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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지리학 (하름 데 블레이, 유

러시아 동부의 골칫거리

러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영토가 큰 나라일 뿐 아니라, 가장 많은 국가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유럽과 이웃한 나라가 7개국인데 러시아는 이들 모두와 쟁점이 걸려 있다. 리투어니아는 칼라닌그라드까지 러시아의 화물과 군사물자를 무상으로 운송할 수 있는 통로를 바라고 있다.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에 대해서는 러시아어의 공식적 지위 부여를 요구하고 있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계 주민이 많으며, 유럽연합과 러시아와 관계를 맺기위한 이들로 나누어져 있다. 그루지아와 아제르바이잔이라는 두 속국이 인접하고 있다. 변경지대에는 주민들이 주로 비러시아계 민족들로 구성 된 자치공화국들이다. 체첸도 그 중 하나이다. 러시아인들이 카프카스라고 일컫는 이 지역에는 여러 소수민족들이 독립을 원하면서 러시아에 대한 종속과 억압과 기억을 품은 채 살아가고 있다. 격동의 역사를 거쳐 온 수십 개의 민족집단이 한데 얽힌 분쟁의 가마솥이 되었다.

 

러시아는 이렇게 긴 국경선으로 둘러싸여 대륙에 버금가는 크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완전히 내륙에 갇혀 있다. 그래서 과거 차르들은 바다쪽으로 확장하려고 부단히 애를 썼다. 러시아는 서부 카스피해 분지에서부터 동부 사할린 섬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에너지 자원을 부유하고 있다. 유럽, 일본, 중국 등 당장 자원에 목마른 소비시장이 가까이 있다. 역대 차르 통치자들은 자신들이 다스리는 수많은 러시아의 비러시아계 주민들에 대해 한번도 만족스러운 관리체계를 수립하지 못했다.  유럽 민주주의 혁명은 러시아를 그냥 지나쳐 갔다.  챠르 지배하에 있던 러시아인 대다수와 수천만 명의 비러시아인들은 착취와 부패와 종속과 굶주림에 직면했다. 그때 지역적 틀을 설계하는 작업은 혁명에 서서 승리한 공산주의 볼세비키의 몫이 되었다.

 

소련의 기본구조는 총 15개의 소비에트사회주의 공화국(SSRs) 이루어졌고, 그중에서 러시아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RSFSRs)이 수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발트해에 면한 에스토니아 공화국부터 아프가니스탄에 인접한 타지크 공화국에 이르기까지, 나머지 14개 공화국은 챠르시대에 러시아 지배 체제에서 비러시아계 주민들에게 할당돼 있다. 소비에트는 러시아 공화국을 다시 내부 자치공화국, 자치구, 주, 지구로 나누었다. 자치공화국은 러시아 경계 바깥의 공화국과 마찬가지로, 러시아 내부에 존재하는 대규모 소수민족을 의식하여 수립되었다. 1991년 새로운 러시아가 출현했을 때 체첸은 이웃한 무슬림지역인 잉구슈와 하나의 자치공화국을 이루었지만 두그룹 사이에 충돌이 일어났다. 체첸인구의 약 30%는 러시아인이다. 체첸은 세지역으로 되어 있다. 독립을 요구하는 반란 세력의 은신처인 남부 카프카스산맥, 주민의 30%를 차지하는 러시아인들이 대를 이어 농사를 짓고 있다. 중간지대는 수도인 그로즈니 및 여러도시에는 석유설비들이 위치해 있다. 분쟁은 대부분 이지역에서 일어났다.

 

러시아 인구가 1991년이후 극동지방은 17%가 감소했고, 남부지방은 12%가 감소했다. 북서부 지방은 8%, 시베리아는 5% 줄었다. 노동력이 부족하고 발전은 정체되어 있다. 유일한 해결책은 대규모로 이주민을 받는 것인데, 이미 북한과 중국인 이민자들이 넘어올 준비가 되어 있다. 공포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개인의 권리, 자유에 대해서는 그만큼 덜 걱정하게 되고, 정치지도자들은 그런 분위기를 교묘히 이용하여 권력을 집중할 수 있다. 러시아는 과거 14개 소비에트 동맹국중 9개국에 아직도 군사기지와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의 풍부한 에너지자원은 이미 유럽에서 없어서는 안될 자원이며, 중국과 일본에서도 점점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에너지라는 측면에서 볼때 러시아의 위치가 매우 유리하고 큰 수익을 노릴수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러시아는 EU회원국들보다 훨씬 인구가 많고, 영토는 유럽연합보다 세배나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