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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노인 심리학 정옥분 지음 (학지사)

노년기- 부부관계

신체적 변화나 직업적 은퇴는 그 시기의 차이는 있지만 발달과정에서 누구나 경험해야 하는 불가피한 문제다. 반면 가족내의 인간관계는 가정마다 상이하며 어떠한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가에 따라 중요한 자원이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나라 전통가족에서는 부자관계가 가장 강한 관계로 부부관계는 이에 종속되는 특성을 보인다. 그러나 가문의 대를 잇는 것보다 개인의 사랑이 더 중요한 결혼의 동기가 되는 현대사회에서는 부모 자녀 관계보다 부부관계의 중요성이 더 강조된다. 부부관계가 모든 관계의 중심이 되지만 성인자녀와의 관계나 손자녀와의 관계, 형제자매관계는 노년기 생활만족도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친밀한 부부관계를 형성하고 자녀와 적절한 관계를 유지하며, 손자녀와의 안정적인 상호작용이나 형제 자매간에 적절한 교류를 하는 것은 노년기의 생활만족도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다. 노년기는 자녀들이 독립해 나가고 친구들도 하나 둘씩 세상을 떠남으로써 친밀한 감정을 나눌수 있는 유일한 대상이 배우자로 좁혀진다. 즉 인생의 반려자로서의 의미가 그 어느때 보다 절실해지는 시기다. 그러기 때문에 부부간의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부부관계를 형성하는데 있어서 사랑의 표현 방법이나 성생활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성적인 존재이며 성욕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로서 자신의 성적욕구를 표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노년기에는 성에 대한 욕망이나 관심은 감소하게 된다. 여성의 경우에도 폐경기 이후에는 쉽게 성적으로 흥분되지 않으며 질의 윤활액이 잘 분비되지 않아 성관계시 통증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므로 오르가즘에 도달하는 속도가 점차 느려지고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진다. 그러나 성관계만이 사랑을 확인하는 유일한 방법이 아니며 애무같은 방법을 통해서도 애정표현이 가능하며 이러한 욕구는 노년기에도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으로 신체가 쇠약해져 노인들이 자신의 성적감정에 따라 실제로 행동할 수 없을지는 모르지만 그러한 감정은 유지된다. 노년기에도 적절한 성관계는 부부의 애정과 친밀감을 확인시켜 준다. 일반적으로 연령이 증감함에 따라 성 반응 능력은 감소하지만 성기능은 계속 유지한다. 대다수 남성들은 젊었을 때보다 자주 성적 흥분을 느끼지 않고 자발적인 발기 횟수도 줄지만, 60대도 적절한 기능을 갖고 있으며 소수의 남성은 70대는 물론 80대까지 지속된다고 한다.

 

중년기까지 결혼 만족도는 점진적으로 감소하며 이는 역할의 복잡성이 중요한 이유가 된다. 자녀문제나 직업상의 문제, 건강문제 등 다양한 문제로 인하여 중년기 결혼만족도는 전반적으로 감소한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노년기의 결혼만족도가 중년기보다 높다고 한다. 그 이유는 노년기까지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부부들은 함께 살기로 결심한 사람들이며 여러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함께 사는 부부는 상호 만족스러운 관계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황혼기의 부부를 이혼에 이르게 하는 것은 자녀출가 이후에 부부간에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였다기보다 지금까지 자녀 때문에 참고 유지해온 결혼 생활을 자녀출가 이후에는 부모로서의 책임을 다하였다는 홀가분한 마음에서 비릇된 것이라 볼 수 있다. 노년기 이혼이 증가하는 이유에 대해

1.       가족 생활주기의 변화 때문이다. 부부만 사는 빈둥지가 등장하면서 부부간의 문제가 발생한다.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면 제2의 신혼기가 되겠지만, 부부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면 여생을 고통속에 보내는 것보다 다소 희생이 있더라도 이혼을 선택한다.

2.       여성의 경제적 능력이 증대되어 여성이 누적된 불만으로 이혼을 청구한다.

3.       결혼생활에 대한 남편과 아내의 사고차이 때문이다. 남편은 가정을 피로를 풀고, 활력을 찾기 위한 휴식의 공간으로      생각하지만  아내에게는 가정은 생활의 중심이기 때문에 그곳에서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한다.

 

사별은 스트레스 지수가 가장 높은 사건으로 볼 수 있다. 결혼생활이 원만하였다면 정서적 공허감은 더욱 크며 원만하지 못한 결혼생활이었다 하더라도 그 상실감은 크다. 남녀노인 모두에서 사별이후 경험하는 가장 큰 어려움은 고독감이다. 평생을 함께 살아온 친구이자, 인생의 반려자를 상실한데서 오는 공허감이나 외로움은 극복하기 어려운 사건이다. 물론 자녀의 지원은 사별이후 적응을 용이하게 해주는 중요한 자원임에 틀림없으나 '효자보다 악처가 낫다'는 우리나라 속담은 바로 부부간의 정서적 지지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말해준다. 게다가 남편을 사별하게 되는 여성노인의 경우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되며 아내를 사별한 남성노인의 경우에는 아내가 해주던 가사노동의 대부분을 돈으로 해결하거나 다른사람의 도움을 받아서 해결하기도 하지만, 자신이 직접 이러한 일을 수행해 나가는 것에 적응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사별 후 겪게 되는 또 다른 문제는 의기소침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별한 노인은 높은 비율의 정신질환 특히 우울증을 보이며 아내와 사별한 남성은 6개월 이내에 사망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게 나타난다. 전통적으로 남성들은 혼자서 자신을 돌보는 일에 익숙하지 않는 반면 여성경우에는 오히려 가사활동이 자유로울뿐 아니라 남성을 부양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갖기 때문에 재혼을 기피하는 경향을 보인다. 노년기 재혼의 가장 큰 이유는 남성은 자기부양 문제로 인해,  자녀로부터 권유를 받거나 고독감 때문이라 볼 수 있다면 여성의 경우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것이 가장 중요한 이유가 된다.

 

노년기 재혼의 성공적 이유(박재간외,1995)

1.       상대방이 이미 친분이 있는 사람이거나 친구로 서로 오래 알고 지내는 경우

2.       공통의 관심사와 흥미 그리고 함께 즐길 활동이 있는 경우

3.       주위 친구들과 자녀들의 찬성을 얻어 축복 받는 결혼을 하는경우

4.       재정적 능력이 있는경우

5.       이전 배우자와 지내던 집에 살지 않고 새로운 생활근거지를 마련하는경우

6.       노화에 따른 역할 변화에 순응적인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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