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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지리학 (하름 데 블레이, 유

떠오르는 붉은 별 중국(2)

1965년 공식적으로 합병된 티베트 (시짱) 자치구는 사실상 중국의 식민지이며, 1976년 이후 중국 정부의 가혹한 통치가 다소 풀어지고, 약탈한 문화재 중 상당수가 돌아오기는 했어도 독립은 용인되지 않고 있다. 위구르 자치구는 아직 중국 중요한 석유 매장지이며 핵무기, 로켓, 우주기지가 위치한 곳이기도 한 데 위구르족과 기타 무슬림 소수 민족을 면밀한 통제하에 묶어둔 채 빠른 속도로 중국화 되고 있다. 공식적으로 지정된 자치구 바깥의 소수민족에게는 그들의 권리가 인정되는 자치주와 자치현이 따로 마련되어있지만, 대개의 자치주는 빈곤한데다 퇴락하고 있다.  중국 전통의 역사적 힘과 최근의 경제발전에 힘입어 수백 만의 소수민족이 한족의 생활양식에 동화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수백만의 소수민족이 문화적 동화에 저항하며 불교, 이슬람, 기타 다른 생활양식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 인구의 대략 8.5%가 소수민족으로 분류된다. 13억명의 8.5%라면 1억1000만명이 넘는다.

 

독일과 일본에 민주주의를 심은 일은 미국 역사상 자랑스런 효과이지만, 미국정부는 거기서 떠오른 지리적 교훈을 잃어버린 것이 분명하며, 이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많은 나라들이 이웃나라와 영토문제를 안고 있지만 영토권을 주장하는 국가가 이미 거인이라면, 이 문제는 더 큰 중요성을 띠는 경향이 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일본에서 오스트레일리아, 필리핀에서 미얀마에 이르는 서태평양 영향력과 권력을 놓고 중국이 미국과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다. 오늘날 아시아에서 떠오르고 있는 세력은 다름아닌 중국이다. 오스트레일리아의 광산에서부터 미얀마의 삼림까지, 말레이시아의 천연가스부터 브루나이 유전까지, 중국은 전례 없는 어마어마한 양의 자원을 집어삼키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이 지역들에 미치는 중국의 정치적 영향력도 따라서 증가하고 있다. 중국의 입지가 점점 더 크지면서 경제적 자극과 정치적 확신이 결합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들은 다시 21세기의  미국의 일방주의, 충동적, 독선적 경향은 냉전의 출현에 기여하는 조건을 만들고 있다. 중국은 과거부터 팽창을 추진해 왔고 현재도 제국이며, 공산주의-권위주의 정부가 지배하고 있다. 그리고 인권상황은 참담하며, 인구 구성에도 문제가 있다. 세계 최대의 군사 대국이고 민족주의가 급속하게 고개를 들고 있으며, 석유를 비롯한 지구상의 원자재를 빠른 속도로 집어심키고 있다. 또 일본과 관계가 불안하고 북한의 테러, 핵야망에 대해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긍정적인 측면으로 보면, 중국은 과거 소련과 달리 공산체제나 이데올로기를 해외에 노골적으로 수출하려 들지는 않는다. 비록 미국이 독일과 일본에 민주주의를 심었고 유럽을 대대적으로 원조했으며, 핵무장한 소련을 저지하고 중국이 세계무대에 등장하도록 문을 열어주긴 했지만, 미국 정부는 미얀마의 장성들이 민주주의로 보일 만큼 억압적인 중미와 아시아의 독재권력을 지원한 전력이 있다.

 

냉전의 종식과 더불어 독재정권의 상당수가 종말을 맞았지만, 과거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저지른 대외 정책실수의 직접적인 결과로 이슬람 테러리즘이라는 새로운 위험이 떠올랐으며, 이로 인해 조성 되고 있는 새로운 환경이 아직 그 일부만 윤곽을 드러냈을 뿐이다. 새로운 것은 2001년 뉴욕과 워싱턴 테러공격에 대응한 미국의 전세계적 개입이며, 그 부산물이 바로 권위주의 권이 통치하는 나라에 민주주의를 심거나, 대변하려는 모순된 캠패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2003년 이라크의 독재자를 몰아내고, 민주정부를 수립하기 위해 미국이 군사적으로 개입한 행동은 멀리까지 영향을 끼쳤다. 미얀마 장성들과 북한의 독재자들에게 아시아에서 중국의 지정학적 부상은 반가운 현상이다.  미국이 중국의 인권상황에 대해 비판하면 그들은 격앙된 목소리로 미국의 인종문제를 고발하고, 미국이 중국의 비민주적인 정부체제에 대해 비판하면, 미국 민주주의 단점에 대해 비판적으로 분석하며 맞서고 있다.

 

지구상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이자 제국 후계자이고, 오랫동안 이어 내려온 문화의 후견인이 이제 초강대국 미국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자신의 자리를 주장하고 있다.  미국과 소련이 냉전에 갇혀 핵충돌 위험을 여러 차례 수했던 20세기에도 아마겟돈은 일어나지 않았다. 정치가와 군사전략들이 음모를 도모하는 동안에도, 두 나라 사이의 문화적 통로가 닫히지 않았다. 미국의 관객들은 러시아 음악을 좋아했고, 발레를 감상했고, 톨스토이 작품을 즐겨 읽었다. 소련인들도 헤밍웨이를 읽었고, 미국의 반정부 인사를 치켜세웠다.  이는 한 문화권에서 일어난 냉전이었기에 재앙의 위험도 줄어들었다. 미국과 중국사이에는 공통된 기반이 훨씬 적으며 두 나라가 적대한다면, 이는 최초의 이문화간의 냉전이 될 것이다.  어떻게 이 냉전을 피할 수 있을까?  교역과 과학, 문화, 교육의 유대 및 교류야말로  확실한 해결책이다. 둘 사이의 상호유대가 강해질수록 충돌의 소지는 그만큼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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