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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노인 심리학 정옥분 지음 (학지사)

제 5부 인생의 마무리-죽음과 임종

 우리는 각기 다른 인생을 경험하고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살아간다.  그러나 모든 인간이 다 겪는 한가지 경험은 생을 마감하는 일이다. 누구도 죽음을 피할 수는 없다. 삶의 끝은 죽음이다. 죽음은 우리 인간의 성장과  발달에서 삶만큼 중요하다. 우리가 이 피할 수 없는 사건을 제대로 이해하고 수용한다면, 보다 완전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인생의 최종단계는 인생과정 중에서도 매우 중요하고 소중한 부분이다. 만약 우리가 충분히 오래 산다면 가까운 이들의 죽음을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 자신도 언젠가는 죽을 것이라는 자각을 하면서, 인생의 기쁨에 대한 특별한 인식을 하며 자신이 살아오면서 간직한 가치를 되돌아 보게 된다.

 

모든 죽음은, 모든 삶이 다르듯 서로 다르다. 죽어가는 원인은 사고, 암, 자살 그리고 심장마비 등 모두가 똑같지 않으며, 유족에게 사별의 경험도 다르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 인간이다. 우리 삶에서 공통점이 있는 것처럼 죽음에서도 공통점이 있다. 죽음은 죽는 사람뿐만 아니라 남게 되는 사람에게도 큰 고통을 준다. 어쩌면 죽는 사람에게는 죽음이 고통의 끝이겠지만, 남아있는 사람에게는 고통의 시작일 수도 있다. 죽음은 한때는 일상생활의 일부분이었다. 사람들은 자녀중 몇 명은 보통 유아기나 아동기에 죽으려니 했다. 모든 아기의 1/3이상이 유아기에 죽었고, 모든 아동의 절반이 열살이 되기 전에 죽었다. 20세기에 들어와 의학과 위생시설이 향상되면서, 사망률 혁명이 일어나 선진국에서는 유아사망률이 1%미만으로 낮아졌고 그결과 평균 예상수명이 급격히 높아졌다. 

 

이와 같이 죽음이 대체로 노약자에게 일어나는 것이 되었기 때문에, 젊은 사람들의 의식 속에는 죽음에 대한 생각이 거의 없어졌다. 죽어가는 사람과 죽는 사람을 돌보는 일은 한때 가족생활의 일상사로 여겨졌으나 ,이제는 전문가의 영역이 되었다. 사람들은 죽으러 병원에 가고, 장의사가 염을 하고, 장례준비를 해준다.

 

오늘날 옛날의 관습이 사라지면서 유족들은 그들의 슬픔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수 있는 가치있는 일들을 많이 잃어버렸다. 우리는 죽음의 실체를 자연스럽고 예정된 인생의 단계로 이해하여 좀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아동들은 죽음이 일시적인 상태라고 생각한다.  5세 내지 7세가 되면 죽음은 돌이킬 수 없는 것으로 이해한다. 죽음은 보편적인 것이며 죽은 사람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다는 것을 이해한다. 죽음을 둘러싼 쟁점에 관해 이야기할 기회와 아동자신의 경험을 이용하여 죽음의 개념을 가르친다면 죽음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애완동물이나 꽃의 죽음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기회를 만들어 줄 수 있다.

 

청년들은 죽음에 관해 낭만적인 생각을 하는 경향이 있다. 청년들은 죽음조차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에 용감한 병사가 되며, 그만큼 강하고 명예롭게 되는데 열중한다. 정체감을 찾고 그것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열망에서, 그들은 얼마나 오래 살것인가 보다는, 어떻게 살것인가를 고민한다. 대다수 성년들은 이제껏 준비해온 삶을 사는데 열심이다. 그들이 갑자기 병들거나 심하게 부상당했을 때, 다른 어떤 인생 시기에 있는 사람들보다, 임박한 죽음에 대해 더 감정적이 되는 편이다. 이들은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한다는 점 때문에 극도로 좌절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도 언젠가는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진심으로 내면 깊숙이 깨닫게 되는 것은 중년기다. 부모의 죽음으로 인해 그들은 집안에서 가장 나이 많은 세대가 된다. 주위에 죽는 사람도 점점 더 많아진다. 육신도 이제 예전처럼 젊지도, 민첩하지도, 기운차지도 않다는 신호를 보내온다. 중년기 사람들은 이전에는 출생이후 살아온  햇수로 계산을 했으나, 이제는 죽을 날까지 남은 햇수를 계산하며 남은 세월을 어떻게 최대한 뜻있게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일반적으로 노인들은 중년들보다 죽음을 덜 걱정한다. 노인들은 살아가면서 친구와 친지를 잃어면서, 점차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생각과 느낌을 정리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인생이 의미 있는 것이었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아직 삶의 의미에 대해 방황하고 있는 이들에 비해 대체로 예상하고 있는 죽음을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

 

프로이드에 의하면 '죽음이란 누구에게나 자연스럽고 부정 할 수 없으며 피할 수 없는 것이지만, 사람들은 마치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만 일어나는 것처럼 행동한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죽음 자체보다는 죽음후의 세계에 대해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 무력감, 죽는 과정, 특히 고통속에서 천천히 죽어가는 과정을 두려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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