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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공부하는 이유 (사이토 다카시

쓸모없는 공부는 없다

공부를 많이 하고 누구보다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일수록, 내가 틀릴수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누구나 자신이 옳고 더 이상 고칠 것이 없게 완벽하다는 편견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이런 편견은 자신의 모습을 긍정하고, 신념대로 살아가도록 하는 힘이 되기도 한다. 내 생각에는 틀렸거나 정확히 모르는 부분이 있으며, 그 부분을 채우기 위해 배울 준비가 되어야 계속 성장 할 수 있다. 공부는 내가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점검하는데서 시작한다. 진정한 공부란 내가 맞다고 의심없이 믿어온 것이 정말 맞는 것인지를 따지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자신의 지식과 경험, 능력을 과신하는 것을 경계하고 싶을 때, 공부는 겸손한 학생의 마음을 잊지 않도록 도와줄 것이다. 사람이 완벽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자신이 부족하다는 것을 잊지않고 배울 준비가 되어있다면, 어제보다 오늘 더, 오늘 보다 내일 더, 발전해 나갈 수 있다.

 

매일 반복되는 생활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무기력함과 공허함을 느끼게 된다. 나는 이 위기를 어떻게 넘기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늘 정면돌파를 강조한다. 문제가 생긴 그 시점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보라고 말이다.현상태를 유지한다는 것은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뒤처지는 것이다.  매일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처럼 보여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매번 새로운 종류의 과제가 있다. 그 과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궁리하는 동안, 이전의 경험에서 알지 못했던 것들을 배울 수 있다. 세상에 똑같이 반복되는 것은 없다.  만약 반복된다고 해도 우리는 얼마든지 정형화된 일상에 새로운 변화를 불어넣을 수 있다. 어떤 상황이든 반드시 배울 것이 있으며, 그것을 찾아내는 것은 전적으로 본인에게 달려있다.

 

켄 베인 역사학 교수는 ‘최고의 공부’라는 책에 등장하는 폴 베이커는 이런 말을 한다.  ‘내가 아는 사람들중, 많은  이가 고등학교때 죽은거나 마찬가집니다.  그때와 똑같은 생각, 똑같은 가치관, 똑같은 답, 똑같은 감성과 시각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니까요. 사실상 전혀 변하지 않았죠’  자연이 계절에 따라 모습을 바꾸듯 나이가 들고 사회가 발전하는 속도에 따라, 우리의 모습과 생각도 달라져야 한다. 지금 필요한 공부만 한다는 것이 당장은 효율적인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오히려 사람의 시각을 편협하게 만들고, 궁극적으로는 균형을 잃은 성장을 하게 만든다. 내 전공 외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사회로 나간다면 겉으로 보기에는 괜찮아 보일지 몰라도 금세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자기의 분야는 물론이고 관련업계, 사회의 상황 등 다양한 환경을 종합적으로 읽어내고, 다른 업계의 전문가들과 영역을 넘나들며 협업을 해야 하는 데, 그것을 감당할 능력이 없어 곤란한 상황에 맞닥뜨리게 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너도 나도 전문가가 되는 것이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비결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자칫하면 전문가 바보가 되어 편협한 생각만을 하게 될 수도 있다. 전문가 바보라는 말은 자기의 전문영역에만 빠져 보편적으로 이해하고, 분석하는 능력을 갖추지 못한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현대사회는 너무도 복잡해지는 한편 분절화 되었기 때문에 전체를 읽어내는 눈이 없다면, 세상을 자신의 관점으로만 바라보고 판단해 버리는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 잘못하면 내 생각에서 벗어나거나 조금이라도 다른 것들을 전혀 포용하지 못하는 폭력적인 성향을 갖게 된다. 어떤 학자가 쓴 책을 읽고 그 안에 담긴 지식과 세계관을 공부하면, 나의 내면에는 그 학자의 나무가 옮겨 심어진다. 다양한 공부를 한 사람이라면 나무의 종류도 다양해질 것이다. 내면에 다양한 나무가 자란 숲을 키운 사람은 자신과 다른 생각도 진지하게 듣고 '그런 사고방식도 있구나. 지금까지는 이렇게 생각했는데 나와는 다른 생각도 있구나'하고 자신을 더욱 확대하고 심화시키기 위한 공부로 받아들인다.

 

공부를 할 당시에 당장 써먹을 곳이 없다라고 생각하겠지만,  시간이 흐른 뒤에야 그 공부가 내면에 단단하게 뿌리 내렸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다양한 종류의 씨앗을 많이 심을수록 좋다. 그렇게 많이 배우고,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면,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숲이 넓어져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것은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당신 자신만의 숲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