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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지리학 (하름 데 블레이, 유

미래의 인구지리학(1)

미국에서 빠른 인구성장의 충격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면, 그것은 대도시 주변의 교외일 것이다. 차들이 움직이기를 기다리고 앉아 있는 주위에는 새로 지은 주택들이 농지와 임야를 집어삼킨 빽빽한 숲을 이루며, 사방으로 뻗어 있었다.  보기 싫은 철탑과 전선들이 이 신개발지구에 전기를 공급하고 건설인부들이 도로, 인도, 배수시설을 짓고 있었다. 달팽이 걸음으로 움직이는 고속도로 차선에 합류하기 위해 트럭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사람들이 아프리카의 고질적인 영양부족에서부터 중동전쟁, 달갑지 않은 이민자들, 막히는 고속도로에 이르기까지 세상의 모든 병폐를 인구가 너무 많은 까닭으로 쉽게 치부해 버리곤 한다. 그러나 서구 혹은 서구화된 사회에 살면서 인구 증가에 대해 불평하는 사람들은, 정작 인도나 나이지리아 같은 곳의 진짜 현실을 경험해보지 못했다.

 

산업혁명이 시작된 직후인 약200년전까지만 해도 지구의 총인구는 불과 9억명에 불과했다. 이는 인도 한나라의 인구보다 적다. 1820년 세계인구는 10억명에 도달했고, 이 인구가 다시 2배로 증가하기까지 1세기 이상, 정확히 110년이 결렸다. 그 다음부터 본격적인 악순환의 소용돌이기 시작되었다. 그로부터 불과 45년후 20억명이 40억 명으로 불어났고, 현재의 증가율대로라면, 이 숫자는 약 2045년에 다시 두배로 불어나 80억명에 이를 것이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일까? 사실 폭발적인 인구증가는 여러 변수들이 조합된 결과이다. 주어진 기간동안 출생인구에서 사망인구를 뺀 수치가 인구의 자연 증가분이므로, 인구 1000명당 사망자수가 출생자수에 근접하면, 인구는 느리게 증가한다. 그러나 사망자 수가 줄어들면, 출생자 수와의 격차가 벌어지면서 인구증가가 가속된다. 세계적으로 보았을 때 사망률은 18세기부터 떨어지기 시작한 반면, 출생율은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여 두 수치 사이에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사망률이 감소한 것은 산업혁명과 관련하여 위생과 의료가 획기적으로 진보 했고, 그것이 원래 지역에서 세계 나머지 지역으로 전파된 까닭이다.  비누와 화장실이라는 두가지 발명품이 여기에 엄청나게 이바지 하였고, 의료의 진보 역시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냉장기술, 수질 정화기술 등의 발전 또한 사망률을 낮추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러한 진보에 힘입어 과거에는 출생중 혹은 그 이후에 사망했던 수 많은 영아들이 살 수 있었다. 국지적인 인구 변화율은 매년 0.7%씩 감소하고 있는 러시아와 유럽에서부터, 에이즈의 고통을 겪으면서도 매년 2.2%씩 증가하고 있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차이가 크다. 중앙아메리카는 매년 2.1%씩 증가하는 멕시코를 필두로 아프리카 다음으로 인구가 증가하는 지역이며, 그 뒤를 이슬람권이 1.9%로 근소하게 따라잡고 있다. 이러한 수치는 종교와 관련이 있고, 발전정도와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도 큰 관련을 맺고 있다. 중국은 매년 스웨덴 인구에 맞먹는 900만- 1000만 명씩 세계인구에 더 보태고 있다.

 

최근 유엔 조사에 따르면 2050년 총인구는 90억명에 도달하겠지만, 유럽연합 22개국의 인구는 4억 8200만명 으로 4억5400만명으로 줄어들 것이다. 샤를마뉴가 2003년 7월 19일자 이코노미스트지에 기고한 바에 따르면  “감소하는 인구를 늘어나는 기대수명과 결합해 놓고 보았을 때, 그 경제적, 정치적 결과는 놀라울 정도다. 현재의 유럽 노동인구 100명당 연금수령 인구가 35명이다. 현지 인구흐름 대로라면 2050년에는 노동자 100명당 연금수령자가 75명에 달할 것이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노동인구대 연금수령자 비율은 1:1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해결방법의 하나로 이민, 귀화를 생각할 수 있지만, 더 큰 사회, 정치, 경제적 문제를 낳을 수 있다. 이민자 수가 늘어나게 되면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의 사회적 긴장이 예상된다. 유럽의 인구가 줄어들고, 세계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감소함에 따라 경제적 슈퍼파워의 꿈이 사라지고 있다. 여러 기관의 추정치에 따르면 금세기 중반에 이르면,  세계 인구의 전체 인구 증가율은 희망적이게도 0.33%로 떨어질 것이다.  하지만 그 때가 되어도 부유한 나라의 인구 감소세는 3.14%로 가속화 되는 반면,  최빈국들은 0.4%씩 증가하여 잘사는 지역과 나머지 지역의 양적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다. 빈곤한 다수의 주민들은 주로 어디에서 거주하게 될까? 오늘날 이미 개발도상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는 신생도시가 될 것이다.

 

2000년부터 2030년까지 증가하리라 예상되는 22억명 가운데 1억명을 제외한 나머지 전부가 도시에 몰릴 것이다. 미래에는 절대 다수가 도시인이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가족관계(혼외출산 아기비율 증가), 젊은 세대비율(노인인구 증가), 기대수명(증가), 취학율과 문자해독율(증가) 등 많은 변수들이 전세계적으로 변할 것이다. 현재 빈곤한 국가들의 압도적인 인구와 성장하는 경제, 군사적 힘에 부유한 국가들이 과연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 하는 질문에 대답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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