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관계를 맺는다. 태어나면 먼저 엄마와 관계를 맺고,
아빠와 관계를 맺고, 가족과 관계를 맺는다. 그리고 젖병과 인형 등 장난감과
관계를 맺는다.
부모의 의존에서 벗어나 홀로 행동하기 시작하면서, 세상을 알아가고, 친구들과
관계를 맺고, 주변환경과 관계를 맺는다. 그렇게 필요에 의해, 또는 어쩔 수 없이
숙명적으로 세상과 관계를 맺는다.
이렇게 인간은 가족, 친구 등 다른 사람들 뿐만 아니라, 생활에 필요한 물질,
내가 좋아하는 물질 등 수많은 사람, 물질들과의 관계속에서 살아간다.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상대에 대해 내가 익숙해지는 것이며, 상대를 아는 것이며,
때로는 책임지는 것이며, 그래서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이 삶을 잘 산다는 것은 결국 이러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관계 맺고 있는 사람이든, 물질이든 그 상대에 대해 우리는 별로 알지
못하고, 익숙하지 못하고 관계 맺는다.
그 무엇이 필요해서 관계를 맺지만, 관계를 맺고 있는 대상과 항상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 환경에 따라 어떤 관계는 사라지고, 변해가고,
또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와 관계 맺고 있는 대상들과
갈등이 생기기도 하고, 기쁘하기도 하고, 슬퍼하기도 한다. 나와 관계 맺고
있는 대상과의 경험이, 이러한 감정이 우리 삶이다.
나는 관계를 잘 맺기 위해, 내 인생의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한다. 그러나
나와 그렇게 관계 맺은 것들은 어느 순간부터 하나씩 해체되어 간다.
가족도, 친구도, 물질들도 ....
그렇게 나는 세상과 맺어진 관계들로부터 비로소 자유로워져 조금씩 세상과
멀어지고, 지금 내가 '나'라고 부르는 내가 기거하고 있는 육체는 해체되어
공기로, 물로, 흙으로 흩어진다. '나'도 그렇게 사라진다. 그리고 다시
그 무엇으로 새롭게 탄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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