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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치매(만프레드 슈피처 지음

디지털 게임과 나쁜 성적

어린이에게도 하루는 24시간이다. 때문에 비디오 게임을 하면서 보낸 시간은 학교숙제나 다른 공부를 하는데 이용할 수가 없다. 비디오 게임을 학습을 방해하는 요소가 아니라, 학습과정의 문제를 푸는 해결사로 보는 학자들이 적지않다. 전반적으로 여학생은 남학생보다 비디오게임을 하면서 보내는 시간이 훨씬 적다. 남학생들의 지적 능력은 비디오 게임이나, 컴퓨터 게임으로 크게 위협받고 있다. 어린이들은 때때로 방과후에도 책을 읽는다. 그리고 읽기는 반드시 독서를 통해서만 배울 수 있다. 따라서 읽는 데에 사용했어야 하는 시간이 비디오 게임으로 인해 줄어들게 되면, 필연적으로 성적이 떨어지게 된다. 표면적 으로만 관찰하면 어린이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자극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미디어로 학습하는 것은 할 수 없다. 수많은 부모가 게임을 청소년의 문화일부로 간주하면서 사회적으로 소외 당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자녀들에게 관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있다. 비디오 게임이 또래 친구들과의 관계도 저해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미디어 사용이 하루 세시간에서 여섯시간으로 눈에 띄게 증가했으며, 이와 동시에 부모및 친구들과의 연대감은 29.5%와 28%에서 각각 23%로 감소했다. 또다른 실험에서는 미디어가 감정이입 능력과사회적 능력 및 노련함을 해친다는 것이다. 폭력적 비디오 게임을 한 사람들은 현실에서 일어나는 폭력도 그다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디지털 폭력영상을 체험한 사람은 실제 벌어지는 폭력에 대해서도 무뎠다.

 

일본의 한 연구에서도 게임을 이용한 후에 동정심과 감정이입이라는 인간의 기초적인 능력이 약화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자유와 평화, 사회적 정의에 기초하고 있는 우리의 가치체계는, 인류에 대한 일반적인 능력을 전제로 한다. 그럴 때만 사회가 제대로 기능할 수 있다. 수동적인 가상폭력의 체험이 현실세계에 대한 측정 가능한 감정둔화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는 다시 누군가를 도와주고자 하는 마음을 감소시킨다는 결과로 이어진다. 개개인의 자유는 다른 사람들의 자유가 저해되거나 침해되는 곳에서는 자리할 수 없다어린이와 청소년들이 하루 종일 하고 있는 일은 뇌에 흔적을 남긴다. 컴퓨터게임은 폭력성을 키우고 현실에 대한 감각을 무디게 하며 사회적 고립을 낳고, 교육에 대한 기회도 떨어뜨린다. 디지털 네이티브, 디지털 원주민이란 인터넷을 우리 주변의 당연한 일부로 알고서 성장한 세대들을 가리킨다. 사람들은 모국어로 생각하고 모국어로 꿈을 꾸며, 모국와와 함께 형성되는 세계관을 아무 비판없이 받아들인다. 사람은 상응하는 문화의 일부이며 그렇기 때문에 그 문화에 속하게 된다. 전형적인 디지털 원주민은 지속적으로 혹은 적어도 대부분의 시간을 온라인에서 보낸다. 친구나 친지와 끊임없이 이메일이나 문자를 주고받고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연락을 하며, 날마다 몇 시간씩 음악을 듣는다. 심지어는 한밤중에 텔레비전 앞에 앉아 있거나 비디오 게임을 하면서도 이러한 행위를 지속한다.

 

인터넷을 긍정적으로 보면 효과적으로 검색하고, 또 인터넷상에서 집단적으로 존재하는 정보들을 더 잘 획득해 냄으로써 더 많이 학습하고, 심층적인 질문에 대한 답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부정적인 측면은 짧은 메시지를 주고받는 데에 대부분의 에너지를 사용할 것이며, 사람들이나 지식에 대해 진심으로 대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 구글세대는 디지털 원주민보다 더 젊은 세대로서 실질적으로 컴퓨터와 인터넷이 없던 시기나 1998년에 서비스를 시작한 검색엔진 구글이 없던 시대를 알지 못한다. 이 세대는 인터넷과 정보통신 기술을 이용하는 데 있어 특별한 능력과 숙련도를 가지고 있다. 구글세대는 절대로 인터넷을 정보검색이나 학습을 위해서만 사용하지는 않는다. 이보다는 학교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친구들과 개인적으로 소통하려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음악 다운로드와 게임도 중요한 사용 목적에 속한다. 정보검색에 있어 청소년들의 행동에 관한 학술자료를 토대로 한 기본적인 결론 중 하나는 청소년들이 성인보다 더 낫다고 생각할 이유도 없고, 또 지난 15년 사이에 많은 것이 변했다는 것이다. 젊은이들은 상이한 출처의 의미를 평가하기 어렵다. 출처의 품질을 평가하기는 해도 피상적으로만 하며, 실질적으로 정보출처를 평가할 수 있는 능력도 의지도 없다. 네트워크에서 무언가를 검색하려면 기본지식 특히, 검색하려는 대상이 속해 있는 분야에 관한 사전적 지식이 필요하다.

 

여러 분야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은 구글을 이용하더라도 똑똑해질 수가 없다. 인터넷 면허증이나 미디어 이용 능력이 이러한 전문 지식을 대신 해주지 못한다. 네트워크를 통해 원하는 정보를 언제든지 찾을 수 있다는 의식은 뇌의 기억을 방해한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나는 언제든지 구글로 찾아볼 수 있어’ 라고 생각하면서 네트워크에 접속하는 사람은, 정보검색 방법을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은 사람보다 해당 전문지식을 훨씬 적게 습득한다. 학자들은 구글세대가 복사하기와 붙이기 세대일 뿐이라고 표현한다.실제 지식의 터득은 검색이나 훑어보기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적극적으로 부딪히고, 정신적으로 고민하면서 사고의 고리를 이어가고, 질문해보고, 분석하고, 내용을 새로 합성해냄으로써 이루어진다디지털 네이티브가 컴퓨터와 인터넷을 마치 모유처럼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은, 좀 더 자세히 관찰해보면, 신화에 지나지 않는다. 학습에 필요한 정신적 활동의 깊이는 디지털 피상성을 통해 대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