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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지리학 (하름 데 블레이, 유

문명의 그물

유럽인들이 말하는 민족국가 -민족과 영토가 본질적으로 일치하고, 대표 정부가 국가와 국왕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국가 - 에 유리한 조건이 형성된 시기였다.  국가는 얼마간의 동질성을 갖춘 민족의 영토적 세력 범위였다식민지 영토는 원주민의 이해를 고려하여 설계되지 않았다. 아프리카의 식민지도가 날이 갈수록 혼잡해지자, 식민강대국들은 서로 싸우기보다는 한자리에 모여서 대륙을 나누어 가지기로 결정했다. 1884년 그들은 베를린에 모여 협상했고, 이 악명 높은 베를린 회의에서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자로 일직선으로 국경선이 그어진 아프리카의 지도가 나오게 되었다. 강대국의 손아귀에서 벗어난 것은 에티오피아와 라이베리아 뿐이었다. 에티오피아는 산맥이라는 자연장벽이 보호해 준 덕분이고,  라이베리아는 미국과의 연줄 덕분이었다.  아프리카의 나머지 지역은 영국, 프랑스, 포르투갈, 벨기에, 독일의 몫으로 돌아갔다. 세계는 많은 독재자들이 나쁜 짓을 저지르고 있디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들은 식민지의 주권국가이므로 자기 나라의 국경을 벗어나지 않는 한, 마음 내키는 대로 행동할 수 있었다.  냉전기간 동안 소련은 동맹국의 독재자를 보호했으며,  서구는 성가신 폭군들이 통치하는 나라와 상품을 거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정치지리학자들은 국가를 상호작용하는 수많은 부분- 이주, 교역, 재정, 운송, 기타 수많은 기능을 수반하는 투입과 산출작용- 으로 구성된 개방된 체계로서 생각한다. 세계에는 실재적, 잠재적인 분쟁지역이 수 없이 많다. 수천 마일의 국경이 주의 깊게 획립되어 있는 반면, 충분한 법적근거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국경도 있다. 국경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서로 협력했던 이웃나라가 사나운 적으로 돌변하기도 한다. 우리는 씨족 간의 전투와 부족간의 싸움으로부터 봉건적 투쟁과 국가간 적대를 거쳐, 두 차례의 세계대전까지 이르렀으며, 미래에는 갈등의 궁극적인 형태로서 문명간의 충돌이 닥칠 것이라는 전망은 지난 수십년 정치지리학의 교의(종교의 주된 가르침)였다.

 

서구의 지배에 대한 진정한 장단기적 도전은 중국과 인도로부터 닥쳐올 것이다.  중국과 인도에 필적하는 정도로 해당 지리영역을 지배하는 국가는 미국뿐이지만, 인구는 중국과 인도에 비하면 소수에 불과하다. 과거 지중해의 교역량이 세계에서 최대였고, 그 다음이 북해, 그 다음이 대서양이던 시기가 있었다. 이제 태평양 시대가 도래되면서 미국과 중국이 주요국가 되었다. 방대한 제조업 기반을 갖추고,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에 대해 대단히 유리한 무역균형을 이루고 있는 중국은 으로 지역을 지배할 뿐 아니라, 태평양 서부의 안정세력인 미국의 존재와 부딪치게 것이다. 그리고 세계질서를 변화시킬수 있는 최초의 현실적 전망으로서 미국과 서구에 대해 전 지구적 도전을 제기할 것이다중국과 달리 인도는 거대한 무슬림 공동체를 통합하는 문제를 비롯한 단기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 또 민주정치의 자격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역대 인도 정부는 치명적인 부패와 싸우고 경제적으로 안정된 경로를 밟아 나가는 과제에 실패하였다.  그러나 중국과 마찬가지로 인도 또한 핵 강국이며, 대양을 내다보는 군사 강국으로서 지역의 맹주로 떠오르고 있다. 그리고 나아가 세계질서를 재편하는 데 주된 역할을 할 것이다. 21세기 세계질서를 변형할 주체는 문명보다는 주로 국가가 되리라는 것이 분명해 진다. 경쟁하는 세력으로는 미국, 중국, 인도이다.  유럽, 이슬람,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정치적으로 잘게 쪼개져 있는 문명권들이 그에 필적하는 역할을 할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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