한다는 것이다. 큰 유산은 상속자를 많은 돈의 가능성을 통해 해방시켜 주거나 날개를 달아주는 대신, 짐이 되는 경향이 있다. 일반적으로 상속이 항상 행복한 것은 아니다. 상속은 상속인들을 상속자의 영향력 아래 구속시킨다. 그것은 다분히 의도된 것이다. 돈이나 권력은 음험하게 인정, 사랑, 보호의 자리를 자임한다. 유산은 보통 그것을 갖는 사람들에게 가치평가의 표현으로 느껴진다. 물론 진정한 가치평가가 물질적인 사랑으로 표현되는 것은 좋다. 하지만 상속자의 행동을 통해 물질적인 사랑이 할당되는 것은 위험하다.상속으로 인해 자손이 치욕을 당하게 되면 진정한 자기의 가치를 발전시킬 수 없게 된다.

 

그는 주변으로 부터의 물질적인 사랑에 의존해야만 스스로의 가치가 평가되고 유발되기 때문이다. 수십년 동안 어떤 전망을 위해 순응적인 태도를 지켜온 사람들이 유산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면, 수십년 동안 믿어온 사랑이 단지 장난에 불과했다고 생각하게 된다. 가족내에서 자신의 가치를 돈의 가치로 확정하고자 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어리석은 짓이다. 예정된 상속은 감시와 고려의 대상이 된다. 그리고 최소한 간접적으로 자신의 삶을, 상속자의 삶을 따르게끔 한다. 이것은 다시 의존을 야기한다. 거대한 부를 유산으로 받으려면, 여러 가지 면에서 파멸이 될 수도 있다. 심리적 관점에서 상속은 삶을 힘들고 좁게 만든다. 다음 세대의 자기결정권을 방해하고, 그들의 독립에 고통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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